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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5741890
· 쪽수 : 412쪽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설가 박완서 '가벼워지기 위해서'
늙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이 나이가 좋다. 마음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안 하고 싶은 건 안 할 수 있어도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도 않다. 안 하고 싶은 걸 안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도 않다. 볼 꼴 못 볼 꼴 충분히 봤다. 한 번 본 거 두 번 보고싶지 않다. 한 겹 두 겹 책임을 벗고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마음속에 나를 억압하는 찌꺼기가 없어져서 못 쓰는 거라면 그 또 한 얼마나 좋은 일인가. 결국은 가벼워지기 위해 썼다는 게 가장 맞는 말이 될 것이다.
수필가 피천득, '문학의 내용이 아름다움으로 채워지기를'
훌륭한 작가는 자연과 인생의 아름다움을 깊이 있고 정묘精妙하게 묘사하여 독자들에게 늘 새로운 감명을 준다. 늘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낸다는 뜻이 아니라, 평상적인 아름다움에서도 새로운 의미와 감동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작가는 자연과 인생의 아름다운 면만이 아니라 추한 면도 함께 다루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 줄로 안다. 그러나 나는 문학의 내용이 주로 아름다움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슬픔이나 고통도 얼마든지 문학의 내용이 될 수 있지만 비운悲運에 좌절하지 않는 인간 본연의 의지意志와 온정溫情이 반드시 그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