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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7353919
· 쪽수 : 690쪽
· 출판일 : 2016-11-24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죄에 관하여
서문│창세기: 조각과 해체
상편
태초
아담
릴리트
카인
메타트론
방주
니므롯
기적
하갈
눈을 들다
가랑비
만약
이사악
야곱
세겜
유다
높은 산
쇼핑몰
7년
목소리
하편
창세기 역주
수정판 후기│끝나지 않는 투쟁
추천 도서
옮긴이의 말│「창세기」 읽기의 유희와 정의
책속에서
인류의 생육과 노동, 가정과 사회생활에서의 존비尊卑, 애증, 투쟁,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고통과 행복 따위의 온갖 감정은 모두 도덕적 각성과 윤리적 선택, 모색과 창조를 필요로 했다. 이것들은 에덴동산에서 수용되고 길러질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이렇듯 낙원과의 이별은 마치 아이가 성장하여 부모를 떠나는 것과 같은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었다. 그것은 “신과 흡사한” 인간의 자손이 번성하고,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여 개조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었다. 따라서 에덴동산은 인간의 조상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신의 자녀들(그리고 동물들)이 에덴에서 쫓겨난 이유도 죄 때문은 아니었다.
_한국어판 서문
사탄은 아담이 자신의 자리를 빼앗았기 때문에 하느님께 반역한 것일까? 잔니의 말이 맞다. 하느님은 아담을 만든 것을 후회하지 않았다. 야훼께서 진노하신 이유는 신의 아들 중 그를 대적하는 이가 나와 그가 사랑하시는 아담을 유혹하여 끝없이 죄짓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인자한 조물주는 어쩔 수 없이 아담에게 저주를 내리고 그를 에덴동산에서 쫓아냈다. 또 에덴동산을 폐쇄하고, 홍수로 세상을 멸망시켜야만 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사탄이 인간 세상에서 여전히 ‘현세의왕’(「요한의 복음서」 12:31, 16:11)으로 군림하고 있으며, 아직도 심판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_아담
물론 신학이 신화와 타협할 수는 없기에, 신학은 성경 해석에 있어 신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끝까지 따져 묻기 마련이다. 「창세기」의 편찬자가 아브라함의 일대기를 기록한 목적은 역사의 기록이나 도덕적 교훈에 있지 않다. 그것은 하느님과 하느님 자녀들 사이의 관계 회복에 있다. 이것은 신앙에 대한 기록이며 신앙으로 지탱되는 이야기다. 즉 야훼께서 거룩한 조상을 시험하여 여러 고난(기근을 피해 이집트로 이주하고, 아내를 강제로 다른 이에게 시집보내며, 하나뿐인 아들을 제사 지낼 뻔했던 일들)을 겪게 하심으로써 그의 충성스러움을 확인했다는 이야기 말이다.
_기적
모리 교수님께서 일전에 제게 물으셨습니다. ‘태초에 만물이 말씀으로 시작되었으며 아담과 하와는 야훼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는데, 악인은 왜 악을 행하며 선한 사람은 왜 고난을 당하는 것이지? 누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져야 하나?’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토론할 수 없으며, 논리적인 답을 낼 수도 없다’고 말이죠. 그러자 교수님께선 저더러 법학을 배우라고 하시더군요.” 말을 마치며 그는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러곤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으며, 영혼은 선을 좇지만 육체는 사탄에게 속하여 끊임없이 죄를 짓기 때문에 세상이 고난에 빠졌다는 주장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성경에서 몇 가지 주제를 고른 후 내게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을지 물었다.
_눈을 들다
저자는 「창세기」 속 이야기를 단순히 황당무계한 고대 신화의 일종으로 치부해버리지 않고, 그것을 일단 ‘진실한 것’으로 받아들여 경건하고 진지하게 다룬다. 가령 그는 「창세기」의 하느님을 잔학무도하고 폭력적인 존재가 아닌 전지전능하고 자애로운 존재로 전제한 후, 신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희생, 헌신, 의지, 숭고 등에 커다란 가치를 부여한다. (…) 휴머니즘이야말로 그의 「창세기」 해석이 비신자들의 통념이나 기독교의 기성 교리와 다르다면 다른 부분일 것이다.
_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