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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75275975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08-01-18
목차
1권
왼쪽세계
아는 것, 모르는 것, 안다고 생각했던 것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 1권 부록 -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데모 CD 수록곡 ]
1. 대학생은 바보다
2. 세금만 내고 살래?
3. 어머니
4. 타다만 담배를 끄다
5. In his arms
2권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1권에서 계속)
타다만 담배를 끄다
부록 :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에 대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 우지와 도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나는 그 음악이 뭔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히죽 웃었다. 그것은 '4WD'와 '버벌진트'라는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두 명이 함께 발표한 노래로, 우지에 대한 디스(diss=disrespect : 특정 대상에 대한 모욕, 혹은 그것을 담은 음악)였다. 우지는 뮤지션들이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는 노래 가사로 시비를 걸어줘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었고(그는 그것을 'Diss' 대신 '인사'라 불렀다), 자신을 씹어달라는 내용의 '씹어'라는 노래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자신이 씹히자 노발대발했다. 노래 가사가 정곡을 찔렀기 때문이다.
그 노래는 집요하고 무자비하게 우지의 약점을 공격하고 있었다. 단순한 모욕이나 인신공격을 넘어 우지를 발가벗기려 작정하고 만든 노래였다. 아주 대단한 친구들이다. 수준 높은 약올림을 구사할 뿐만 아니라, 라임은 독특했고 가사에는 감성이 충만했다. 음악은 큰 호응을 얻고 있었다. 특히 그 사실을 우지는 참을 수 없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 정도 음악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재능이 있는 뮤지션들이 이런 쓸 데 없는 골목다툼을 벌이는 것은 에너지의 낭비였다. (중략) 우지와 도현은 곧바로 화답곡을 만들기 시작했다. 혁근과 나는 이 일에서 빠지고 싶었지만, 대놓고 너희끼리 알아서 해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작업을 지켜보았다. 곤란한 상황이다. (중략) 디스 전쟁에 끼어드는 것은 얌전하고 고결한 음악을 하려는 우리의 지향점과 거리가 멀다. 한 번 망가진 이미지는 웬만해서는 회복되지 않는다. 본의 아니게 남의 오줌을 맛 본 사람이, 매일 아침 한 컵의 따뜻한 오줌을 마시는 사람보다 깨끗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 1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