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72883876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1-02-2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헨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얘기가 셔츠에서 전개됩니까?”
“그렇습니다, 셔츠의 뒤쪽에서.”
“베아트리스와 버질이 빵 부스러기보다 작거나, 셔츠가 엄청나게 크겠군요.”
“아주 큰 셔츠입니다.”
“그러니까 셔츠에서 원숭이와 당나귀가 돌아다닙니까? 거기에 나무와 시골길이 있고요?”
“그 이상이 있습니다. 모든 게 상징적인 겁니다.”
헨리는 자기가 똑같은 말을 먼저 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겠죠, 상징적인 것이겠죠. 하지만 무엇을 상징하는 겁니까? 상징이 무엇을 대신하는 건지 독자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아메리카 합중국, 유럽 옷감 연합, 아프리카 구두 연방, 아시아 모자 연합, 이름은 뭐라도 상관없습니다. 우리가 멋대로 지구를 나눠서 풍경에 이름을 붙이고, 지도를 그리지 않습니까. 그러고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
베아트리스_ 버질, 어제 나한테 질문한 거 있지.
버질_ (베아트리스를 등지고 있다. 거의 넘어질 듯 흔들거리지만 한 발로 아직은 용케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아, 일어났구나! 잘 잤어?
베아트리스_ 응, 잘 잤어. 내가 무슨 꿈을 꿨는지 알아?
버질_ 무슨 꿈을 꿨는데?
베아트리스_ 배!
버질_ (여전히 균형을 잡고 서서) 하지만 넌 배를 본 적이 없잖아.
베아트리스_ 꿈에서 봤어. 파인애플보다 컸어.
버질_ (여전히 균형을 잡고 서서) 그렇게 컸다면 맛이 없었을 거야.
베아트리스_ 그런데 너 어제 나한테 질문한 거 있지.
버질_ (여전히 균형을 잡고 서서) 그랬나? 허튼 질문이었겠지.
베아트리스_ 아니야, 좋은 질문이었어. 어젯밤 그 질문을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어.
버질_ (여전히 균형을 잡고 서서) 무슨 질문이었는데?
베아트리스_ ‘모든 것이 끝나는 어느 날, 우리가 겪은 일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라고 물었어.
(버질이 넘어진다.)
버질_ 그건 우리가 살아남을 때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