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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경상계열 > 경제학
· ISBN : 9788968170201
· 쪽수 : 326쪽
· 출판일 : 2013-02-25
목차
역자 서문
1971년 판 서문
서론
제1장 집단 및 조직 이론
1. 조직의 목적
2. 공공재와 대규모 집단
3. 전통적 집단이론
4. 소규모 집단
5. 제4절에 대한 일반적 요약
6. "배타적" 집단과 "포괄적" 집단
7. 집단의 분류체계
제2장 집단의 규모와 집단행동
1. 소규모 집단의 결속력과 효율성
2. 전통적 이론의 문제점들
3. 사회적 유인과 합리적 행위
제3장 노동조합과 경제적 자유
1. 노동조합에 있어서 '강제성'
2. 노동조합의 성장: 이론과 실제
3. 클로즈드 숍과 잠세적 집단에서의 경제적 자유
4. 정부개입과 잠세적 집단에서의 경제적 자유
제4장 국가와 계급에 관한 정통이론
1. 경제학자들이 보는 국가이론
2. 국가와 계급에 관한 마르크스주의 이론
3. 마르크스 이론의 논리
제5장 압력단체에 대한 정통이론
1. 압력단체에 대한 철학적 관점: 다원주의
2. 제도경제학과 압력단체: 커먼스의 이론
3. 압력단체에 대한 현대적 이론: 벤틀리, 트루먼, 레이섬
4. 집단이론의 논리
제6장 "부산물" 이론과 "특수이익" 이론
1. 대규모 압력단체의 "부산물" 이론
2. 노동조합의 로비
3. 전문 직능단체의 로비
4. "특수이익" 이론과 기업의 로비
5. 정부에 의한 정치적 압력 촉진: 미국농민공제조합의 사례
6. 농업협동조합과 농민단체의 로비
7. "비경제적" 로비단체: 비경제적 목적이 있는 로비 활동
8. "잊혀진 집단들": 침묵 속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
1971년 판 보유(補遺)
올슨 교수의 생애와 학문세계
올슨의 주요 저서와 학문적 천착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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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멘슈어 올슨(Mancur L. Olson) 교수는 1998년 연구실에서 연구 중 향년 66세의 아까운 나이로 갑작스레 타계하셨다. 만약 올슨 교수님이 현재 생존해 계신다면 당대 경제학의 최고봉들에게 수여하는 '노벨 경제학상'을 과연 수상했을까? 유력한 수상 대상자로 계속 물망에 올랐던 사실과 노벨 경제학상이 순수 경제학에만 한정되지 않고 여타 사회과학에 침투한 업적에 큰 비중을 두어 수여된 점을 감안하면 본 역자는 올슨 교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은 거의 확실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많은 석학도 이 점을 매우 안타까워들 하고 있다. 경제학을 정치학에 접목해 '공공선택론'을 탄생시킨 공로로 뷰캐넌(James M. Buchanan) 교수가 1986년에, 경제학을 경영과학에 접목해 경제조직 내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을 분석하고 만족화 원리를 제창한 공로로 사이먼(Hebert A. Simon) 교수가 1978년에, 그리고 경제학을 심리학에 접목하여 행위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집대성한 공로로 2002년에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 등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기에 경제학과 정치학, 그리고 사회학에서의 기존의 인식과 이론을 송두리째 바꾼 '집단행동의 이론'을 제시한 올슨 교수의 업적은 노벨상 감으로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라고 판단된다.
올슨 교수가 본 번역서 ≪집단행동의 논리≫(The Logic of Collective Action, 1965)에서 전개한 이론은 매우 쉽고 간단명료하나 본서를 따라 읽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의 대부분의 저술이 읽기가 쉽지 않은데, 그 주된 이유는 그의 혜안(慧眼)이 너무나 빼어나고, 그의 논리가 너무나 정연하며, 자신의 이론을 역사에 접목시키는 능력이 너무나 정치(精緻)하기 때문이다. 본서는 현대 사회에 만연한 각종 집단의 본질과 행태, 그리고 그 함의(含意) 등을 다루고 있는데, 위대한 학자들의 거의 모든 저술이 그러하듯이 그 통찰력은 진단과 처방에서 참으로 탁월하다. 본서는 올슨 교수가 저술한 3권의 명저 중에서 첫 번째 것으로 뒤이어 나온 ≪국가의 흥망성쇠≫(The Rise and Decline of Nations, 1982, 국내번역 1990)와 ≪지배권력과 경제번영≫(Power and Prosperity, 2000, 국내번역 2010)은 모두 ≪집단행동의 논리≫의 논리를 바탕으로 각국 경제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들을 대단한 혜안(insight)으로 명쾌하게 분석해 내고 있다. 올슨 교수 자신은 경제학자인데 국내에서의 올슨 교수와 그의 저술에 대한 소개는 경제학보다는 오히려 정치학과 정책학, 그리고 사회학 분야에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 본 번역에 앞서 사회학자인 윤여덕 교수가 1987년에 ≪집단행동의 논리≫를 번역한 바 있는데, 이번에 한국연구재단의 '명저번역지원사업'의 지원에 힘입어 새로이 번역하게 되었다.
