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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수놓다

향기를 수놓다

박성숙 (지은이)
몽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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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수놓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향기를 수놓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9890849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23-03-25

책 소개

저자의 수필 작품 중에서 삶의 지침이 되고 위로가 되는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한 책이다. 오래 걸어왔던 작가의 지난한 인생을 스스로 돌아보며 잘 견디며 살아온 자신의 삶에 후회는 없다고 고백한다. 지금도 여전히 나아가고 있는 삶의 길에서 저자는 각자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단단히 살아내야 하는 이유를 문장을 통해 일러주고 있다.

목차

1부 은구비
우리 동네 응봉동
웬 가방이지
발도 올라갔어요
악양루에 오르다
미완성 합창발표회
은구비
Home Coming Day
가마니의 추억
딸에게서 온 편지
고사떡

2부 바람의 무늬
가끔 기억해 주길
눈비산
소년 정비공
며느리의 부엌
형벌
정전
엄마 꽃
곡을 하는 여아들
아름다운 끈
그 길에 서 있다

3부 우엉 캐는 날
눈물
대추나무 공방대
누구의 집인가
어느 여름밤의 소동
됐어
손가락 점
최후의 한 잎까지
이것도 내 복이야
혹 떼려다가
몇 대 손이나 될꼬

4부 향기를 수놓다
꽃무늬 보자기
두 사람을 위한 공연
물과 꽃의 정원
네 잎 클로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평양에서 온 아재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위대한 지휘자
탄생목 오동나무
혼자만의 음악실

저자소개

박성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수필과 비평』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가협회 운영위원 운현수필 동인 저서 『은구비』 『우엉 캐는 날』 『바람의 무늬』 제1회 리더스에세이 문학상 수상 제35회 한국수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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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집에서 몇 발짝만 나서면 맑게 흐르는 개울에 징검다리가 놓여 있고 하얀 돌로 정연하게 쌓아 올린 개울둑이 인상적이다. 나는 여기에 올 때마다 몇 번이고 징검다리를 건너보기도 하고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지켜보기도 한다. 더구나 돌다리를 비켜 흐르는 맑고 고운 물소리는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노랫소리다.
아름다운 들, 맑게 흐르는 물, 청초한 들꽃이 있어 좋은 곳이지만 ‘은구비’라는 마을 이름을 더 좋아한다.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마음에 꼭 드는 이름이었다. 낙엽이 다 진 늦가을 어느 날, 뒷산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랐을 때였다. 마을을 내려다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하얀 선 두 줄기가 또렷하게 굽이굽이 산모롱이를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두 선은 합쳐지지도 더 멀어지지도 않고 다정하게 달려가는 모습이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그중 한 선은 한길인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지만, 또 한 선은 물줄기였음을 조금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흐르는 개울물이 햇볕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비친 것을 신기한 것이나 발견한 것처럼 “그래, 은구비 꼭 맞는 이름이야!”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본문 ‘은구비’ 중에서


오던날부터 어린 시누이가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학교에 갈 나이가 지났는데 살림을 하고 있었으니 불쌍해 견딜 수가 없었다. 엄마는 당장 부엌문을 닫아걸고 물을 데워 목욕을 시켰다. 머리를 빗겨 곱게 땋아 댕기를 드리고 보니 입던 옷이 모두 작고 낡아 입힐 옷이 없었다.
장롱에서 천을 찾아내 엄마가 어렸을 때 입었던 모양의 옷을 만들었다. 입혀보니 인형처럼 예뻤다. 시누이를 데리고 가서 학교를 보내자고 말씀을 드렸지만, 시아버지는 사랑방에서 꼼짝하지도 않으셨다. 날마다 저녁을 일찍 해 먹고 엄마가 시누이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글을 가르쳐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배달된 편지를 뜯어 더듬더듬 읽고 있었다. 산수도 기초를 가르쳐주었을 뿐인데 문제를 내어줄 때마다 곧바로 풀어서 앞에 가져다 놓으며 엄마 표정을 살폈다. 얼마나 기특하던지 시누이를 와락 끌어안고 울었다고 했다.
며칠을 생각한 끝에 시누이를 데리고 학교를 찾아갔다. 선생님은 신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그때 오라는 말뿐이었다. 하지만 비어있는 뒷자리에 앉아만 있게 해달라고 사정하고 돌아왔다.
일제 강점기라 학교에선 일본어로만 가르쳤다. 한글을 막 익힌 뒤라 헷갈려 따라가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하며 왔는데 시누이는 집에 돌아와서도 잠시도 쉬지 않고 책을 읽고 쓰며 열심이었다.
고모는 깊은 밤 바느질하는 엄마 옆에 와서 공부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묻곤 했다. 학교에 간 지 두 달 만에 통지표를 가지고 왔다. 성적과
함께 편지가 들어있었다. 1학년 책을 완전히 깨우쳤고 전 과목이 우수하니 2학년으로 올려도 되겠다는 반가운 편지였다. 그 후 졸업할 때까지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엄마는 우리에게 고모 자랑뿐이었다.
나 또한 늘 나를 챙기며 데리고 다니는 고모가 좋았다. 내가 입학하던 날이었다. 고모가 쓰던 것을 모두 내게 주었다. 책은 물론 상품으로 받았던 몇 다스의 연필, 필통, 지우개, 자, 정갈하게 손질해 두었던 옷들을 수북이 내어놓았다. 나는 그 옷을 입고 학교에 다녔다. 집에 온 뒤에도 벗어놓지 않고 공연히 동네를 오르내렸다. 보는 이마다 어렸을 적 고모를 빼닮았다는 말이 왜 그렇게 듣기가 좋던지 입은 옷을 벗기가 싫었다.
내가 가장 좋아 따르던 고모가 시집을 갔고 아들을 낳아 기르며 행복하게 살았다. 친정에 올 때면 그 꽃무늬 보자기에 일기장을 싸 들고 와 엄마에게 보여주며 모두가 언니 덕분이라고 눈물을 흘리곤 했다. 어떤 날은 밤을 새워 이야기하다가 고모는 날밤으로 돌아갔다.
- 본문 ‘꽃무늬 보자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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