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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유의 근본 주제들 1

철학적 사유의 근본 주제들 1

에케하르트 마르텐스, Herbert Schnadelbach (지은이), 이강서, 원승룡, 김은주 (옮긴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8-01-30
  |  
18,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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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사유의 근본 주제들 1

책 정보

· 제목 : 철학적 사유의 근본 주제들 1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철학
· ISBN : 9788968494697
· 쪽수 : 315쪽

책 소개

철학의 핵심 문제들, 주요 주제들을 다루며 독일어권에서 권위자로 손꼽히는 필자에 의해서 집필되었다. 철학의 핵심 문제들을 두루 다룰 뿐만 아니라 ‘철학 교수법’, ‘철학 연구자들의 직업 전망’, ‘철학 연구 방법론’, ‘철학 연구 기관’ 등을 담고 있다.

목차

공역자 서문 / 04
편집자 서언 / E. 마르텐스 / H. 슈내델바흐 / 06

서론 철학의 현재적 상황 - E. 마르텐스 / H. 슈내델바흐(이강서) / 15
1부 철학 - H. 슈내델바흐(이강서) / 41
2부 이성 - H. 슈내델바흐(원승룡) / 91
3부 진리 - W. 퀸네(원승룡) / 137
4부 좋음(善) - A. 피퍼(김은주) / 209
5부 정의 - U. 슈타인포르트(원승룡) / 266
6부 아름다움(美) - J. 짐머만(김은주) / 315

저자소개

에케하르트 마르텐스 (지은이)    정보 더보기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철학 및 윤리학 교수법 담당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Die Sache der sokrates>, <Zwischen Gut und Boese>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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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서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플라톤 철학 주제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6년 이래 전남대학교 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이다. 2008년 9월부터 2009년 8월까지 독일 튀빙엔대학교 방문교수를 지냈다. 주요 관심분야는 서양고대철학과 형이상학이다. 저서 『플라톤 철학과 그 영향』(공저, 서광사 2001) 『생각하고 토론하는 서양철학 이야기 1: 고대-서양철학의 탄생』(책세상 2006) 『철학, 문화를 읽다』(공저, 동녘 2009) 『철학의 전환점』(공저, 프로네시스 2012)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 – 고대희랍의 죽음 이해』(모시는 사람들 2015) 『플라톤의 그리스 문화 읽기』(공저, 아카넷 2020) 등이 있다. 역서 『대화의 철학 소크라테스』(한길사 2004) 『진리의 현관 플라톤』(한길사 2004) 『지중해 철학기행』(효형출판 2007) 『플라톤 철학과 헬라스 종교』(아카넷 2011) 『철학적 사유의 근본 주제들 1』(공역, 전남대출판문화원 2018) 『철학적 사유의 근본 주제들 2』(공역, 전남대출판문화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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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cum역사도서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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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론 철학의 현재적 상황 - E. 마르텐스 / H. 슈내델바흐

만일 우리가 문제사(問題史)적 수단과 개념사(槪念史)적 수단으로 오늘의 철학에로 들어서려 한다면 먼저 ‘오늘의 철학’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물어야만 한다. 현대철학이라고 말할 때 영원불변한 철학적 앎(philosophia perennis)의 시간적 현재가 문제인가, 아니면 내용적 의미에서의 현대철학, 그러니까 헤겔(Hegel)이 말하듯 “자신의 시대를 사유로 파악한” 현재에 대한 철학이 문제인가? 역사 의식이 생겨난 19세기 초 이래로 철학은 무시간성이라는 관념에 결별을 고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때마다의 철학적 현재는 그 자체로 체계적 문제가 되었다. 인간의 이성이 역사적 과정과 관계를 맺으면 철학하는 자 역시 그로부터 시간의 흐름과 사유의 전개를 ‘객관적으로’ 통관(洞觀)하고 평가할 수 있는 초역사적 관점을 더 이상 갖지 못한다. 이렇게 해서 철학의 역사성은 그 본질과 뗄래야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다. 즉 철학의 현재적 상황이 곧 현대철학의 상황이다.