≪집단행동의 논리≫에서 올슨 교수가 규명하고자 한 것은 어떠한 전제조건 아래에서 경제적 및 정치적 이익집단이 형성되고, 이들 집단이 어떠한 태도를 취하며, 이러한 이익집단에서 개인은 어떠한 역할을 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국가의 흥망성쇠≫와 ≪지배권력과 경제번영≫은 ≪집단행동의 논리≫에서 전개된 논리를 현실의 주요 경제문제에 적용한 일종의 '실제 응용편'이다. 이들 두 명저 또한 출판과 더불어 세계적으로 커다란 반향(反響)을 불러일으켰다(두 저서 모두 본 번역자에 의해 국내에 번역 출판되었다.)
출간과 더불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집단행동의 논리≫의 영향력이 얼마나 지대한지는 책이 출간된 30여 년이 지난 1990년대에도 각종 저술상이 주어지는 데서도 나타난다. 미국경영학술원(American Academy of Management)은 1993년에 "불후의 공적상"(Enduring Contribution Award)을 수여하였고, 미국정치학회(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는 엡스타인상(Leon D. Epstein Award)을 1995년에 수여하였다. 또한 미국정치학회에서는 1993년부터 정치경제 부문의 최고의 학위 논문을 쓴 사람에 대해 "멘슈어 올슨 논문상"(Mancur Olson Award)을 수여하고 있다.
≪집단행동의 논리≫는 10여 개 국가에서 번역 출판되었으며, 특히 서독에서의 번역은 197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하이에크(Friedrich August von Hayek)교수가 주선하였으며, 또한 직접 번역판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집합재(collective goods, 올슨이 사용한 용어이며 더 일반적인 용어는 공공재(public goods)임)의 개념을 기초로 집단행동의 논리를 설명한 올슨 교수의 이론은 1965년 당시에는 정말 '획기적인' 것이었으며, 그의 이익집단에 관한 이론은 정치학에 있어서는 그 근본을 흔들어 놓는 참으로 사회과학에서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올슨 이론의 핵심은 너무나 간단하고 명료하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한 사회에 수많은 개인이 있고, 이들 개인 중 일부가 공동의 목적을 발견한 경우를 상정해 보자. 몇몇 개인이 어떤 공동의 목적을 발견할 경우 이들은 개인적으로 각기 원하는 바를 추구하기보다는 하나의 이익집단을 형성하여 공동으로 원하는 목적을 추구하리라는 것이 우리의 상식적 판단이 아닌가 한다. 하나의 구체적인 예를 들면, 많은 노동자는 노동조건의 개선 및 임금인상이라는 공동의 목적이 있으므로 이들은 즉각적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노동조합을 형성하여 공동 목표를 추구하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상식이 올슨 교수 이전에는 정치학에서나 경제학에서 당연히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져서 이를 기초로 여타 이론이 정립되고 정책이 수립되어 왔다. 올슨 교수는 이에 대하여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시각을 ≪집단행동의 논리≫에서 보여주고 있다. 공동 목표의 달성이 이익집단 구성원의 이익을 증진해 주지만, 개개인이 합리적 행동(rational behavior)을 할 때 (i) 이익집단이 자동으로 조직되지 않는다는 것과 (ii) 개별 회원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항상 공동목표의 추구에 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올슨 교수의 핵심 주장이다. 합리적 개개인이라면 공동의 목표 추구를 위해 즉각 집단을 조직하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개인이 진력(盡力)을 다한다는 종전의 극히 상식 중의 상식인 이론을 올슨 교수는 전면 부인했다.
올슨 주장의 논리적 설명은 집합재 이론에서 구할 수 있다. 올슨 교수는 어떠한 이익집단이 그 형성을 촉진하였던 공동의 목적이 무엇이든 그 구성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집합재'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지적한다. 가령 어느 특정 산업의 노동조합이 노동쟁의를 통하여 임금인상을 받아내면 그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모두 똑같이, 심지어 조합회원이 아닌 사람도, 임금인상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의사협회가 로비 활동을 통해 특정 법률을 통과시키면 모든 의사는 통과된 법률에서 파생되는 모든 혜택을 빠짐없이 누릴 수 있게 된다.
이익집단이 그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공공재(public goods)의 소비에 있어서의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이라는 기술적 특성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올슨 교수는 이익집단의 조직가능 여부, 조직화 과정 등을 논리적으로 규명하였는데, 여기서 도출된 중요한 결론은 "이익집단은 조직 구성의 자유가 주어지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 서서히 형성되며, 특수한 경우에는 분명히 공동이익이 존재하는데도 이익집단이 형성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올슨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실증적 사례와 자료를 무수히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이익집단이 만연해 있고, 이들에 의한 욕구 분출이 날로 격해지는 우리 현실에서 올슨 교수의 논리와 주장은 참으로 의의가 크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치 민주화의 과정에서 각 계층 또는 각 집단이 자신들의 몫을 확보하거나 더 키우기 위하여 투쟁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서 정치적?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비능률이 야기되고 있다. 올슨 교수는 필생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명쾌한 진단과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이상과 성장 및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적 목표가 상충하는 틈바구니에서 그 해결책과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우리나라 지성인에게 올슨 교수의 저서가 갖는 의미는 다른 어느 나라의 지성인보다 크다고 생각된다.
본서를 접한 분들은 ≪국가의 흥망성쇠≫와 ≪지배권력과 경제번영≫을 연속적으로 읽기를 권유한다. 세 권의 저서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이익집단에 대한 연구가 심층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한다. 사실 우리 경제가 높은 성장 경제에서 어떻게 낮은 성장 경제로 전환되었는지, 그리고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가 겪는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과 혼란의 원인이 어디에 있고, 그 처방이 무엇인지는 올슨의 세 명저에 다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역자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