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함민복 에세이)

함민복 (지은이)
  |  
현대문학
2009-10-01
  |  
11,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9,900원 -10% 2,000원 550원 11,35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인터파크 로딩중
11st 로딩중
G마켓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책 정보

· 제목 :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함민복 에세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2754480
· 쪽수 : 300쪽

책 소개

강화도 시인 함민복 특유의 서정적 정서를 녹여낸 세 번째 에세이집. 가난했지만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 강화도에서 만난 역사와 사람들, 누에처럼 하얀 강아지 길상이와 단둘이 살아가는 일상 등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마주친 삶의 모습들을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필치로 그린다.

목차

1부 추억의 경쟁
밥상을 들 때의 마음으로 | 굴렁쇠 | 이사 | 반지의 힘 | 이러다 목련꽃 피면 어쩌지 | 명동성당 | 추억의 경쟁 | 두릅을 따며 어머니 생각 | 봉선화 감성 | 지하촌 | 물고기 | 함석대문이 있는 풍경 | 산소 코뚜레 | 교장선생님, 멀리 날다 | 1997,양화대교 | 오이냉국 | 나는 내 맘만 믿고

2부 전등사에서 길을 생각하다
함씨 | 집에 대한 단상들 | 길거리에서 핀 매화 | 길상이 가라사대 | 막걸리 안주는 인절미가 최고인데 | 열쇠 | 보문사 가는 길 | 허리 |우스갯소리 | 인터넷에도 없는 낙지 잡는 법 | 산초 | 잘 가라, 이 봄 | 군내 버스 | 낙지 잡기 패인 분석 | 맛 | 전등사에서 길을 생각하다

3부 우리 시대의 약도는 무엇일까
불꽃놀이 | 망원경 | 민들레꽃 | 고구마 캐기 체험 나온 아이들을 보며 | 태풍이여 제발 진로를 | 수자기帥字旗를 아시나요? |저수지 가는 길 | 인터넷 시詩 변질 유감 | 백중사리 | 우리 시대의 약도는 무엇일까 | 접목 | 논물 거울 | 돌고래를 찾아서 | 낭만 성형수술 | 촛불 | 총소리 | 바닷물 위에서의 반성 | 가을, 우리는 무엇을 남길까 | 사람 소리

저자소개

함민복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 출생. 3남 3녀의 막내. 할아버지까지는 귀족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19세기 후반, 강릉 지방의 토호였는데 어떤 변란에 연루돼 충주로 피난을 내려왔다고 한다. 아버지는 농부였다. 함민복이 태어난 마을은, 시인의 마을이었다. 신경림을 비롯해, 이름을 알 수 없는 월북시인, 시운동 동인이었던 정한용 시인, 지순 시인 등이 바로 그 마을에서 태어났다. 함민복의 시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아름답게 등장할 때는, 그가 유년 시절의 고향을 떠올릴 때이다. 그는 수도전기공고에 입학하면서부터 내내 유년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그러나 전기공고에 입학할 때, 보증인을 두 명씩이나 세워, 함부로 그만둘 수도 없었다. 군대 같은 공고 생활을 마치고, 기능사 2급 자격증을 들고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취직할 때에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공고에서 결정된 그의 삶은 당분간 벗어날 수 없는 것이었다. 1987년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 재학 중인 1988년에 계간<세계의 문학>에 시 '성선설'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89년에는 <아동문학평론>에 ‘강’으로 동시 추천을 받았다. 1990년 첫 시집 『우울 氏의 一日』을 냈고, 그 후 <21세기-전망> 동인으로 활동할 때 썼던 대중문화를 소재로 한 시편들을 모아 『자본주의의 약속>>이란 두 번째 시집을 발간하였다. 시인 친구들과 금호동에서 함께 살며 썼던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를 엮으며 서울을 떠나 강화도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1996년 문화관광부 주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였고 2003년 첫 산문집 『눈물은 왜 짠가』를 발간하였다. 강화도 바닷가 마을에서 어부들과 함께 살며 썼던 시 편들을 정리해 10년 만에 네 번째 시집 『말랑말랑한 힘』을 냈고 이 시집으로 제7회<박용래 문학상>, 제24회<김수영 문학상>, 제2회 <애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강화도에 살며 아직 시를 쓰고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508호실에 또다시 밤이 왔고 나는 혼자 서툰 기도 혹은 혼잣말을 했다.
어머니, 소가 되셨나요. 왜 코뚜레를 하고 계세요?
어머니, 코끼리가 되셨나요. 왜 코에서 나온 호스로 미음을 드시죠?
어머니, 소처럼 벌떡 일어나세요.
어머니, 코끼리처럼 큰 소리로 저를 한번 불러주세요.
그리고요, 이건 정말 궁금한 건데요,
“내가 누구여?”
이렇게 물었을 때 제가 “엄마” 하고 대답한 것은 몇 살 때였나요.
또 장소는 어디였죠?
저는 왠지 향나무가 있던 우물가였거나, 바깥마당에 있던 대추나무 아래였으면 좋겠어요.
제 대답을 듣고 어머니 기분은 어떠셨나요? - '산소 코뚜레' 중에서


