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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912028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2-04-25
책 소개
목차
세관 -- 『주홍 글자』에 붙이는 서문
주홍 글자
역자 해설: 가장 통속적인 것에서 피어난 가장 숭고한 이야기
너대니얼 호손 연보
리뷰
책속에서
원고를 좀 더 자세히 읽어 보니 이 기묘한 여인의 다른 활동이며 수난에 대해서도 기록되어 있었다. 그 부분은 주로 <주홍 글자>라는 제목의 이야기에 언급되어 있다. 검사관 퓨 씨의 문서가 그 이야기의 주요 사실들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원본은 주홍 글자 ─ 아주 기묘한 유품 ─ 와 함께 내가 소장하고 있으며, 만약 이 이야기에 커다란 흥미를 느껴 원본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보여 줄 생각이다. 내가 이 이야기에 옷을 입히고 등장인물들을 움직이는 감정의 동기나 양상을 상상하면서 늙은 검사관의 여섯 장 원고 범위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 짓지는 말아 달라. 오히려 나는 그 사실을 내가 전적으로 창작해 낸 것인 양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최대한 허용했다. 다만 그 줄거리의 출처가 분명함을 주장하는 것뿐이다.
- 서문 중에서
「그런데도 그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겠소? 아무리 그래도 그자는 내 손에 잡히고 말 것이오.」 그는 마치 운명이 자기편이라도 되는 양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자가 당신처럼 옷에다 치욕의 글자를 붙이고 다니진 않겠지만, 난 그의 가슴에 찍힌 글자를 읽을 수 있을 거요. 그렇다고 그를 걱정할 건 없소! 하늘의 심판에 참견한다거나, 그자를 밀고해 인간의 법에 걸려들게 만드는 손해날 짓은 할 생각이 없으니 말이오. 또한 내가 그자의 목숨을 노리지나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지 마시오. 내가 판단하기에 그자는 상당한 명성을 가진 사람 같은데, 난 그 명성을 해치지도 않을 거요. 그자를 살려 둘 거요! 숨어 살 수 있다면 세상의 명성 속에 숨어 살게 해줄 거요! 그렇다 해도 그자는 내 손에 잡히고 말 거요!」
이즈음 딤스데일 목사의 건강은 현저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습성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젊은 목사의 얼굴이 창백한 것은 지나치게 연구에 몰두하고 교구 일을 빈틈없이 수행하고 무엇보다 속세의 추악함에 영혼의 등불이 꺼지거나 흐려지지 않을까 염려하여 금식과 철야를 자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떤 이들은 만약 딤스데일 목사가 정말로 죽게 된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 더 이상 그분이 발을 딛고 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반면에 딤스데일 목사는 타고난 겸손함으로 만약 하늘이 자신을 거두어들이기로 하셨다면, 그것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하잘것없는 사명조차 수행할 자격이 없기 때문일 거라고 공언했다. 이렇듯 그가 쇠약해진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가 쇠약해졌다는 사실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점점 수척해졌다. 목소리는 여전히 낭랑하고 감미로웠지만 쇠약의 징후처럼 우울함이 깃들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조금만 놀라거나 갑작스러운 일을 당해도 손을 가슴에 얹고, 처음에는 얼굴을 붉혔다가 점점 창백해지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