1장 철학적 현재에 대하여

철학적 현재를 더 상세하게 규정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역사적 방법이나 유형론(Typologie)적 방법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경우에 우리는 철학사의 내적 자료(관념사적 자료)나 외적 자료(사실사적 자료)가 자리 잡을 시대적 경계를 제시하려고 애쓸 것이다. 이에 반해 유형론적 과정은 철학의 현재 형태를 그 이전의 것들과 구별시켜 주는 일반적 특징들을 찾아 나설 것이다.
역사적 탐구는 아주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곧 드러난다. 독일 철학에 뚜렷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을 외적 사건들, 그러니까 1918년 독일 제국의 패배, 1933년 히틀러 집권, 1945년 새 출발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것들의 흔적이 철학 담론에서 거의 찾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놀라게 된다. 1918년은 철학사적으로 전혀 중요한 순간이 아니다. 이 사건으로부터 설명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독일인들이 정치적 파국을 겪은 뒤에는 늘 훨씬 더 강하게 문화국가라는 전통으로 복귀하려고 시도했다는 사실이다. 1933년의 사건은 부끄럽게도 많은 유대인 철학자,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좌파 진보적 철학자를 망명으로 내몰았다.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내적 망명(innere Emigration)이 허용될 수 있었다. 예컨대 후설(Edmund Husserl)과 야스퍼스(Karl Jaspers)가 대표적이다. 이로써 신마르크스주의나 정신분석학을 포함한 전체 사유 방향의 영향력이 거의 사그라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최근의 역사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점점 더 명확하게 밝혀준다. 즉 이른바 ‘함께 헤엄친’(mitschwimmen)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공개적으로 나치 정권에 참여한 철학자들도 ‘조합’(Zunft)의 변두리 그룹으로 활동했거나(Ernst Krieck, Alfred Baumler 등) 철학적 작업 외에 정치적 활동도 병행했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나치 국가에 참여한 것은 하나의 예외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것도 딱 1년이었다. 1945년 이후에 일어난 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주로 역사적 연구와 해석학적-철학적 연구에서 그래 왔던 대로 대학의 전문가적 철학에로 되돌아가는 일이었다. 몇몇 망명객들이 돌아왔지만 오랫동안 동료들 사이에서 아웃사이더로 머물러 있었다.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 아도르노(Th.W. Adorno). 플레스너(Helmuth Plessner)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새로운 점은 주저하면서도 외국에서 하던 것을 따라잡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해서 예컨대 1930년대와 1940년대 영어권 분석철학이 독일에서는 1960년대에 비로소 수용되었다.
더 효과적인 것은 내적인 시대의 문턱(Epochenschwellen)을 묻는 것일 것이다. 여기에는 특히 획기적이며 그 영향력이 오늘날에도 우리가 체계적 의미에서 현대철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규정하는 1920년대의 세 저술이 있다.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n)의 『논리-철학 논고』(1921), 루카치(Georg Lukacs)의 『역사와 계급의식』(1923),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존재와 시간』(1927)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책은 모두 상이한 의미에서 가히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고유한 이론 전통을 세웠다.
