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88968174827
· 쪽수 : 458쪽
· 출판일 : 2017-03-25
책 소개
목차
■서문__VI
제1부 은유에 대한 통시적 연구
제1장 전통적 관점
1.1. 개관
1.2. 고전적 은유관
1.3. 철학적 은유관
1.4. 낭만주의적 은유관
1.5. 현대적 은유관
1.5.1. Richards의 관점
1.5.2. Black의 관점
제2장 언어학적 관점
2.1. 통사론적 관점
2.2. 의미론적 관점
2.3. 화용론적 관점
제3장 해석학적 관점
제2부 인지언어학에서의 은유
제4장 객관주의 철학과 체험주의 철학
4.1. 객관주의 철학
4.1.1. 객관주의
4.1.2. 객관주의의 한계: 원형범주화
4.1.3. Rosch와 원형 이론
4.2. 체험주의 철학
제5장 영상도식
5.1. 영상도식의 정의
5.2. 영상도식의 특성
5.3. 영상도식의 유형
5.3.1. 그릇도식
5.3.2. 경로도식
5.3.3. 부분-전체도식
5.3.4. 연결도식
제6장 개념적 은유이론
6.1. 인지과정으로서의 은유
6.2. 개념적 은유의 경험적 기초
6.3. 개념적 은유의 사상
6.3.1. 은유적 사상
6.3.2. 사상의 단일방향성
6.3.3. 불변성
6.3.4. 은유적 사상의 계층성
6.4. 은유의 유형
6.4.1. 관습성에 의한 분류
6.4.2. 기능에 의한 분류
6.4.3. 본질에 의한 분류
6.4.4. 일반성의 층위에 의한 분류
6.5. 은유의 특징
6.5.1. 관습성
6.5.2. 체계성
6.5.3. 문화 관련성
제7장 근원영역과 목표영역
7.1. 근원영역
7.1.1. 신체기관
7.1.2. 열과 차가움(추위)
7.1.3. 동?식물
7.1.4. 게임과 스포츠
7.1.5. 요리와 음식
7.1.6. 움직임과 방향
7.2. 목표영역
7.2.1. 감정
7.2.2. 욕구
7.2.3. 정치
7.2.4. 시간
7.2.5. 사회/국가
7.2.6. 삶과 죽음
7.3. 근원영역과 목표영역의 관계
제3부 은유적 언어 사용
제8장 신체어 은유
8.1. 머리 은유
8.2. 눈 은유
8.3. 코 은유
8.4. 얼굴 은유
8.5. 손 은유
8.6. 심장 은유
8.7. 간 은유
제9장 감정어 은유
9.1. 화 은유
9.2. 두려움 은유
9.3. 행복 은유
9.4. 사랑 은유
9.5. 슬픔 은유
9.6. 자부심 은유
9.7. 욕정 은유
제10장 대중가요에 나타난 은유
10.1. [사랑은 물건이다]
10.2. [사랑은 액체이다]
10.3. [사랑은 여행이다]
10.4. [사랑은 식물이다]
10.5. [사랑은 가까움이다]
10.6. [사랑은 결합이다]
10.7. [사랑은 불이다]
10.8. [사랑은 자연적인 힘이다]
10.9. [사랑은 환희이다]
10.10. [사랑은 게임이다]
제4부 은유, 문화, 사고와의 상호 관련성
제11장 은유의 보편성
11.1. 감정 은유의 보편성
11.2. 사건 구조 은유의 보편성
11.3. 시간 은유의 보편성
11.3.1. 시간 지향 은유
11.3.2. 이동하는 시간 은유
11.3.3. 이동하는 관찰자 은유
제12장 은유의 상대성
12.1. 문화 간 은유의 상대성
12.2. 문화 내 은유의 상대성
12.2.1. 사회적 관점
12.2.2. 지역적 관점
12.2.3. 문체적 관점
12.2.4. 개인적 관점
12.3. 은유의 상대성 원인
12.3.1. 환경적 차이
12.3.2. 문화적 차이
12.3.3. 역사적 차이
제13장 은유, 문화, 그리고 사고
13.1. 언어와 문화의 보편성과 상대성
13.2. 은유와 문화모형
13.2.1. 개념적 은유와 원형적 문화모형
13.2.2. 은유 표현에서의 문화적 차이
13.2.3. 한국어와 일본어 은유의 문화적 차이
13.3. 은유의 다양성, 문화, 그리고 사고
13.3.1. 은유와 문화의 상관성
13.3.2. 은유와 사고의 상관성
13.3.3. 은유, 문화, 그리고 사고와의 상관성
■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인지언어학(cognitive linguistics)은 인간 마음의 본질을 규명하려고 철학, 문학, 심리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 인접 학문의 폭넓은 지식을 아우르는 학제적 연구의 일환으로 탄생된 언어 이론으로 21세기 언어학 분야 중에서 가장 급속하게 발전되어왔다. Chomsky로 대표되는 변형생성문법의 형식적 접근법이 지닌 한계의 반성과 대안으로 1970년대 중반 Talmy에서 시작되었고, 1980년대에 들어서 Lakoff, Johnson, Langacker와 같은 학자가 중심이 되어 인지언어학 분야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1989년 국제인지언어학회(International Cognitive Linguistics Association)가 창설되었고 1990년에 학회지 Cognitive Linguistics 창간호가 출간되면서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특히 2000년대 접어들면서 많은 학자가 인지언어학을 더욱 활발하게 연구하여 수많은 논문이나 저서가 출간되었고, 현재 인지언어학의 이론적 적용 분야는 의미론뿐만 아니라 음운론, 형태론, 그리고 통사론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있다.
