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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72884002
· 쪽수 : 372쪽
책 소개
목차
해체된 동화 형태의 프롤로그
1부 파리, 오늘날
1. 해는 뜨고, 지랄은 시작된다
2. 시체의 뼈를 바르는 자
2½.
2부 스크린 뒤에서……
1. 암탉을 비둘기로 착각하지 마
2. 노 그만 저어, 낭떠러지가 코앞이야
3. 사람들은 그를 재앙이라 부른다
4. 삼인의 닌자, 역습을 가하다
5. 동생보다 머리가 더 잘 돌아가는 셜록 홈스의 형
6. 믹서에 뼛조각 들었어
7. 상황이 심각하다…… 하지만 절망적이진 않다
3부 일주일 후……
1. 괴물은 우리 중에 있다
2. 당신 입에 안 맞는다고 다른 사람들 입맛까지 떨어뜨리진 마시라
3. 욕구불만에 시달리는 히치콕 박사의 에로 인형
4. 뱀파이어들에게는 고달픈 시절이다
4부 진술서
5부 아홉 달 후……
1. 그들은 여인숙에서 나오지 않았다
2. 미라의 비밀
3. 빌어먹을, 그럼 애정은 어떡하고?
에필로그, 니슈 요양원에서는……
역자 후기
책속에서
매일 아침 펠릭스(삼십삼 세, 칠십 킬로그램, 일 미터 칠십이, 실존적 불안에 시달린다)를 깨우는 건 냄새였다. 정각 일곱 시, 고양이 크라수키(십 세, 십 킬로그램, 오십 센티미터, 물렁한 비만에 시달린다)가 힘겹게 반려인간들의 침대로 기어 올라가, ‘사료공급기’ 펠릭스의 코에 대고 역한 입 냄새를 풍겼다. 물론 약간 거칠기는 했지만, 그 방법은 기상에 걸리는 시간을 상당히 줄어들게 해주었다. 진짜 삶이―이불 바깥의 세상―만만치 않다는 것을 일깨워주기도 했고.
펠릭스는 변화를 싫어했다. 그에게는 침대에서 나오는 것이 기어드는 것만큼이나 힘들었다. 잠은 늘 그를 불안하게 했다. 그냥 그렇게 몇 시간 동안 무無 속으로 사라지다니……. 도대체 어떻게 하기에 사람들은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까? 더한 것은 행여 영영 깨어나지 못해도, 그걸 결코 알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그 생각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렸다.
“아류영화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이해받지 못한 혁명적 예술실험이야.” 상대방이 충격에 휩싸여 있는 동안, 그리고 그가 노골적으로 당신을 비웃기 전에, 이런 식으로 논거를 펼치십시오. “아류영화는 영화 장르의 개념 자체를 문제 삼음으로써 관객을 뒤흔들어놔. 말하자면 아류에서는 코믹 영화가 웃게 만들지 않고, 공포 영화가 두려움에 떨게 만들지 않아. 한발 더 나아가, 오히려 공포 영화가 웃게 만들고, 코믹 영화가 결국에는 가장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들마저 불안에 빠뜨리지.” (상대방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 폴 프레부아가 출연한 <아랍 국왕은 금발 아가씨를 더 좋아해>를 보여주겠다고 협박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의기양양한 어조로 이렇게 결론지으십시오. “따라서 아류영화가 허접하다는 비난은 문화적 순응주의에 안주한 소시민들이 근본적으로 자유로운 예술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을 감추는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야.” 잘 해내셨습니다.
자, Z영화광 동지 여러분, 여러분은 이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거울을 똑바로 쳐다보고, 고개를 꼿꼿이 세운 채 온 세상에 아류의 훌륭한 말씀을 전파하러 가셔도 좋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