『논리-철학 논고』는 프레게(Gottlob Frege), 러셀(Bertrand Russell), 무어(G.E. Moore) 등을 재수용하여 의식으로부터 언어로의 전회를 이끈다. 이로써 이 책은 분석철학, 더 정확하게는 ‘언어분석철학’의 출발점이 된다. 논리 실증주의를 표방하는 1930년대 ‘빈 학단’(Wiener Kreis: Rudolf Carnap, Moritz Schlick, Otto Neurath, Friedrich Waismann, Hans Reichenbach)은 바로 비트겐슈타인에게 그 근거를 둔다. ‘빈 학단’의 구성원 대부분이 해외 망명을 떠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은 1938년 오스트리아가 독일 제국에 합병되는 사건이다. 그들은 미국과 영국에서 대학 철학의 중요 인물이 되었다. (여기에서 포퍼(Karl R. Popper)도 언급해야 하겠다. 그는 아주 일찍부터 실증주의에 거리를 두었으며 비트겐슈타인이 들고 나온 문제에 특별한 동감을 표한 적이 없다.) 현대의 과학이론(Wissnschftstheorie)은 결정적으로 ‘빈 학단’의 구성원들과 제자들에 의해 규정된다.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은 신마르크스주의 철학(Ernst Bloch, Karl Korsch 등)의 토대이다.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학파(Max Horkheimer, Th.W. Adorno, Walter Benjamin, Herbert Marcuse 등)의 비판 이론(Kritische Theorie) 역시 신마르크스주의 철학으로 간주할 수 있다. 루카치는 마르크스 해석을 당 공식적인 정통 마르크스-레닌주의라는 좁은 한계로부터 끌어내고, 마르크스 초기 저술을 지렛대로 삼아 마르크스와 헤겔을 밀접하게 연관시키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르크스주의는 노동 운동 및 이 노동 운동에 우호적인 지식인들이 “독일 고전 철학의 유산”(엥겔스)을 이어받았다는 점을 그 이전보다 한결 더 믿을 만하게 표방할 수 있게 되었다. 마르크스의 작업을 정치 경제학에로 환원시키는 관점은 포기되었다. 이제 신마르크스주의는 사회과학과 연결되고, 나중에는 정신 분석과 연결되어, 자신의 이론 프로그램이 전통적인 철학 문제들을 새로운 매개체로 풀 수 있다는 낙관을 갖게 되었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 뿐만 아니라 소비에트 권력 영향권 바깥의 모든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들’ 역시 루카치가 아니었다면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1933년 이후 독일 밖에서 분석철학과 비판 이론이 성공을 찾아 나서도록 강요받았다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은 독일 안에서 점점 더 강하고 깊게 영향을 행사했다. 이 저서는 후설 현상학을 완전히 무색하게 만들고 새로운 토대 위에 세운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하이데거 학파는 곧 대학을 주도하게 되고 1960년대까지도 이런 상황은 이어진다. 이 점은 하이데거의 철학이 역사적, 문헌학적, 해석학적 텍스트 이해에 더욱 더 강하게 몰두한다는 것을 빼놓고는 설명되지 않을 것이다. 하이데거의 철학은 그 언어적 극단성에도 불구하고 정신과학적 추진력을 담고 있었다. 정신과학으로서의 철학은 실은 이미 19세기에 헤겔 이후 정체성 위기로부터의 탈출구였다. 게다가 하이데거는 사르트르(Jean-Paul Sartre)를 거치면서 뜻하지 않게 프랑스 실존주의의 공동 창립자가 되었다. 또한 그는 라이벌인 야스퍼스(Karl Jaspers) 및 그의 저서 『실존철학』을 훨씬 능가하였다. 야스퍼스와 그의 저서는 특히 키에르케고르(Soren Kierkegaard)에게로 소급한다. 실존주의는 1945년 이후 독일에 말하자면 ‘재수입된’ 첫 번째 외국 철학이었다. 실존주의에 이어 비판 철학이 등장했고 훨씬 나중에 분석철학이 나왔다.
오늘날 비트겐슈타인, 루카치 그리고 하이데거에로 소급되는 여러 철학 ‘학파들’ 사이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지금 탐구되고 논의되는 것은 대부분 여러 작업 그룹들에서 생겨난다. 이 작업 그룹들은 문제들을 중심으로 조직되고, 그 출신 배경이 아주 다른 철학자들이 공동으로 작업한다. 그들 사이에 “영구 평화”가 도래한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강단 논쟁들은 이제 상당히 퇴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까닭에 철학 입문의 목적을 고려할 때 현대철학을 특징짓는 데에 있어서 유형론적 방법을 취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통 지향적(traditionsorientiert) 철학, 실천 지향적(praxisorientiert) 철학, 학문(과학) 지향적(wissenschaftsorientiert) 철학을 뚜렷하게 구별할 수 있다(참조, Helmut Fahrenbach, Zur Problemlage der Philosophie, Frankfurt/M. 1975) 그런데 이 구별에서 중점이 다를 따름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어떤 하나의 유형의 철학에서 다른 두 유형의 특징들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전통 지향적 철학을 주로 철학 전통의 고전적 텍스트들을 해석하는 일로 이해한다면 이 철학의 대표자들은 당연히 비록 정신과학적 방법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지만 자기들 역시 실천적 지향과 학문적(과학적) 인식 전개를 추구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게다가 철학자들 가운데에서 해석학자들이야말로 항상 스스로를 자연과학적 방법론이 독점적 지위를 요구하는 데에 대해 반대하는 그룹으로 이해한다. 이렇게 볼 때 전통 지향적 철학은 늘 실천적 목표를 설정한다.