인지언어학 분야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주제는 아마도 은유(metaphor)일 것이다. 왜냐하면 은유야말로 인간의 신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은유는 Aristotle 이후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논의됐는데, 처음에는 은유를 문학적 영역에서 논의했다면 현재는 문학뿐만 아니라 언어학적 영역으로까지 확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특히 인지언어학의 출현과 더불어 1980년대 이후부터 은유에 대한 전통적 관점을 거부하면서, 은유를 우리의 경험에 근거한 개념과 사고의 문제로 간주하는 인지언어학적 관점에서의 논의가 시작되어 새로운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하게 되었다.
Lakoff & Johnson(1980)을 비롯한 많은 인지언어학자(Lakoff 1987, 1993; Johnson 1987; Lakoff & Turner 1989; K?vecses 2002, 2005, 2010 등)는 은유가 더 이상 수사학적 효과를 얻는 언어의 실현 양상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 영역을 다른 개념 영역을 통해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우리 사고의 과정이며 또한, 언어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일반적인 언어 현상이라고 주장하였다. 다시 말해서, 은유란 경험의 한 영역(근원영역; source domain)으로부터 다른 경험 영역(목표영역; target domain)으로의 체계적인 인지적 사상(cognitive mapping)이라 정의하고, 이를 Lakoff & Johnson(1980)은 개념적 은유(conceptual metaphor)라 칭하였다.
본 저서는 은유를 단순히 언어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사고나 개념의 차원으로 보고 우리의 사고과정이 대부분 은유적이며, 하나의 경험 영역을 다른 경험 영역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사고하는 과정으로 간주하는 인지언어학적 관점에서의 개념적 은유 이론에 바탕을 둔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영어와 한국어에 나타나는 은유적 언어 사용의 표현인 신체어, 감정어, 대중가요에 나타난 은유적 표현 속에서 각 언어에 나타나는 개념화 양상을 비교 ? 분석함으로써 은유의 보편성과 상대성, 그리고 은유, 문화, 사고와의 상호 관련성을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수행하고자 본 저서는 전체 4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은유에 대한 통시적 연구, 제2부에서는 인지언어학에서의 은유, 제3부에서는 은유적 언어 사용, 제4부에서는 은유, 문화, 사고와의 상호 관련성을 논의한다.
제1부에서는 은유에 대한 통시적 연구로 전통적 관점에서의 은유, 언어학적 관점에서의 은유, 그리고 해석학적 관점에서의 은유를 중심으로 고찰한다. 은유가 사람의 개념화나 인지 활동 또는 일상적인 언어생활과 관련되어 어떻게 해석되고 연구됐는지를 종합적으로 개괄한다. 우선 전통적 관점에서 고전적 은유관, 철학적 은유관, 낭만주의적 은유관, 현대적 은유관을 중심으로 다루고, 언어학적 관점에서 통사론적, 의미론적, 화용론적 관점에서 논의하며, 마지막으로 해석학적 관점에서의 은유이론을 Ricoeur(1975)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인지언어학에서의 은유이론을 논의한다. 논의를 위해 우선 객관주의 철학과 체험주의 철학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영상도식도 알아본다. 그리고 하나의 개념 영역을 다른 개념 영역을 통해서 구조화하고 이해하는 것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개념적 은유이론을 상세하게 다룬다.
