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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88972757368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1983년 10월, 팔켄베리
1984년 5월, 보로스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좋은 사람들이 대개는 더 나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은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진짜 역겨운 건, 결국에는 본래 사는 게 그런 거라 믿게 되고, 아무렇게나 우리 집에 들어와 술을 진창 마시고 “꼬마 아가씨 몇 살이야? 학교는 어때?” 같은 잡담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라도 되는 양 해대거나 술 취한 목소리로 우리가 자기 같은 사람들을 참아내야 한다는 건 구역질 나는 일이라고 말하는 걸 듣는 일이 평범한 일상처럼 여겨지게 된다는 점이다.
내 몸에 구멍이 나서 그 작은 구멍을 통해 기력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기분이었다. 내가 봤던 광경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 모든 증오와 그 생물을 해치려는 욕구가 어디에서 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어는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바로 그런 모습에 매혹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어떤 짓을 하더라도 자신들에게는 아무 일 없을 거라는 인식 말이다. 그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와 같은 생물…… 인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걸 하러 가는 거겠지. 그 생물을 학대해서 조금씩 생명을 빼앗는 일.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러고 싶기 때문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짓을 한다. 아니면 이유가 있는데 우리가 못 보고 있는 걸까? 밀수 담배와 그 생물, 아빠, 레이프, 약쟁이, 토뮈네 형들, 온갖 사기꾼들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모두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그 촘촘한 그물망의 가장자리에서 누군가 무심코 행한 한 번의 몸짓이 모든 걸 망쳐놓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