실천 지향적 철학은 실천으로부터 철학하고, 실천을 위해 철학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철학사에서 실존주의, 비판 이론, 실용주의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이 철학을 대표하는 이들도 늘 비판적으로, 또 흔히 실증적으로 전통과 관계 맺는다. 또 그들은 필연적으로 오늘날 과학이라 불리는 것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학문(과학) 지향적 철학은 지난 몇 십 년간 특히 학문이론적(wissenschaftstheoretisch) 논의에서 구체화 되었다. 흔히 이 유형의 사유는 전통 지향이나 실천 지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인상은 바로 잡혔다. 왜냐하면 ‘위대한’ 철학자들은 (특히 근대의 경우) 가장 현대적인 과학 수준을 지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 분석철학자에 속하는 과학이론가들은 정확성과 논리적 엄밀성이라는 자신들의 표준이 철학의 다른 분파에서도 유효하며 또 적용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파울 로렌첸(Paul Lorenzen)의 수학적 토대 탐구로 시작한 ‘에어랑엔 학파’의 구성주의(Konstruktivismus)는 이에 대한 인상적인 사례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전후(戰後) 독일사에서 이 세 유형의 철학은 시기적으로 꼬리를 물고 전개되었다. 먼저 지배적이었던 것은 전통 지향적 철학이었다. 그렇게 된 것은 비단 대학의 철학 전통이 상대적으로 덜 붕괴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국가사회주의 이후 독일의 물질적 재건뿐만 아니라 정신적 재건이 필요했는데, 사람들은 바로 전통 지향적 철학에서 정신적 재건의 토대와 재료를 구했다. 이 점은 경쟁 관계였던 동독에서 매우 일찍 독단적인 마르크스-레닌주의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독점적 지위를 얻게 되었다는 사실로 인해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우익 전체주의와 좌익 전체주의에 맞선 기독교 서구”가 당시의 구호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명백히 개별학문의 특수화된 학문성으로 인해 생겨났고 국가사회주의자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악용할 수 있었던 정신적, 도덕적 진공 상태를 메꾸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신인문주의적 교육 이념이 회복되었고, 철학은 개별 학과들을 포괄하는 의미를 획득했다. 많은 대학들이 도입한 교직 과정의 철학 시험(Philosophicum)과 교양 수업(studium generale)이 특히 그렇다. 전통 지향적 철학은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단순한 내재적 텍스트 해석은 요구되는 과제에 부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천 지향적 철학의 요소들과 학문 지향적 철학의 요소들이 더 큰 영향력을 얻게 되었다. 철학적 해석학은 과거 자신이 주로 내세우던 것, “항상 옳은” 텍스트에의 몰두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 갔다.
프랑스 실존주의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 사이에서 성공한 실천 지향적 철학의 첫 번째 형태이다. 여기에서 철학은 개별자, 그 개별자가 실제로 체험한 한계상황(전쟁, 독재, 죄, 죽음 등)으로부터 출발한다. 철학은 전통과 과학이 대답하지 않는 근본적인 의미 문제를 제기한다. 실존주의는 또한 한 때 문학 생산을 규정하기도 했다. 사르트르(Sartre)와 까뮈(Camus)의 희곡과 소설이 대표적이다. 정말이지 1950년 전후 전체 지적 분위기는 실존주의적이었다. 그러는 사이 재건 단계 막바지에 실존주의로부터 실천 철학의 선도자 역할을 빼앗은 것은 비판 이론이었다. 사르트르가 마르크스주의로 개종한 것은 많은 것을 예고하는 사건이었다. 거꾸로 소련 바깥에서는(특히 유고슬라비아에서) 실존주의적-하이데거적 마르크스주의가 생겨났다. 바로 이것이 실존주의로부터 비판 이론으로의 이행을 쉽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비판 이론을 시대의 총아로 만든 것은 바로 국제적 현상이었던 1968년 청년 봉기, 학생 봉기였다. 1960년 경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그리고 마르쿠제가 아직 아는 사람들 사이의 ‘비밀 병기’였다면, 몇 년 뒤 그들은 모든 이가 말하는 대상이 되었고, 심지어 나중에 등장하는 좌익 테러리즘의 정신적 창시자이자 ‘배후 조종자’라는 비방을 받게 되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든 것 - 1966년에서 1969년 사이의 대연정(大聯政, Groβe Koalition)과 그 대연정이 기획한 비상 입법안, 원외 야당(Auβerparlamentarische Opposition: APO), 대학의 위기, 베트남 전쟁, 미국 인권 운동, 제3세계의 문제 등 - 은 그런 해석들에서는 의도적으로 간과되었다. 이런 사건들이 국제 정치적으로나 국내 정치적으로 동서 대립이라는 그늘을 만들어냈다. 이 동서 대립이 그때까지 모든 것을 규정했으며, 내적으로는 ‘자유의 적’에 대항하는 견고한 대오를 생겨나게 했다. 