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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퀼트

퀼트, 퀼트

양선미 (지은이)
  |  
현대문학
2014-06-20
  |  
13,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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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퀼트

책 정보

· 제목 : 퀼트, 퀼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2757009
· 쪽수 : 292쪽

책 소개

서정적인 문체로 일상의 이면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작가 양선미의 두 번째 소설집.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한 10편의 단편을 엮었다. 여성적이고 섬세한 글쓰기 속에 일상의 이면에 숨겨진 위태로운 세계를 고발하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목차

조서
홍시
어디를 달리고 있을까, 해피는
퀼트, 퀼트
내 사촌 동생의 결혼식
물고기들
산책 일기
풍경의 안쪽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
브라보, 스위트 홈

해설 | 가족 이데올로기와 ‘정상가족’의 신화에 대항하는 글쓰기 _박진
작가의 말

저자소개

양선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67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별 특징 없는 여학생들이 그러는 것처럼 막연하게 선생님이 되고 싶어 목원대학교 국어교육과에 입학했으나, 교사가 될 자질도 실력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에만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소설에 눈을 떴고 기적처럼 199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차를 타고 안개 속으로」가 당선되는 행운을 얻었다. 소설에 중독되어 밤을 낮처럼 낮을 밤처럼 살았다. 그 결과 장편소설 『문주』와 소설집 『맛동산 리시브』를 세상에 내보냈지만 문득 소설 쓰기에 한계를 느꼈다. 공부를 하면 나아질까 싶어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들어갔으나 해답을 찾지 못해 우물쭈물하는 사이 박사과정까지 마치게 되었다. 지금은 그간 읽었던 모든 책들이 잘 소화되어 온몸으로 퍼지기를 기대하며 밤과 낮을 소설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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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선홍색 피를 흘리며 허공을 응시하던 그의 눈이 떠올랐다. 잠깐 습한 기운을 띠며 흔들리던 눈빛이. 까무룩 꺼져가는 그의 영혼을 바라보던 내 안에서 요동치던 당혹감이 아직까지 내 안 어딘가에서 떠도는 게 느껴졌다. 자꾸 뿜어져 나오려 하는 눈물까지도. 만약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래서 방향을 틀지 않고 그대로 도로를 달렸더라면, 그는 무사히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을까. 횡단보도를 건너 내 집까지 찾아왔을까. 짐작이 되지 않았다. 그를 보는 순간 돌연 끓기 시작한, 나 자신도 감당 못 할 맹렬한 적의는 어디에서 떠돌던 슬픔이었을까. 자동차 불빛에 놀라던 그의 검은 얼굴, 허공에서 잠깐 빛나던 담배의 불빛은 혹시 꿈이 아니었을까.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반짝 투명한 알갱이 하나가 볼에 와 부딪혔다. 비인 것 같았다. _「조서」


영우는 담 쪽으로 걸어갔다. 노인이 떨어졌다던 곳을 바라보았다. 땅이 까맣게 죽은 건 피 때문일 터였다. 그 옆으로 플라스틱 소쿠리에 수북하게 담긴 홍시가 보였다.
“하이고 홍시 좀 봐라. 내다 팔 작정이었나, 많이도 땄네, 제길. 여름 내내 감꽃 땜시 지저분해서 살 수가 없다고 원명학교에 쫓아가서 그렇게 뭐랬쌌더니 아, 막상 홍시가 열리니께 먼 걸신들린 사람처럼 따대더라니께.”
영우는 담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운동장에 아이들이 가득했다. 아이들은 우우우 뛰어가거나 떼를 지어 걸어갔다. 손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분명 지난 저녁에 있었던 일들을 떠들어대고 있을 터였지만 늘 그랬듯 원명학교의 운동장은 정적에 싸여 있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만 가끔 들려올 뿐이었다. 왜 그랬던 것일까, 영우는 생각했다. 슈퍼 주인에 의하면 노인은 몇 년 전 약을 먹었다. 응급실에서 위세척을 하고 며칠을 입원한 끝에야 겨우 살 수 있었다. 퇴원을 한 뒤로는 그렇잖아도 잘 열리지 않던 말문을 아예 닫아버리고 말았다. _「홍시」


“그럼 나도 밖에서 잘란다.”
타협의 여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말투였다. 어찌나 화가 나던지 아버지가 아니라면 한 대 때리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러곤 그만이었다. 아버지는 미련 없이 돌아섰고 정말로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았다. 개와 사이좋게 어깨를 맞댄 꼴이 영락없이 노숙자였다. 도저히 이해 못 할 사람이라고 나는 몇 번씩이나 속으로 욕을 했다. 결국 소리 나게 현관문을 닫은 후에 나는 집 안으로 들어와버렸다, 옷을 갈아입고 양치를 하고 몸에 밴 냄새를 닦아내면서부터는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욕들을 삼키지 않고 내뱉었다. 딱히 아버지에게로 향한 것만은 아니었다. 나는 어느새 해피를 풀어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_「어디를 달리고 있을까, 해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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