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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72002567
· 쪽수 : 276쪽
· 출판일 : 2010-05-14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6
1부 진리의 상아탑에서
1980년대 대학교의 기록 12
1984. 4. 24. 서울대 14 /1985. 4. 15. 고려대 앞 16 /1985. 5. 18. 고려대 정문 18
1986. 4. 29. 성균관대 21 /1986. 5. 31. 이화여대 22 /1986. 5. 30. 감신대 24
1986. 10. 31. 건국대 28 /1987. 2. 6. 서울대 32 /1987. 5. 28. 서울대 34
1987. 6. 7. 고려대 정문 36 /1987.6.17. 연세대 정문 40 /1987. 7. 7. 연세대 44
1988. 2. 26. 서울대 48 /1988. 6. 9. 연세대 50 /1988. 11. 3. 서강대 앞 52
1988. 11. 3. 연세대 앞 54 /1989. 4. 30. 연세대 정문 56 /1989. 6. 10. 서강대 앞 58
사진과 나: 서울의 봄 62
2부 그 날, 그 거리
거리 시위에 대한 기록 68
1986.3.25. 창신동 전태일 기념관 70 /1986.4.11. 법원 72 /1984.5.18. 이문동 74
1986.4.18. 미아리 76 /1986.5.15. 안암동 78 /1986.5.18. 명동성당 80
1987.2.7. 명동성당 82 /1987.6.15. 명동성당 87 /1987.6.18. 명동성당 88 /
1987.6.20. 조계사 앞 90 /1987.6.27. 부산 91 /1987.5.18. 광주 원각사 92
1987.6.10. 미도파 앞 94 /1987.6.10. 시경 앞 102 /1987.6.10. 신세계 앞 103
1987.6.10. 서울역 104 /1987.6.10. 한국은행 앞 105 /1987.6.26. 부산 문현동 로터리 108
1987.6.29. 부산 114 /1987.7.7. 세브란스 병원 앞 117 /1987.7.9. 서울시청 앞, 이한열 장례식 118
1988.5.19. 명동성당 122 /1988.5.19. 광화문 127 /1988.5.30. 서울역 앞 128
1988.11.5 대학로 129
사진과 나: 현장 그리고 동료 130
3부 시대의 얼굴
1980년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들의 기록 138
1985.9.25. 법원 140 /1986.4.23. 성균관대 142 /1987.1.20. 서울대 144
1987.1.26. 서울대 150 /1987.6.10. 백병원 153 /1987.7.9. 서울대 154
1988.4.9. 명지빌딩 156 /1988.5.22. 서울 아카데미 하우스 158 /1988.10.30. 건국대 160
1988.11.2. 연세대 161 /1988.11.27. 설악산 백담사 162 /1989.6.10. 연세대 164
사진과 나: 내 기록의 시작 166
4부 진실을 알리다
현장 그리고 사진기자들에 대한 기록 174
1980.5.18. 광주 금남로 176 /1986.4.30. 중앙대 후문 180 /1986.5.20. 서울대 학생회관 182
1986.10.31. 건국대 185 /1987.6.9. 연세대 정문 186 /1987.6.10. 신세계 앞 190
1987.6. 한국은행 앞 198 /1989.4.30. 연세대 200 /1989.5. 연세대 정문 202
1988.6.10. 연세대 앞 206 /1988.11.3. 연세대 앞 209 /1991.5.18. 연세대 정문 210
사진과 나: 거리의 자유 215
5부 잊지 못할 순간
잊지 못할 사건, 잊지 못할 사진 220
1961.5.18. 시청 앞 222 /1968.1.21. 서울 홍제동 파출소 225 /1970.3.18. 서울 한강로 3가변 228
1970.5.10. 청평호 231 /1971.12.25. 서울 대연각 호텔 232 /1972.12.2. 시민회관 235
1974.8.15. 국립극장 815 기념식장 238 /1977.11.11. 이리역 부근 242
1979.11.7. 궁정동 만찬장 현장 244 /1979.12.15. 서울 육군본부 246 /1981.5.14. 경남 경산 248
1983.10.9. 미얀마 아웅산 국립묘지 250 /1985.9.21. 서울 워커힐 호텔 254
1988.10.17. 서울 연희동 256 /1990.12.28. 대청호반 258 /1991.6.3. 한국외국어대학 261
1993.5.7. 용인 자연농원 264 /1993.7.26. 전라남도 해남군 267 /1994.10.24. 충주호 270
에필로그 274
리뷰
책속에서
외신기자들은 종군기자 수당을 받으며 취재를 할 정도였다. 땅에는 불타고 있는 경찰 장비들과 날카로운 돌멩이들이, 하늘에는 매캐한 최루탄 연기와 날아다니는 화염병들이 있었다. 허공에는 “독재타도”와 “양키 고 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구호를 외치면서도 시위대들은 외신기자들에 대해선 호의적이었다. 국내 언론이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에서, 외신이 그나마 국내의 시위가 보도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일 것이다. 시위가 있을 때마다 수십 명의 외신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주로 AP, 로이터, AFP 등 전 세계에 사진과 뉴스를 공급하는 통신사 기자들이었고, 일본의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미국의 뉴욕타임즈 등 각국의 주요 신문사와 언론사 기자들도 한국을 찾아왔다. 그들은 1980년 우리나라의 ‘현장’을 전쟁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최루탄이 날아다니고 화염병이 날아다니는 우리의 ‘현장’은, 극렬한 전쟁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 취재를 오는 기자들에게는 종군 수당이 나왔다고 한다. 아랍이나 이라크 같은 전쟁이 일어나는 지역에 취재를 가는 기자들이 그러하듯이 통역지원, 차량지원, 정보수집비, 그리고 봉급의 배에 달하는 위험수당을 받았다.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과 우리는, 현장에서 친구가 되었다. 같이 최루탄 먼지를 털어내며 소공동 뒷골목에서 막걸리를 마시곤 했다. 김치를 집어먹으며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민주주의는 총칼에 의해 지배되어선 안 된다. 더 이상 이 땅에서 최루탄과 화염병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내가 사진기자라는 것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시대를 이야기할 수 있고 시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 눈물겹게 기뻤다.
물론, 이런 내 마음과 달리 몸은 항상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머리 위로 떨어질지 모르는 화염병에 헬멧을 쓰고, 눈과 코를 괴롭히는 최루탄 연기에 방독면을 착용하고, 시위하는 모습을 한 눈에 보기 위해 사다리를 놓고 그 위로 올라갔다. 필름을 넣는 조끼, 여러 대의 카메라도 필수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는 시절이니 무조건 필름은 많이 가지고 다녀야 하며, 언제 어떤 구도로 누구에게 무슨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종류가 다른 카메라 렌즈와 플래시 역시 챙기고 다녀야 했다. 어딜 가든 목숨처럼 챙겨야 했던, 당시 사진기자들의 필수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