이런 현상들에서 분명해지는 것은 저항하는 청년들이 보기에 서구 사회의 심각한 도덕적 위기였다. 모든 이의 몸에 밴 자유와 인간성의 가치와 규범이 이제 고작 국내 정치적으로나 국제 정치적인 권력 투쟁이라는 도박판 칩으로 여겨졌다. 이런 데에 대한 비판은 철학적으로는 비판 이론을 통해 가장 잘 정당화된다. 몇몇 요인들로 인해 비판 이론의 영향력은 곧 새로운 반마르크스주의(Antimarxismus)의 희생물로 전락한다. 그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정치적 무기력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교조적으로 경직화된 것, 바로 이 경직화가 음모를 꾸미며 테러를 벌이는 조직(예컨대 아일랜드의 RAF)이 생겨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하나의 요인은 소련의 체코 진입과 반체제 운동의 성장이다. 세 번째 요인은 1973년부터의 경제 위기이다. 이 경제 위기는 세계적으로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고, 내부적으로는 보수적이고 신보수적인 분위기와 흐름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렇게 마르크스에게 등 돌리는 일은 특히 한때는 급진적인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수많은 프랑스 지식인들에 의해 명시적으로 수행되었다. 앙드레 글뤽스만(Andre Glucksmann)의 1977년 저서 『사유의 거장들』(Les maitres penseurs)은 이런 흐름에 대한 인상적인 기록이다.
비판 이론이 생겨나게 된 것이 실천 지향이 일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 기인한다는 사실이 나중에 분명해진다. 1970년대 초 이래 분석철학과 과학이론이 광범위하게 활발해졌지만 이미 전통 지향적 철학에 유효했던 것을 가릴 수는 없었다. 실천 철학이 필요했지만, 대학의 철학은 이 실천 철학을 제공할 수 없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정황에서 비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선도 그룹이 등장했으며 이 그룹의 프로그램은 『실천 철학의 복권』(두 권 짜리 논문 모음집, 프라이부르크 1974)인데 매우 잘 들어맞는 표현이다. 이제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도 다시 체계적으로(단지 역사적으로만이 아니라) 탐구되고 논의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모든 ‘분파들’(Fraktionen)이 참여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천 철학은 학문 세계에서의 비중을 과학이론에게 넘겨주게 된다. 이 점은 저서의 수나 학회들 주제에서 잘 드러난다. 물론 역사적-해석학적인 것을 추구하는 강한 경향도 분명히 있었다. 여기에서는 개념사적 작업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요아힘 리터(Joachim Ritter)가 시작한 거대 프로젝트 『철학 역사 사전』(Historisches Worterbuch der Philosophie을 참조하라.) 이런 점에서 ‘전통 지향’은 흔히 다른 의미를 획득한다. 철학에서 신전통주의에로의 간과할 수 없는 이행이 있다. 이 이행을 우리는 그저 전통을 정신과학적으로 자기화 하는 것을 넘어서서 현재를 규범적으로도 전통에 뿌리 내리게 하려는 시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실존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외에도 실천 지향적 철학의 세 번째 주요 형태로 실용주의가 있다. 이 실용주의는 최근에서야 비로소 이전보다 한결 분명하게 이른바 전형적인 미국 세속 실용주의(Vulgarpragmatismus)와 구별된다. 미국 실용주의에 따르면 진리는 효용성과 일치한다. 논리학, 언어학, 과학이론, 사회과학의 근본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실용주의의 창시자 퍼스(Charles Sanders Peirce)(1839-1914)의 견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그의 철학이 분석철학, 언어 지향적 철학과 가깝다는 점이 그렇다. 퍼스는 ‘실용주의 격률’에서 의미와 행위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다음을 숙고하라! 사유에 있어서 우리의 개념의 대상에 어떤 힘, 실천적 연관성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어떤 힘이 있다고 여기는지 숙고하라! 이 힘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대상에 대한 우리 개념의 전체이다.”(How to make our Ideas clear, 1877/78) 아펠(Karl-Otto Apel)과 하버마스(Jurgen Habermas)는 이 단초를 자신의 언어 이론과 사회 이론에서 쓸모 있게 만들었고, 욀러(Klaus Oehler)는 이 단초를 특히 기호론적 논의에 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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