제3부에서는 은유적 언어 사용의 용례로 영어와 한국어의 신체어, 감정어, 그리고 대중가요에 나타난 은유 표현의 개념화 양상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비교 · 분석한다. 은유가 특정 사회의 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으며, 은유의 개념화와 이를 반영하는 언어 표현도 사회·문화적인 양상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것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제4부에서는 제2부와 제3부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은유와 문화, 그리고 사고와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문화는 인간의 개념화 과정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또한 인간의 개념화 과정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간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은유는 사고와 문화에 직 ·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며, 문화와 분리해서는 어떠한 개념적 은유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Lakoff & Johnson(1980)에 따르면, 인간은 신체적 경험을 바탕으로 은유를 형성한다고 하였다. 보편적인 신체적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은유 또한 보편적인 일차적인 은유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여러 민족과 나라가 존재하며 여러 언어도 있다. 사람은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 살아가므로 은유의 다양성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은유의 범문화적 보편성과 상대성, 그리고 문화와의 상관성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인지언어학과 은유를 공부하고자 하는 후학들과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분들께 미흡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인지언어학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이 책을 썼던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부족한 필자에게 항상 따뜻하면서도 늘 격려해주시고 퇴임하신 이후에도 학문의 끈을 놓지 않고 연구하시는 조두상 교수님, 학부와 대학원 시절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안동환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한국연구재단과 한국문화사에도 감사드리고 싶다. 한국연구재단(저술출판지원사업)으로부터 3년간의 지원 사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 책의 출판을 흔쾌히 맡아주신 한국문화사 김진수 사장님과 깔끔하게 편집해 주신 편집부 홍윤환님께 감사드린다. 전체적인 내용을 검토해 주고 교정을 해준 대학원생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2017년 3월
금정산 자락 연구실에서
권연진
제1부 | 인지언어학에서 은유의 보편성과 상대성
은유에 대한 통시적 연구
1부에서는 은유에 대한 통시적 연구로 전통적 관점에서 은유, 언어학적 관점에서 은유, 그리고 해석학적 관점에서 은유를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우선 전통적 관점에서 고전적 은유관, 철학적 은유관, 낭만주의적 은유관, 그리고 현대적 은유관을 Richards(1981/1936)와 Black(1979, 1981/1955)의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언어학적 관점에서 통사론적, 의미론적, 그리고 화용론적 관점에서 논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Ricoeur(1975)의 해석학적 관점에서 은유이론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제1장 전통적 관점
1.1. 개관
제1장 전통적 관점 |
은유(metaphor)에 대한 통시적 연구로 전통적 은유 관점, 언어학적 관점, 해석학적 관점에서 은유의 연구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시대별로 역사적으로 고찰한다. 은유가 사람들의 개념화나 인지 활동 또는 일상적인 언어생활과 관련하여 어떻게 해석되고 연구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개괄함으로써 은유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철학적, 언어학적, 그리고 해석학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기존의 연구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각 견해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볼 것이다.
첫째, 은유의 철학적 전통을 살펴보되, Aristotle의 「시학」(Poetics)(1457b)에서 은유를 전이(transference) 현상으로 정의하는 견해, 17세기 Thomas Hobbes와 John Locke의 견해, 18세기 Kant와 낭만주의 시인의 견해, 19세기 Nietzsche의 견해, 20세기 중엽 Richards(1936)와 그의 이론을 더욱 구체화한 Black(1979)의 대치이론(substitution theory), 비교이론(comparison theory), 상호작용이론(interaction theory) 등을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각 연구의 장·단점을 고찰한다.
둘째, 은유의 언어학적 견해를 통사론적 관점, 의미론적 관점, 그리고 화용론적 관점에서 재조명할 것이다. 통사론적 관점에서 Chomsky(1965)는 은유를 선택제약(selectional restriction)을 어긴 비문법적인 문장이라고 보며, 의미론적 관점에서 Levin(1977)은 해석이론(interpretive theory)을 제안하여 중요한 개념인 일탈(deviance)과 의미자질(semantic feature)의 개념을 이용하여 의미론적 해석의 접근방법에서 은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화용론적 관점(Grice 1975; Searle 1979; Sperber & Wilson 1986)에서는 은유적 발화의 의미가 은유 표현이 지니고 있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와 의미맥락 등의 상황을 토대로 하여 얻어진다는 주장을 편다. 구체적인 예를 중심으로 각 관점의 장·단점을 분석할 것이다.
