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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88971058060
· 쪽수 : 310쪽
· 출판일 : 2011-10-31
책 소개
목차
<화문록> 현대어본
일러두기
서문
화문록 1
화문록 2
화문록 3
화문록 4
화문록 5
화문록 6
화문록 7
작품 해설
<화문록> 교주본
서문
일러두기
작품해설
화문녹 권지일
화문녹 권지이
화문녹 권지삼
화문녹 권지사
화문녹 권지오
화문녹 권지뉵
화문녹 권지칠
책속에서
화 공자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만히 생각하였다.
‘신부의 빛나는 용모와 성스러운 덕성을 보니 진정 요조숙녀임에 틀림이 없다 재모로 비교해도 호 소저보다 세 배는 더함이 있고, 행동거지로 일러도 훨씬 나으니 내 일찍이 이소저의 자색과 덕성이 이다지 빼어날 줄은 생각지 못하였도다.’
생각할수록 싫어하던 마음이 풀어지고 기쁜 표정이 얼굴에 나타났다. 화 공자는 저녁 문안을 마친 후 기린을 새긴 초롱을 들고 걸음을 옮겨 천천히 이혜란의 방으로 향했다. 방에 이르자 시비들이 일시에 영접하였다.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니 혜란이 가만히 일어나 맞이했다. 화 공자가 천천히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에, 팔을 밀어 혜란에게 자리를 청했다. 이혜란이 한 편에 앉아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데 예모가 정숙하였다. 화 공자가 눈을 들어 혜란을 바라보니 꽃다운 용모와 태도가 촛불 아래 더욱 아름다워 네 벽을 비추니 촛불의 빛이 도리어 무색하였다. 화 공자가 마음속으로 사랑스러워하면서도 호홍매를 본 후로부터 오로지 한 생각에만 얽매여 잊지 못하고 있었고, 이혜란의 액운 또한 심상치 않은 탓에 결국 화공자의 마음은 돌이켜지지 않았다. 하늘의 뜻은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화 공자는 이부자리를 스스로 펴고 옥 베개를 의지하여 누워 자며 혜란을 돌아보지 않았다. 혜란은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겨 박은 듯이 단정하게 앉은 채 밤을 지새웠다. (현대어본 22~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