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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전 한국소설
· ISBN : 9788966804368
· 쪽수 : 723쪽
책 소개
목차
화교회(花交會)
그리운 세계(世界)
평화혁명(平和革命)
직업전선(職業前線)
환상교향악(幻想交響樂)
어심·수심(魚心·水心)
신성가침(神聖可侵)
시대풍조(時代風潮)
영역침범(領域侵犯)
인생승부(人生勝負)
심리파문(心理波紋)
허영무한(虛榮無限)
혼돈천지(混沌天地)
유명무실(有名無實)
원포귀범(遠浦歸帆)
수지불계(收支不計)
백척간두(百尺竿頭)
갱진일보(更進一步)
사면초가(四面楚歌)
온고지신(溫故知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책속에서
가정을 가진 여자가 사교회에 참석하기 위하여 집을 나섰다는 것은, 남자들로 치면 세계 일주 유람 여행을 떠나는 이상으로 호화로운 일일른지 모른다. 일체의 가정적 구속을 떠나서, 창공에 나는 솔개미와 같이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집구석에 들어앉았을 때에는 장작이 떨어졌느니 김장을 해야겠느니 하고 잔소리 끊일 때가 없다가도, 일단 차리고 나서기만 하면 그런 걱정을 쓸은 듯이 잊어버리는 것이 여자들의 습성이기도 하다. 여자에게는 과거가 없다. 오직 눈앞의 현실이 있을 뿐이다. 실로 행복스러운 건망증(健忘症)인 것이다. 그런 행복스러운 건망증이 있음으로 해서 어제의 악처(惡妻)가 오늘의 현부(賢婦)도 될 수 있고, 오늘의 가정부인이 내일의 매소부로 전락할 소질도 있는 것이다.
아무튼 거리에 나선 오선영 여사는 지극히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여자들이 외출을 위하여 화장을 할 때에는, 얼굴만을 화장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조차도 자유라는 화장품으로 화장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실로 자유라는 것은, 거리를 걸어 다니는 여자들의 마음을 가리켜 말하는 것인지도 모르리라.
도대체가 화교회라는 정체불명의 사교회부터가 그런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에서 생겨난 조직체였다. 무릇, 부유하고 세도 있는 집 가정이란, 대개 안에는 침모와 식모가 있고, 밖에는 사환과 문직이가 있으므로, 주부 자신은 별로 할 일이 없다. 지극히 유한(有閑)한 것이다. 집에 앉아서는 하루해가 지루하도록 할 일이 없으므로, 자연히 밖으로 나다니자니 화교회 같은 사교 단체가 필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