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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71999707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19-07-2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1 - 특이한 전학생 9
2 - 의자 소년 20
3 - 바지 소녀 34
4 - 여자에게 바지, 남자에게 스커트 42
5 - 전설의 모델러 53
6 - 극비 프로젝트, 시작! 68
7 - 아버지와의 전쟁 79
8 - 최강의 파트너 94
9 - 105도 106
10 - 반항심보다 호기심 123
11 - 스튜디오 데라다 131
12 - 그래도 아직은 144
13 - 튼튼한 사람의 약한 마음 155
14 - 의자라는 소우주 166
15 - 프리스타일 177
16 - 우리 의자 191
17 - 전국 학생 의자 디자인 대회 200
작가의 말 215
옮긴이의 말 217
책속에서
친근감과 더불어 의자에서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진다. 고대 이집트의 왕좌를 보면 왕관을 쓴 투탕카멘이 떠오른다. 낡은 흔들의자가 있으면 그곳에 앉아 파이프 담배를 피울지도 모를 할아버지나 무릎 위에 고양이를 앉히고 깜빡깜빡 조는 할머니가 보인다. 새로 만든 아기 의자를 보면 내일 그곳에 올라가 앉으려는 아기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내가 의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개성’은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 쉽다. 따라서 난 별나지 않은 모습으로 친구들이 즐겨 듣는 유행가를 함께 듣는 척하고 유행하는 영화를 본다. 인터넷에서 영화 리뷰를 읽고 적당히 장단을 맞추어 줄 때도 있다. 그런 자신이 점점 한심하게 여겨지기는 해도 여태껏 취미가 같은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
내심으로는 다른 애들과 고만고만해야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자기 자신을 죽이면서까지 비슷해지고 싶지는 않다. 대량 생산품도 아닌데 모두가 하나의 색깔로 물든다는 건 그야말로 최악이다. 어쩌면 다들 ‘난 사실 너희와 달라’ 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만 고립될 용기가 없으니까 적당히 그런 척할 따름이다.
“물론 모형을 만드는 일도 힘들겠지만, 맨 처음 디자인 단계가 더 중요해. 이건 디자인 대회니까 말이야. 디자인에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어. 나무를 깎아 조립하는 일은 시간에 정해진 대로 해 나가면 되겠지만, 디자인은 그렇지 않아. 몇 시간 꾸준히 작업한다고 해서 성과가 반드시 나오리라는 법이 없거든. 손이 아니라 머리를 써야 하니까.”
“그게 무슨 말이야?”
갑자기 리리가 일어섰다.
“꼭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 같네?”
“뭐가?”
“지금 한 말은 디자이너가 위에 있고, 모델러가 아래에 있다는 식이잖아?”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야. 디자인은 아이디어를 내는 작업이라서 하루에 몇 시간 일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오는 수작업하고는 다르다는 얘기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