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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72885207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14-01-07
책 소개
목차
마부
환영
종
로맨스
아름다움
푸른 눈의 여인
아쿨리나 할머니
지난해
시간
이제르길 노파
역자 후기
고리키 연보
리뷰
책속에서
“인간에게는 인간에 대한 어떤 존경심도 남아 있지 않죠. 서로에 대한 동정심도 없어요. 누구도 다른 사람의 삶을 돕지 않습니다. 우리는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 서로 싸우고, 물어뜯죠. 올바른 분배란 있을 수 없고 사랑도 존재하지 않아요. 같은 인간이라고 해서 나리가 모든 사람을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에요.(…중략…) 우리 내면에는 그 어떤 법도 존재하지 않아요. 멀리나마 법이 존재해도, 우리는 마음속에 그것을 담아두지 않죠. 왜 기운이 없으십니까, 나리? 나리는 법을 위반할 수 있었고 결국 위반했죠. 그건 나리가 자신을 믿는다는 거예요. 나리 마음속에는 그 어떤 구제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고민할 일도 없습니다. 모두 공허한 말들뿐이죠. 나리의 마음이 자유롭다면, 외적인 그 어떤 것으로도 나리를 옭아맬 수 없어요.”
어느 날 술집에서 내게 이 이야기를 들려줄 때 난 그의 눈이 얼마나 멋지게 반짝거리는지를 알게 됐다. 이야기를 마친 그는 침묵을 지키다가 덧붙여 말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유일하게 좋은 거였네……. 얼마 안 되지. 그래…… 이렇게 술로 세월을 보낸다네. 그런데 그녀에 대해 회상하면…… 걸 좋아한다네. 그녀가 없었더라도…… 살았겠지만……. 이야기할 거리도 없었겠지! 빌어먹을……. 어떻게든 살다 죽었겠지. 어찌 되건 상관없어. 그런데 그녀가 있어서 회상할 거리가 있다네…….
다음 날 시간이 됐을 때 우리는 다시 그곳을 향했고 꿈속 같은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거의 한 달 동안 그곳을 방문하면서 열일곱 번이나 아름다운 여인을 볼 수 있었다. 그 기간 동안 우리는 아주 이상하게 살았다. 우리의 행복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얼핏 보기에 우리는 남들이 일하고 대화하는 것처럼 그렇게 살았다. 그러나 우리는 밤이 오면 우리에게만 허용된 황홀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그녀에 대해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 말로도 표현할 수 없고, 이성으로도 이해할 수 없고, 단지 자신을 휘어잡은 감정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데 어떻게 말을 하겠는가. 마치 검은 광석을 정련하여 순은을 정제해내는 불처럼 그 감정은 스스로를 고상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 기간 동안 우리는 행복했고 높은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았다. (…중략…) 우리는 오랫동안 그녀에 대한 기억으로 살았다. 언제나 잔잔히 영혼을 위로하는 애수를 안은 채 그녀를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