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70121802
· 쪽수 : 436쪽
· 출판일 : 2025-08-18
책 소개
목차
4부 (19~25장)
5부 (26장~에필로그)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럼 교수님은 무력 사용을 지지하시나요?” 레티가 물었다.
“저들에겐 그게 최선일지 모르지.” 교수가 놀랄 정도로 격하게 말했다. “저들에겐 따끔한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중국은 미개한 만주족 통치자들에게 휘둘리는 반야만국이야. 강제 개방이 그들의 상업과 진보에 득이 될 거야. 맞아, 난 약간의 충격 요법은 반대하지 않아. 우는 아이에겐 때로 매가 답이거든.”
“신기한 변론이네요.” 라미가 말했다. “악덕을 미덕으로 정당화하다니.”
베일리스 씨가 코웃음 쳤다. “하, 청 황제는 악덕이든 미덕이든 관심 없어. 인색할 뿐이지. 은이 나가는 게 싫은 거야. 하지만 무역은 주고받는 게 있어야 성립해. 현재 우린 만성 무역 적자야. 우리가 가진 것 중에는 저 중국인들이 원하는 게 없어. 아편밖에는. 저들은 아편을 끝도 없이 원해. 아편이라면 얼마든지 지불할 거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 나라의 모두가 정신 줄을 놓을 때까지, 아편을 피워대게 할 거야.”
그 순간 로빈의 머릿속에 거대한 거미줄이 떠올랐다.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목화,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는 아편, 중국에서 차와 도자기로 바뀌는 은,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흘러 들어가는 영국. 처음에는 아주 추상적으로 들렸다. 그저 용도, 교환, 가치의 범주들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추상적이던 것이 추상적이지 않았다. 세상이 어떻게 거미줄처럼 엮여 있는지, 그 거미줄 속에서 자신의 생활방식이 어떤 착취를 야기하는지 깨닫는 순간, 그 거대한 거미줄 위에 식민지 노동과 식민지 고통의 망령이 먹구름처럼 드리운 것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