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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일반문학론
· ISBN : 9788972753872
· 쪽수 : 362쪽
· 출판일 : 2007-04-05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2003년에 출간된 프랑스와 퀴세의 <프랑스 이론>은 비교적 차분하게 프랑스 철학자가 누린 유명세의 근원을 짚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대학의 철학과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소수 전공자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는 푸코, 데리다, 라캉 등과 같은 이름이 무슨 이유로 미국에서는 문학, 그것도 철학이나 불문학이 아닌 영문학과를 중심으로 소위 데리다 공장이라고 일컬을 만큼 프랑스 철학에 대한 글이 넘쳐흘렀는가. 다시 말해 문학을 공부하고 비평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문학 이외의 분야, 전공자들조차 힘겨워하는 철학.사회학.심리학의 개념과 용어를 그토록 쉽게 들먹이는가에 대한 이유를 파고들었다. 라캉 자신과 하느님만이 이해할 테지만 라캉이 죽었으니 지구 위에는 이해할 사람이 남지 않았다는 라캉의 글ㅡ소칼에 의하면 라캉 자신도 무슨 말인지 한 소리ㅡ이 여러 분야에서 거론되는 이유를 소칼이나 퀴세는 각기 다른 식으로 설명하지만 두 사람의 의견은 저자와 독자가 공모한 지적 사기, 혹은 지적 허영 탓이라는 데로 모아진다. - 본문 235~236쪽, '토끼 사냥' 중에서
언어는 설득하지만 이미지는 유혹한다. 문자를 통한 설득은 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이나 지적 노력을 요구하는 피곤한 일이지만 이미지는 첫눈에 반하는 감미로운 눈요기이다. 레지스 드브레의 말에 의하면 문자 시대의 인간은 설득의 대상인 시민이었지만 이미지 시대의 인간은 유혹의 대상인 소비자이다. 문자는 추론적, 반성적이지만 이미지는 선동적이며 전투적이다. 기호 위주의 문명인 이슬람 국가에서 이미지와 여자를 소쿠리에 넣어 멀리한다. 모두 위험한 미혹의 근원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에 적대적인 기호의 나라에서는 여자의 얼굴을 히잡이라 불리는 베일로 가린다. 역으로 이미지가 숭배되는 곳의 여자들은 자꾸 벗으려 든다. - 본문 19~20쪽, '문자와 이미지' 중에서
연인들은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견디지 못한다. 편지를 쓰고 지우고 찢어버리며 불면의 밤을 견디기보다는 대뜸 맞부딪쳐 몸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환상과 환멸을 거듭하는 마음의 세결을 쓰는 것도, 읽는 것도 고루하고 지루한 일이 되었다. 우체통이 사라지고 모텔은 늘었다. 지루한 문자보다 들뜬 몸이 이 시대의 소통도구이다. - 본문 76~77쪽, '석탄과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