언젠가, 어머니 등에 업혀 큰 물가를 지나는데 비가 내렸던 그 물가가 어디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갓난아기였던 네가 그걸 어떻게 기억하냐며, 큰 누이 데리러 제천 의림지를 지나는 거였다고 말해주었죠. 그때 어머니한테 궁금했던 것들을 다 물어볼 걸 그랬어요. 참, 나도. 물어보지 못해 영원히 알 수 없게 된 것들이나 생각하고 참, 한심하지요.
이젠 043으로 시작하는 고향 쪽 전화번호가 찍혀도 크게 놀라지도 않는걸요. 왠지 아세요? 축이 없어진걸요. 운동기구 역기 아시죠. 손잡이 없는 역기를 한번 떠올려보세요. 그리움과 슬픔 두 바퀴가 아직 있기는 한데, 손잡이가 되는 축이 없어진 것 같아요. 허공을 움켜잡고 들었다 놓는 것처럼 허전하기만 해요. 이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두 바퀴만 덩그렇게 남았으니 말이죠. 이제 나는 죄를 짓지도 못하잖아요. 제일 큰 죄 지을 수 있던 대상이 없어졌으니까요. 팽팽하던 낙하산 줄 하나가 팅 끊어진 것도 같고 내 삶을 늘 달아주던 오래된 앉은뱅이저울이 고장 난 것도 같아요. - '나는 내 맘만 믿고' 중에서


아카시나무 가로수가 시작된 지점에서 길의 우측인 산 쪽은 리기다소나무 숲이 끝나고 쇠사슬나무와 갈참나무 숲이 이어진다. 이 나무들은 곧고 근육질이어서 마치 암놈이 없을 것 같다. 졸참나무 낙엽이 다급하게 바스락거린다. 바스락 소리가 휘모리장단으로 가파르게 치닫는다. 꿩이 날아오른다. 꿩의 활주로는 꿩을 하나도 돕지 않는다. 꿩에게 제 가속도를 측정해볼 기회를 줄 뿐이다. 꿩은 다리의 길을 접고 날개의 길을 편다. 딱딱하길 바라던 길에서 허탕을 치는 길로 길이 이어진다.
꿩이 내달은 길은 고라니 길이 될 수 있고 고라니 길은 사람 길이 될 수 있다. 사람이 걸어 다니던 길은 큰 차도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막 꿩이 낸 길은 길의 새싹인가. 길들은 진화와 퇴화를 반복하며 서로 만난다. 길끼리 만나지 않는 길은 존재할 수 없다. 길 중에, 섬[島]인 길은 없다.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 - '전등사에서 길을 생각하다' 중에서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