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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8332616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0-05-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이렇게 의사가 된다
바이탈 잡는 의사
컨타는 절대 안 돼
의사는 신이 아니에요
양 내과 의원
환타와 코드 블루
어떤 각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갖추는 예의
아빠의 마음 비슷한 것
사망 회의
그때 그 전염병
2부. 삶과 죽음의 온도차
나쁜 소식을 전하는 방법
중독자의 최후
행려 환자를 위한 기도
집에서 죽고 싶다
중환자실에서의 은밀한 만남
오직 퇴원뿐
로맨틱 파리의 응급실 그리고 시트러스
화가 형님
딱한 사정
3부. 아픔을 지나는 길
부모는 자식의 아이가 된다
복된 병
한 러시아인의 죽음
아이가 다쳤다
가난한 사람의 입원
버려진 아이의 전이
목숨을 걸어야 비로소 엄마가 된다
친구 K를 추억하며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의 5퍼센트만 외인사로 죽는다. 나머지 95퍼센트는 내과적으로 죽는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내과 의사, 그러니까 나는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며 산다고 할 수 있다.
병원에서 마주한 삶과 죽음의 온도차는 놀라우리만큼 극명했다. 그런데 내가 목격한 수많은 삶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순간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빛나는 인생은 그 어떤 책도 알려주지 못했던 가르침을 내게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환자 목록 하나하나를 꺼내어 보니 감사함이 느껴졌다. 혹자에 대한 미움은 사랑이 되었다. 생각해 보면 내 환자들이야말로 내게는 가장 큰 스승들이었다. 진심으로 그들이 낫길 바랐고, 환자의 회복은 내게 허락된 가장 큰 기쁨이었다.
_ <프롤로그> 중에서
기본적으로 나는 어르신들이 내게 반말을 하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은 없었다. 하지만 의사로 일을 하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의사 · 환자 관계가 손윗사람 · 손아랫사람으로 바뀌면 치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치료 윤리에 있어 환자의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가장 좋은 곳으로 이끌어 주는 온정주의도 필요하다. 환자를 손윗사람으로 만들면 내 마음은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치료는 어려워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와 ‘치료자 · 환자’ 관계가 무너지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했다. 사람은 부모 같은 사람의 말은 듣지만, 자식 같은 사람의 말은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젊은 의사이기에 더 노력해야 했다. 실력과 더불어 정진해야 할 또 다른 문제였다.
_ <화가 형님>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