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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995051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메누토 부인, 머리를 잃다
머틀 트라우트
무덤
짧지만 묘하게 좋았던 틸리의 결혼식
블루베리 사업
하퍼
리처드슨 선생의 기다란 팔
모자
하퍼 투
그것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내가 여름을 나던 때부터 이미 할머니들이었어. 지금은 분명히 저승길 갈 날이 오늘내일할 거야. 펜펜은 좀 뚱뚱하고 늘 행복해 행복해 하는 타입이고, 틸리는 꼭 괄약근처럼 생겼어.”
“뭐처럼 생겼다고요?”
래칫은 대답을 듣지 못했다. 차장이 재촉하는 바람에 허둥지둥 기차 승강대에 올라섰다. 모녀는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다. 오래전, 엄마는 래칫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 집안은 첫인사를 하는 것도 젬병이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도 젬병이고, 그 중간도 마찬가지로 잘하는 게 없다고.
“왜요? 그런 걸 뭐에다 써먹게요? 지금까지 피블스 씨가 얘기한 대로라면, 세상 사람 전부가 다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그런 일이 일어나는 눈 깜짝할 순간까지 다 아는 모양인데요. 그런 정보를 갖고 뭘 하는데요? 그 사람들 밥이라도 먹여 주나? 평화로운 시간을 어지럽힐 뿐이지. 지금까지 설명해 주신 걸 들어 보니까 이제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누리는 사람은 하나도 안 남은 것 같구먼. 텔레비전? 흥! 라디오? 흥! 신문, 잡지? 흥흥! 이 세상이 앞뒤 가리지 않고 설치는 통에 사람들은 쥐꼬리만 한 정보에도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걸로 들리거든요. 정보 없이는 하루도 못 살아. 그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흥, 나도 한번 널뛰게 해 봐요. 전염병이 따로 없지.”
“매디가 목욕탕에서 검은과부거미를 발견한 적이 있어요. 거미가 죽을 때까지 프라이팬으로 내려치다가 타일을 네 개나 깨뜨렸죠. 집주인이 손해 배상을 받겠다니까, 매디는 집 안에 독충이 있었다고 고소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거미가 죽은 뒤에서 계속해서 프라이팬으로 찧고 또 찧던 모습을 저는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매디는 거미가 거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장한 것 같았거든요. 나중에 매디한테 벌레 혼백까지 다 빠져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후려쳐 댔다고 하니까, 매디가 그러더라고요. 벌레 때문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벌레가 거기 있다는 것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뭘 해도 결국 다 똑같아지는 것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뭘 해도 결국 다 똑같아지는 것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흉측한 타일부터 시작해 우리가 살고 있는 거지 같은 돼지우리에 미치도록 화가 나서 그랬대요. 남자가 필요한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개미 새끼 한 마리 없는 게 미치게 화가 났대요. 매디가 그렇게 정신이 나간 모습은 다시는 보지 못했어요. 매디가 분통을 터뜨린 상대가 제가 아니라 거미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