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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8896817733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9-02-14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v
제1장 들어가는 말
제2장 계통과 형성
1. 국어의 계통
1.1 언어의 계통적 분류
1.2 국어와 알타이어
1.3 국어의 계통
1.4 음운대응과 공통특징
2. 국어의 형성
제3장 문자의 발달
1. 문자발달사
1.1 단어문자
1.2 음절문자
1.3 음소문자
1.4 표의문자와 표음문자
2. 국어의 문자체계
2.1 차자표기
2.1.1 음독과 석독
2.1.2 고유명사 표기
2.1.3 이두
2.1.4 구결
2.1.5 향찰
2.2 훈민정음
2.2.1 훈민정음 창제의 배경
2.2.2 훈민정음의 특성
2.2.3 훈민정음의 기원설
제4장 훈민정음의 초종성체계와 자음체계
1. 훈민정음의 초성체계
2. 훈민정음의 종성체계
3. 자음체계
3.1 자음체계 수립의 과정
3.2 어두자음군
3.3 유성마찰음
3.3.1 반치음
3.3.2 순경음
3.3.3 후음
3.4 파찰음과 구개음화
3.5 음절말 자음과 미파화
제5장 훈민정음의 중성체계와 모음체계
1. 훈민정음의 중성체계
2. 모음체계
2.1 모음체계 수립의 과정
2.2 고대국어의 모음체계
2.3 전기 중세국어의 모음추이
2.4 ‘ㆍ’의 변화
2.5 모음조화
2.6 이중모음 체계의 변화
제6장 훈민정음의 방점체계와 성조체계
1. 방점
2. 성조
참고문헌
부록 / 중요 문헌자료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서울여대에서 <국어의 역사>라는 전공필수 과목 강의를 맡은 지가 올해로 꼭 20년째이다. 교수로 첫 부임한 새내기 교수로서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98학번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건만 벌써 2019년이 되었다.
<국어의 역사>는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과목이다. 어렵기로 소문이 나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선수과목인 <국어자료강독>과 <국어음운론>까지 수강해야 B학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고 한다.
사실 국어사라는 과목은 강의를 하는 저자의 입장에서도 어렵고 힘든 과목인 것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이 어찌 보면 교수의 입장이었다. 국어사의 바이블인 이기문 교수님의 국어사개설(國語史槪說)을 강의 교재로 학생들과 지난 20년간 씨름하며 전필과목의 고개를 함께 넘었다. 이기문 교수님의 국어사개설은 사실 개설이라는 책의 제목과는 달리 국어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총체적 작업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대단히 전문적이고 어려운 책이다. 학부 3학년 2학기의 학생들이 이기문 교수님의 국어사개설을 접했을 때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어학의 모든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체계화한 학생들이라 하더라도 이기문 교수님의 국어사개설을 접할 때 넘어야 하는 고개가 또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한자어였다. 저자가 학부 3학년이던 시절 접했던 ‘개정판 국어사개설’과는 달리 1998년의 ‘신정판 국어사개설’은 비교도 안될 만큼 한자의 노출이 줄어들었지만 학생들의 입장은 기성세대가 받아들이는 한자 및 한자어에 대한 입장과 판이하게 달랐다. 학생들은 중세국어 문헌 강독수업인 <국어자료강독>에 비유하여 <국어의 역사 강독>이라는 이야기를 곧잘 하곤 하였다.
물론 이 강의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여 학생들을 힘들게 한 것은 ‘국어사개설’이라는 현대 국어학 사상 최고의 저작을 제대로 설명할 능력이 부족한 저자의 탓이 가장 크다 할 것이다. 특히 국어사개설은 국어의 음운, 문법, 어휘, 문자, 계통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지만 저자의 강의는 문법과 어휘 등의 분야까지 아우르지를 못했다.
학생들이 간혹 좀 쉬운 교재의 출간에 대해 이야기해도 감히 국어사에 대한 책을 생각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저자의 전공인 음운사에 대한 집필조차도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국어의 역사-음운과 문자>를 출간하는 것은 평소 국어학과 국어음운론 그리고 국어사에 관심이 많았던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이 분야에 쉽게 접할 수 있게끔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한 학기 15주 동안 국어사의 전 분야를 강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저자 스스로의 합리화를 거쳐 국어의 계통, 문자, 음운사를 중심으로 국어사 강의를 진행해왔다. 이 책은 <국어의 역사> 강의를 진행하며 정리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좀 더 이해하기 쉽고 보기에 편하도록 꾸려본 것이다. 시대별 국어사보다는 주제별 국어사가 통시적으로 국어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다고 판단하여 주제별로 목차를 만들었다. 또한 한자어의 경우 병기를 최대한 반복적으로 하여 한자나 한자어로 인해 국어사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하려고 노력하였다.
