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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7996703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2-03-31
책 소개
목차
머리말_ 유럽을 감동시킨 조선 왕자와 평민 소녀의 사랑이야기
1부. 부용의 춤사위는 사뿐사뿐 수양버들처럼 하늘거렸다
프롤로그
춤추는 소녀
뿌리 깊은 나무
나의 왕자님
조선국 한양의 홍씨 처녀
2부. 말 타고 활 쏘는 경이로운 여자, 부용
왕궁시위대
활 쏘는 여자
격구대회
무도회의 여자
3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선의 현실
살곶이의 봄
청일전쟁
야만의 시간
왕자를 찾아서
4부. 싸늘한 시체로 떠내려온 이언 왕자를 껴안다
제물포의 일본군
왕자와 결혼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평양대회전
이언 왕자의 죽음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조선을 처음 방문한 것은 1893년의 일이었다. 나는 그 무렵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레극을 쓰고 있었다. 당시는 <호두까기인형>과 <백조의 호수>가 러시아에서 공연되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해적> <지젤> 등이 공연되었다.
나는 이들 작품을 능가하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특히 동양에 대한 발레를 쓰려고 계획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동양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 나는 대중들의 관심에 따라 동양의 여러 나라를 살피기 시작했다. 동양의 이야기를 발레로 다룬 작품이 거의 없었다.
때마침 형인 하인리히 랜스돌프가 조선이라는 나라에 영사로 가게 되었다.
그때 조선의 왕비가 앞으로 나서면서 외쳤다.
모리소좌는 흠칫하여 왕비를 쏘아보았다. 왕비는 여장부라는 소문이 파다하여 일본인들이 경계를 하고 있었다.
“어찌 왜인이 감히 조선 왕궁을 침범하느냐?”
왕비가 다시 소리를 질렀으나 모리 소좌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왕을 향해 앞으로 나갔다. 유순하게 생긴 왕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물, 물러나라.”
왕이 몸을 떨면서 뒷걸음을 쳤다.
“전하!”
모리 소좌가 왕을 노려보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의 눈빛은 무시무시한 살기를 띠고 있었다.
“전하, 조선군에게 즉시 전투를 중지하고 일본군에 투항하라는 어명을 내리십시오. 어명을 내리지 않으면 국왕전하와 왕비전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모리 소좌가 차갑게 내뱉었다. 일본인이 그의 말을 통역했다.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은 죽이겠다는 협박이었다.
이언은 병사들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는 일본군을 반드시 조선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평양에 가서 청군과 연합하여 일본군과 싸워야 했다.
“나도 평양으로 갈 것이다. 밤에 나도 갈 터이니 먼저 출발하지 말고 기다리라.”
“왕자님, 왕자님께서 손수 일본군과 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흥택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군사들만 죽음의 구렁텅이로 나가게 하고 싶지 않다.”
이언은 시위청에서 나와 건청궁으로 갔다. 평양으로 떠나면 살아서 돌아오기 어려울지 모른다. 아버지인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