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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76045232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1.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Brown/Tokyo
2. 참담한 달걀말이 Yellow/Tokyo
3. 자라나는 우리 Pink/Tokyo
4. 성자의 직진 Blue/Tokyo
5. 만남 Red/Sydney
6. 반세기 로맨스 Grey/Sydney
7. 카운트다운 Green/Sydney
8. 랄프 씨의 가장 좋은 하루 Orange/Sydney
9. 돌아온 마녀 Turquoise/Sydney
10.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Black/Sydney
11. 삼색기의 약속 Purple/Sydney
리뷰
책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은 코코아 씨라고 한다. 진짜 이름은 모른다. 내가 마음대로 그렇게 부를 뿐이다. 내가 일하는 ‘마블 카페’의 창가 구석 자리. 반년쯤 전부터 그녀는 혼자 와서 꼭 그곳에 앉는다. 주문은 언제나 똑같다.
“핫코코아 주세요.”
비가 그친 뒤의 물방울 같은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본다. 어깨까지 오는 밤색 머리칼을 흔들며.
- 「Brown/Tokyo」
목요일. 오후 3시가 지나,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언제나처럼 문이 열렸다. 하지만 코코아 씨는 평소와 달랐다. 녹초가 되어서 토트백을 멘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다. 하필 그녀가 좋아하는 자리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 나는 보고 말았다. 주르륵, 하고 그녀의 뺨을 타고 내리는 것을. (...) 카페 점원과 단골손님. 앞치마를 벗을 수 없는 내가 코코아 씨에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
“비었습니다.”
들뜬 목소리로 코코아 씨에게 말하자,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얼굴을 들었다. 쓸데없는 짓을 했나 하고 잠시 움찔했지만, 어떻게든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나는 용기를 쥐어짰다.
“늘 앉으시던 자리 말입니다. 좋아하는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 힘이 날 때가 있잖아요.”
코코아 씨는 큰 눈을 더 커다랗게 뜨고 방금 빈 자리를 깜짝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눈이 사르르 녹듯이 웃었다.
“고맙습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 「Brown/Tok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