국어사의 시대구분이나 학문적인 입장은 대부분 이기문 교수님의 <신정판 국어사개설>을 그대로 따랐다.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들을 소개하거나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학교문법에서도 이기문 교수님의 견해를 주로 수용하고 있는 까닭에 전체적인 틀은 국어사개설과 동일하게 하였다. 중요 문헌 소개를 부록으로 넣은 것은 문헌을 일괄적으로 보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에서 편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국어의 역사>이지만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음운과 문자에 대한 논의에 국한시켰다. 선사의 이야기를 위해서 국어의 계통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였고 훈민정음 이전의 문자에 대한 이해를 위해 차자표기도 간략히 소개하였다. ‘음운과 문자’라는 부제에 걸맞도록 훈민정음의 체계와 음운체계를 대응시켜 논의를 진행하였다. 그러다 보니 철저히 음운에 대한 역사가 중심이 되어 통시적 음운과정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포함되지 못하였다. 움라우트나 유음탈락처럼 가볍게 언급된 경우도 있지만 원순모음화나 마찰음화, 어간말 자음군의 변화 등에 대해 전혀 기술하지 못하였다. 또한 어간과 어미의 재구조화에 대한 논의나 형태음운론적 교체에 대한 논의 역시 포함하지 못하였다.
이래저래 부족하고 아쉬운 상황이지만 국어사 특히 음운사를 어려워했던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무엇보다 이 책을 출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한국문화사 김진수 사장님과 영업부 차장 조정흠 선생님, 편집을 도맡아 애써주신 김민섭 선생님 그리고 표지디자인을 해주신 김솔희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부족한 스승 밑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 그리 엄청난 답안들을 작성해 내는지 늘 감탄하게 했던 성실한 우리 학생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2019년 2월 어느 날
태릉의 연구실에서
인류의 분화만큼 언어의 분화도 다양하다. 호모 로쿠엔스(Homo Loquens)로서의 인류는 전 대륙으로 흩어지며 다양한 문화와 문명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역시 다양한 언어의 분화를 겪게 되었다. 아직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오지의 언어들을 제외하고라도 현재 발견된 언어만도 수 천 종에 이른다고 한다.
언어에도 종족이 있는데 이를 어족(語族, language family)이라고 부른다. 한족, 몽고족, 게르만족, 앵글로색슨족과 같은 민족의 분류 개념처럼 언어에도 동일한 분류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동일한 조어(祖語, proto language)에서 갈라져 나온 하나의 뿌리를 가진 언어들을 하나의 어족에 포함시키고 이들 언어들의 친족관계를 체계적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이처럼 언어를 생물학적인 혈통 관계와 유사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연구하는 학문을 ‘계통론(系統論)’이라고 한다. ‘역사·비교언어학’이라고도 하는데 같은 어족에 속한 언어들을 비교하여 언어의 역사적 변천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언어학의 한 분야로 규정된다. 역사·비교언어학이라는 용어는 계통론이라는 용어에 비해 좀 더 언어학적인 개념으로 규정한 것이다.
국어의 계통을 추적하는 일은 국어와 다른 언어들 간의 친족관계를 검증하는 일이다. 이러한 연구는 역사 이전, 즉 선사 시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료가 당연히 많을 수 없다. 그러한 한계를 가지고 국어의 계통을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떤 언어들이 발생적으로 공통된 기원에서 각각 분화하였다고 생각되는 경우, 그들 언어는 계통적으로 서로 친근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그러한 언어들을 묶어서 동계 언어(同系 言語)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 동계 언어를 포괄하여 어족(語族)이라고 부르고 세계의 모든 언어들을 어족으로 묶는 것을 계통적 분류라고 한다. 언어들의 계통적 분류를 위한 도구는 ‘비교방법(比較方法)’이다. 비교방법은 둘 또는 그 이상의 언어들의 친족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론으로, 동일 계통으로 추정되는 언어들의 체계 전체의 비교를 통해 공통 조어(祖語)를 재구(再構)한 후, 그 조어로부터의 분화 과정을 추적하여 여러 언어의 문헌 이전의 역사, 즉 선사를 검증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