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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757566
· 쪽수 : 564쪽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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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코끼리 무덤이 있다고 믿었다. 병들거나 늙은 코끼리들이 찾아가서 죽는 곳이 있다고 말이다. 그들은 무리에서 슬그머니 벗어나 먼지 자욱한 풍경 속을 느릿느릿 걸어간다고 했다. 우리가 7학년 때 배우는 그리스 신화의 타이탄들처럼. 전설에 따르면 그 장소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고 했다. 초자연적인 힘의 원천이자 세계 평화를 가져다줄 마법의 책이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 무덤을 찾아 나선 탐험가들은 죽어가는 코끼리들을 몇 주씩 따라다니지만 사실은 원점회귀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곤 했다. 어떤 이들은 그러다 영영 사라졌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보았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무덤을 찾았다고 주장하는 탐험가들 중에도 그곳의 위치를 다시 찾아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유는 여기에 있다. 코끼리 무덤은 미신이기 때문이다.
내 삶은 엄마가 실종되던 순간에 연결된 두 대의 기차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나 두 기차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보려고 들면 선로가 덜커덕거려 머리가 뒤로 홱 빠진다. 나는 엄마가 코끼리들에 대해 열심히 기록을 하고 있을 때 그 옆에서 불그스름한 금발을 휘날리며 철없이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던 아이였다.
경찰마다 도망친 사건이 하나쯤은 있다.
어떤 경찰들한텐 그 경험이 경찰서 크리스마스 파티 때나 동료들과 맥주를 부어라 마셔라 할 때 읊어대는 전설이 되기도 한다.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보지 못한 단서, 차마 없애지 못한 파일, 종결짓지 못한 사건이 그런 것들이다. 그로 인해 지금도 악몽을 꾸고 이따금 식은땀을 흘리며 화들짝 깨기도 한다.
남은 우리에게는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 악몽이다.
거울을 보면 어깨 너머에서 누가 보고 있는 것 같다. 수화기를 들면 저편에서 알 수 없는 침체된 공기만 흐른다. 혼자 있는데도 누군가가 늘 함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