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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불교철학
· ISBN : 9788974790660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4-09-29
책 소개
목차
1장 고독을 노여워하거나 불행에 쓰러지지 않았다
뒤통수까지 벗겨진 대머리가 우습지 않다 - 얼굴에 대한 사유
축복이라고도 비극이라고도 말하지 못하는 삶 - 속절없이 또는 하릴없이
모나고 뿔난 마음을 다독이는 해법 - 달마의 힐링 토크
남을 향한 ‘믿음’에서 나를 향한 ‘눈뜸’으로 - 달마가 동쪽으로 온 ‘객관적’ 이유
대도는 무문이어서, 울고 짜고 할 구멍이 없다 - 벽관, 벽처럼 단단하게 벽처럼 굳세게
2장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속살을 스스로 파먹었다
‘잘남’을 향한 정신적 아우성과 몸부림 - 공덕도 성스러움도 없다
지금 내게 관등성명을 대라는 거니? - ‘모르겠다’의 의미
마음이 불안하면 헛것이 보이고 조금 더 불안하면 유일신이 보인다 - 황금으로 번쩍이는 부처님
갈 길은 먼데 눈이 내린다, 갈 길이 있고 눈은 내렸다 - 혜가단비, 스스로 팔을 자른 혜가
인생을 함부로 살지 않는 자의 표정은 늘 검고 서늘하다 - 업, 살아있음의 숙명
3장 자기에게 뿌듯하고 남에게 짐이 되지 않는 길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인생, 굳이 웃어야 할 필요가 없는 인생 - 웃음의 괴로움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보잘 것 없지만 인생을 건다 - 진실로 아름다운 교감
삶은 죽음과 같아야 하고 죽음은 삶과 같아야 한다 - 최적의 삶
황제가 주는 선물을 ‘쬐끔만’ 받다 - 달마의 흠결
산다는 건, ‘피가 흐르고 맥박이 뛰는’ 것일 뿐 - 혈맥론엔 위선이 없다
4장 자기다움을 지키려 애썼고, 혁명을 꿈꾼 죄로 죽어야 했다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니 아무렇지 않게 - ‘변종’ 육사외도와의 선문답
잘 가라, 달마 - 시험의 그늘
거룩하고도 눈물겨운 죽음 - 권력이 예고한 독살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 너무나도 시시한 부활
맨발을 위하여 - 짚신 한 짝 주장자에 걸어 메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일단락하면 자아(自我)라는 놈이 마음의 시작이자 문제의 근본이다. ‘나’라고 하는 관념이 추레하고 버거운 까닭은 그것이 기어이 남을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남들의 눈에 비친 나’, ‘남들보다 못난 나’, ‘남들의 눈에 들어야 하는 나’, ‘남들을 위해 살아야 하는 나’ 등속의 속절없는 번민을 유발하는 탓이다. 이에 반해 ‘달마’는 ‘나’에게 얽매이거나 ‘나’를 따로 설정하지 않는 무아(無我)를 딛고 서 있다. 예컨대 내가 아무렇지도 않을 때는 마음도 아무렇지 않다. 괴로움은 정해진 질량이 없으며, 괴롭다는 생각만큼만 괴롭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선가(禪家)의 오래된 충고다. 불용(不用)이 아니라 불립(不立)이다. 말글이 지배하는 세상이니 문자를 쓰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문자를 남용해서 삶을 고정관념 안에 구속하지 말라는 채근이다. 그 무엇이 아니거나 그 무엇이 되지 못했더라도 모든 사람은 사람이므로, 사람답다. 다시 말해 “문자를 세우지 말라”는 건 온갖 의미와 가치로부터의 해방을 뜻한다. 삶에 대해 해석하지 말고 평가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지금 여기 존재한다는 것’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거나 덫이 있다.
달마의 무심(無心)이란 말 그대로 무심한 것이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상태이며, 이것에 대한 애착과 저것에 대한 회피가 소멸한 상태다. 그러나 견성이 전제되지 않은 무심은 ‘멍 때리기’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다. 달마는 「혈맥론(血脈論)」에서 “오직 견성만이 구도(求道)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본성을 보라는 것이며, ‘지금 이 마음이 부처의 마음’임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갖가지 잡동사니가 드나드는 현재의 마음이 절대적으로 고귀한 마음이니, 따로 금인(金人)을 구하지 말라는 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