셋째, Ricoeur(1975)의 해석학적 관점에서의 은유론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는 은유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수사학적, 의미론적, 그리고 해석학적 관점으로 나누고 은유가 발생하는 장소로 단어의 의미, 문장의 의미, 그리고 텍스트의 해석 영역까지 확장하였다. 그는 특히 은유의 담화 이론을 체계화함으로써 은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은유 해석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적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은유 연구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1.2. 고전적 은유관
20세기 시학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은유는 희랍시대 철학자에게 처음 거론되어 언어학적 논의로 이어졌다. 언어학적 논의에는 의미론의 입장과 화용론의 입장이 있으며, 다시 심리학적 입장에서 논의가 이어졌다. 은유란 용어는 ‘넘어로’(over)라는 의미의 meta와 ‘가져가다’(to carry)라는 의미의 pherein에서 연유된 희랍어 metaphora에서 유래하였다. 이에 따르면 한 사물의 양상이 다른 사물로 ‘넘어서 가져가’ 두 번째의 사물이 마치 첫 번째 사물처럼 서술되는 것을 가리킨다.
은유는 중세시대 이후 수사학, 논리학, 철학 등 여러 영역에서 다루어졌다. 먼저 Socrates(B.C 469~399)는 은유를 논쟁에서 이기려고 사용한 기교(technique)로 간주하였다. Plato(B.C 427~347)는 「공화국」(The Republic)에서 시인은 진정한 지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모방만 일삼으면서 정열을 다스리기보다는 부추기기만 한다고 말함으로써 그의 이상 국가에서는 시인이 추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결국 은유를 많이 사용하는 시인을 공격함으로써 은유 사용에 대한 오용을 막아 보려는 의도였다. 따라서 Plato의 공격 대상은 은유 그 자체라기보다는 언어를 오용하고 진리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는 시인이나 궤변론자일 것이다.
은유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Aristotle(B.C 384~322)로부터 시작되었다. Aristotle이 은유에 대하여 세밀하게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시학」(Poetics: 1457b) 21-25장과 「수사학」(Rhetoric) 「수사학」은 전체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권은 메시지의 발화자, 즉 변론가와 관련하여 담론의 세 장르인 정치적 장르, 재판적 장르, 첨언적 장르에서 논증의 사고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제2권은 메시지의 수신자인 대중과 관련지어 정념(passion)을 논하고 있는 논증의 사고 과정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3권은 메시지(logos) 그 자체와 관련된 문체(figures)를 언급하고, 아울러 ‘말의 순서’(axis), 혹은 ‘말의 배열’(ispositio), 즉 담론을 구성하는 것의 순서를 기술한다. 다시 말해서, 제1권은 생략삼단논법을 중심으로 변론과 토론의 기술을 제시하고 있고, 제2권은 청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과 공론에 대한 설득의 묘를, 제3권은 읽기, 말하기, 글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오형엽 2008: 493).
제3권이다. 그는 Plato처럼 은유를 비난의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철학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하고 「시학」의 많은 부분을 은유에 할애하였다. 먼저 그는 언어 예술을 논리학, 수사학, 시학으로 분류하고, 은유를 정상적인 언어 사용에서 벗어난, 특수한 언어적 효과를 내려고 사용하는 시적, 수사적 장치로 보았으며 은유가 모방(mimesis)을 통하여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간주하였다. 그는 명사를 기술하는 가운데 제21장에서 은유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그는 「시학」 21장(1457b)에서 “은유란 한 사물에서 그 사물이 아닌 다른 사물에 속하는 명칭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그러한 전이는 “속(genus)에서 종(species)으로, 종에서 속으로,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혹은 유추(analogy)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라고 하였다(Johnson 1981: 5). 이러한 정의는 다음을 의미한다. 첫째, 은유의 상위 범주인 명사(onoma)는 명사뿐만 아니라 형용사와 대명사, 그리고 동사까지 포함한다. 둘째, 그의 은유 개념은 비유적 언어 전체를 포괄하는 광의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학」 22장에서 은유는 “남에게 배울 수 없는 것이며, 천재의 표징이다”라고 말함으로써 은유란 언어의 일상적인 양상에서 ‘일탈된 것’이며, 은유적 표현은 특별한 정신 행위라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은유란 두 사물 간의 유사성(resemblance)을 바탕으로 한 사물에 그 사물이 아닌 다른 사물의 이름을 부여하는 것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또한, 은유가 평범하고 진부한 표현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지나치게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은유의 효과를 논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