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외국 역사소설
· ISBN : 9788975070464
· 쪽수 : 639쪽
· 출판일 : 2010-07-25
책 소개
목차
제1장 불타는 수도, 낙양
제2장 천하영웅은 조조와 유비뿐이다
제3장 적벽대전, 삼분천하
제4장 영웅들 눈을 감다
제5장 천하는 다시 하나로
책속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지>의 원제목은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이다. <삼국지(三國志)>는 진수가 쓴 역사서인데, 이를 나관중(羅貫中)이 소설화한 것이 바로 <삼국지통속연의>이다. <삼국지통속연의>에서는 선을 상징하는 인물로 유비를, 악을 상징하는 인물로 조조를 묘사하고 있지만 정사에서는 조조를 엄연히 역사의 주인공으로 기록하고 있다. 역사서와 문학서에서의 상반되는 평가. 이는 실제 역사에서는 영원한 승자와 영원한 패자, 영원한 선인과 영원한 악인도 없다는 것을 <삼국지통속연의>가 방증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 편역자의 머리말 중에서
천하 영웅은 조조와 유비뿐이다!
조조가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었다.
“그런 것들은 녹록한 소인이라 말할 가치도 없소.”
“그렇다면 유비는 더 이상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영웅이란 가슴에 큰 뜻을 품고 뱃속에 뛰어난 계책을 숨기고, 우주를 포용하는 기틀과 천지를 삼키며 토하는 의지가 있는 자라야만 하오.”
“그런 인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조조는 손가락으로 먼저 유비를 가리킨 후 다시 자기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날 천하의 영웅은 그대와 나뿐이오.”
이 한마디에 유비는 소스라치게 놀라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이 순간 비가 억수로 쏟아지며 뇌성벽력이 천지를 진동했다. 유비는 조용히 머리를 숙여 떨어진 젓가락을 주워 올리고 변명했다.
“뇌성벽력에 그만 실수했습니다.”
조조가 껄껄 웃었다.
“뇌성벽력이야 천지의 자연스런 현상인데, 어째서 두려워하시오?”
“성인 공자도 뇌성벽력을 들으면 얼굴빛이 변한다고 하셨습니다.”
유비가 젓가락을 떨어뜨린 이유를 공자 운운하며 자연스럽게 둘러대니 꾀 많은 조조도 마침내 유비를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조조 그도 영웅이었으나 유비 역시 만만치 않은 영웅이었다. 상대가 영웅임을 알고 속마음을 떠 본 조조, 이에 놀랐으나 뇌성벽력 소리를 끌어대어 위기를 넘기는 유비. 능소능대(能小能大) 자유자재(自由自在) 하는 것이 용이라 하였던가. 형편 따라서 응변하는 솜씨를 가진 유비야말로 용의 모습을 한 영웅이 아닌가!
천하대세는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진다
진나라 황제가 크게 웃었다. 가충(賈充)이 손호에게 물었다.
“듣건대 그대는 남방에서 사람의 눈알을 뽑고 ‘얼굴 가죽을 벗겼다는데[剝面皮]’, 그건 어떤 죄에 쓰는 형벌이냐?”
“신하로서 임금을 죽이거나 또는 간특하고 교활하며 충성이 없는 자에게 그런 형벌을 내렸을 뿐이다.”
“…….”
가충은 부끄러워서 아무 말도 못했다. 가충은 위를 배반하고 진을 위해 충성한 사람이었다.
진나라 황제는 손호를 귀명후(歸命侯)에 봉하고, 그 아들과 손자를 중랑(中郞)으로 삼고, 오의 대신들을 모두 열후로 봉했다. 이때부터 삼국은 다 진제(晋帝) 사마염에게로 돌아갔으며, 천하는 하나로 통일됐다. 이른바 천하대세는 ‘합한 지 오래면 반드시 나뉘며,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쳐진다[合久必分 分久必合].’는 바로 그것이었다.
그 후 촉주 유선은 진나라 태시(泰始) 7년(서기 271년)에 세상을 떠났고, 오주 손호는 태강(太康) 4년(서기 283년)에 세상을 떠났고, 위주 조환은 태안(太安) 원년(서기 302년)에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