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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4190
· 쪽수 : 355쪽
· 출판일 : 2008-07-2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수하는 것도 가능할까?"
가가 형사의 눈이 커졌다. 그 뒤에 그는 한 차례만 고개를 저었다.
"안타깝지만 이 단계에서는 자수라고 인정받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공연한 저항을 하신다면 별로 득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어깨의 힘이 스르르 빠져나갔다. 절망을 하면서도 반면 내가 안도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다. 이것으로 이제 더 이상 연극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 105쪽에서
어찌됐든 이만큼 많은 수의 작품 원고가 작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집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뭔가 부자연스럽다. 또한 그 내용이 발표된 히다카의 작품과 완전히 똑같은 것이 아니고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불가해한 일이었다. 대학노트에 써놓은 소설의 경우는 여기저기 행간마다 교정한 흔적이 있어서 퇴고 중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일이 이렇게 되자 나는 내가 세웠던 가설이 적중했다고 단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가설이란 즉 '노노구치 오사무는 히다카 구니히코의 고스트라이터였던 게 아닌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묘한 관계가 틀어진 결과, 이번 살인사건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 - 111쪽에서
노노구치는 히다카에게 뭔가 커다란 약점을 잡히고 있었다는 얘기인 걸까. 그렇다면 그건 무엇인가. 여기서 히다카 하츠미와의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이를테면 히다카 구니히코가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 채고 그것을 묵인해주는 대신에 노노구치에게 고스트라이터가 되기를 강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견해일 것이다. 히다카 하츠미가 죽은 뒤에도 노노구치가 히다카에게 계속해서 작품을 제공해왔다는 데 대해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 152쪽에서
그녀를 더 이상 고통 속에 남겨둘 수는 없었습니다. 히다카의 성격을 생각하면 깨끗이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어줄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녀와 헤어진다는 건,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 뒤로 며칠이나 고민을 했을까요. 나는 교사로서의 일도 내팽개치고 타개책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미 다 아시겠지요. 아니, 가가 형사는 진즉부터 짐작하고 있었으니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히다카를 죽이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 206쪽에서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처음 노노구치를 체포했을 때부터 뭔가 잘못된 길로 들어선 듯한 불안감이 들었다. 그것이 이제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경찰관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아직 미숙한 탓에 엉뚱한 착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하지만 내 스스로의 감각에 아직도 미진한 것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건에 종지부를 찍고 싶지는 않았다. - 266쪽에서
나는 단언한다. 그런 인간은 친한 친구가 아니다. 똑같은 모순이 노노구치 오사무의 고백의 글에도 있었다. 친한 친구라면 상대의 아내를 빼앗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친구의 아내와 공모하여 그를 죽인다는 등의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정말로 친한 친구였다면 상대를 협박하여 고스트라이터가 될 것을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노노구치는 히다카 구니히코를 '친한 친구'라고 수차에 걸쳐 밝혔던 것일까. - 274쪽에서
사건이 일어난 날은 4월 16일, 화요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