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0634098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04-01-2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시골에서 살려면 마음이 시골을 닮아야 합니다
1. 생명을 가진 모든 것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풍경 / 풍경 소리에 취하면 어느새 꿈결이고, 아침입니다
번데기 / 언제든 아이들은 깜짝 놀랄 걸 들고 올 겁니다
가족 잠자리 / 누구도 아버지가 오래 잠 못 드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이발사 / 아내는 이 마을에 와서 이발사가 되었습니다
낚시 / 팔자 사나운 도다리 한 마리 걸리면, 용암님 선물이라 여깁니다
쑥국 / 시골 봄 살림에 쑥국만큼 고마운 국도 없습니다
별이 / 아무래도 세상에는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나 봅니다
신문배달부 / 신문집 할아버지가 우리 마을 신문입니다
소풍 / 가족 소풍 길에서 실수를 보듬어 안는 법을 연습합니다
유치원 졸업식 / 어린 몸으로 자연을 겪어내며 딸아이는 부쩍 자랐습니다
텃밭 / 흐르는 땀조차 단 웃음이 되었습니다
고구마 / 쟁기가 지나가면 탐스러운 자줏빛 고구마가 얼굴을 내밉니다
장화 / 일할 때 장화보다 요긴한 신발이 없지요
산불 조심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편합니다
떠나오다 / 이 마을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지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물맛 / 물을 고마워하며 마실 줄 알아야 반쯤 이 마을 사람이 된 거지요
새옹지마 / 샛노란 배추꽃와 하얀 무꽃, 게을러 씨 늦게 뿌린 탓에 보게 되었습니다
하루 / 촌사람으로 사는 게 살아본 것 중에서 가장 편하고 행복합니다
바로 지금 / 날짜나 요일을 모르고 살다 보니 '나중에' 라는 게 없습니다
친척관계 / 헤어져도 헤어진 일이 없으므로 지난 세월을 묻지 않았습니다
아지트 / 바위에도 마음이 있을 거란 생각에 혼자 낄낄거리고 말지요
지는 해 / 황금빛 햇살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가난한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줍니다
봄비 / 땅속에서 두려움을 참고 기다린 오랜 날들이 있어 그 빛은 시리도록 푸를 겁니다
슬픔 / 이틀이 지나가 친구는 오랜 불면증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청해반점 / 물때를 만나 바쁜 배 위에서도 자장면은 맛나게 비벼집니다
2. 학교나 집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세상을 아이들은 자연과 뒹굴면서 알게 됩니다
형과 동생 / 세상 모든 형들이 이러겠지요
마음의 텃밭 / 먼저 자라고 먼저 열매를 맺는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랍니다
조개잡이 / 오후 내내 몸을 부려 파낸 그 조개는 값으로 따질 수 없지요
감국차 / 저도 감국차처럼 한결같은 맛이 나는 사람이 될 수 있을는지요
클로버 / 세 잎은 행복, 네 잎은 행운, 일곱 잎은 뭘까?
마법사 / 진짜 마법사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밥상 / 방 한 귀퉁이를 차지한 쌀을 보면 자꾸 웃음이 나옵니다
까치 둥지 / 흙과 풀과 가지가 인연으로 모여 까치 둥지가 되고 다시 풀의 잡이 되었습니다
소중한 것들 / 무엇이 부끄럽고 부끄럽지 않은 것인지 아들에게 배워야겠습니다
아이들 세상 / 그 세상은 아이들의 언어로만 설명되지요
우물 / 우물물은 자꾸 퍼주어야 썩지 않습니다
덕률이 / 할랑할랑, 살랑살랑, 한들한들, 덕률이 일하는 게 딱 이렇습니다
광신지업사 /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열심히 벽지를 발랐습니다
장기의 규칙 / 딸은 막무가내로 공격하는 형이고, 아들은 한 수 두는 데도 몇 분을 망설입니다
장마의 추억 / 노란 비옷을 입고서 자전거를 타고 장맛비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진수성찬 / 여기저기 나물들이 쑥쑥 올라온 밭둑은 그대로 샐러드 바였습니다
아버지 / 아부지, 한판 두실랍니꺼?
아들처럼 / 장인어른, 올해도 죄송합니다
시골 냄새 / 밥상에 집에서 기른 채소가 올라오면 꼭 오줌 얘기를 합니다
친구 / 친구가 문득 그리우면 전화를 하는 대신 잘 살기를 바랍니다
인터넷 / 시골에 산다고 인터넷까지 나를 무시하냐며 투덜거립니다
서당개 / 가방도 메지 않고 공부도 안 하는 강아지, 과연 3년 후엔 풍월을 읊게 될는지요
한살이 / 하루살이의 한살이든 사람의 한살이든 크게 다를 바 없지요
상추 솎기 / 제가 받은 씨, 이젠 믿겠습니다
배추꽃 / 저라는 사람, 배추만도 못한 사람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책속에서
시골에 살다 보면 외롭지 않느냔 말 많이 듣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외롭지 않느냐고 되묻습니다. 외로워할 시간이 없는 도시, 외로워선 안 되는 도시, 외로움을 병으로 여기는 분주한 도시의 사람들에게 외롭지 않느냐는 말이 때론 욕이 되겠지요. 그러나 그건 도시의 생리일 뿐, 본래 사람의 마음이 흘러가는 길과는 다릅니다. 물론 이 사람도 외롭습니다. 가족과 함께 있어도 외롭고, 바다와 하늘과 계곡과 함께 있어도 외롭고, 꽃과 나무와 함께 있어도 외롭습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홀로 태어난 생명들에게 자기 속을 들여다보라 주어지는 시간이지요. 가끔은 큰골처럼 아무도 찾지 않는 자신만의 아지트를 찾아 바위처럼 앉아보세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노라면 외로움마저 친구처럼 여겨질 겁니다. 알고 보면 외로움도 참 다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