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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 ISBN : 9788976824714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장 개괄 ─ 들뢰즈의 감각론
왜 감각론인가? | 들뢰즈 감각론의 과제 | 이 책의 목표, 구성, 방법론
2장 들뢰즈 감각론의 이론적 토대
칸트 미학에 대한 발생론적 독해 | 칸트 감성론에서 들뢰즈 감각론으로
3장 발생론적 지각론
들뢰즈 감각론의 첫 번째 시기 | 초월론적 감성론 | 의식적 지각 발생의 구조와 논리 | 발생론적 탐구의 미학적 귀결: 기호, 감성의 초월적 실행
4장 행동학적 정서론
들뢰즈 감각론의 두 번째 시기 | 들뢰즈 신체론의 문제의식 | 스피노자 신체론에 대한 들뢰즈의 해석 | 신체행동학: 신체의 합성과 변용에 대한 탐구 | 행동학적 탐구의 미학적 귀결: 되기, 행동학적 윤리
5장 예술작품의 존재론
들뢰즈 감각론의 세 번째 시기 | 의견 대 감각 | 감각존재로서의 예술작품 | 예술론적 탐구의 미학적 귀결: 형상, 감각의 실험기록/실험장치
결론
참고문헌 | 찾아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들뢰즈는 우리가 매 순간 자신의 삶 전체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운명이란 신이 결정해 둔 비극적인 최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모든 순간들의 총체로서의 나’를 쉽게 벗어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운명은 결정론이 아니라 어떤 자유를 함축한다. 그것은 반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자유가 아니라(이는 불가능하다) 반복의 수준을 선택하는 자유다. 다가올 한순간, 내 삶을 어떤 수준에서 반복할 것인가? 다시 말해, 어떻게 이러저러한 실패와 절망의 순간들이 아니라 그런 순간들 하나하나로 그려 온 내 삶의 거대한 화살표 자체를 반복할 것인가? 이 길 위에서, 반복이 언젠가는 눈부신 창조가 될 것을 믿는다.
왜 근대 미학은 감각에 대한 탐구를 표상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다시 말해 왜 표상을 낳는 감각 자체가 아니라 이미 표상된 감각을 연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는 근대 미학이 표상 아래에서 의식적 지각의 발생적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개념적 수단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근대 미학은 그런 개념적 수단을 갖고 있었지만,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 그 예가 바로 라이프니츠의 미세 지각과 칸트의 강도다. 이 두 개념을 통해 들뢰즈는 근대 미학의 두 중심축에 해당하는 상이한 두 전통, 즉 라이프니츠-볼프 미학과 칸트 미학을 잠재성-현실성의 일관된 논리 속에 종합한다.
유명한 마들렌 과자의 사례를 떠올려 보자. 마들렌이 녹아든 홍차한 모금(감각적 기호)은 몸속에 ‘특별한 일’, ‘이유를 알 수 없는 감미로운 기쁨’을 가져다준다. 일시적으로나마 필멸이라는 인간의 운명마저 뛰어넘는 이 기쁨은 감성에다 그 기호를 포착하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압력을 가한다. 그 압력에 이끌려(따라서 비자발적으로) 이제는 기억이 그 기쁨의 원천을 찾아 과거를 탐색한다. 이때 초월적 실행에 도달한 기억은 자발적인 방식으로는 가닿을 수 없었던 과거의 진실(콩브레)에 도달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자발적 기억과 비자발적 기억이 서로 다른 능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능력의 서로 다른 실행”을 가리킨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자발적 기억은 “과거를 직접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가지고 과거를 재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