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88976965295
· 쪽수 : 306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01. 만남
첫 대면 | 재회 | 그 사람의 행적 | 뒷소식
02. 트로이카
세 청년 | 3ㆍ1운동의 후예들 | 죽음의 집 | 탈출 | 계속되는 수난 | 희생 | 후기
03. 일그러진 초상
비밀편지 | 조선공산당 구중앙과 신중앙 | 당 책임비서| 제2차 조선공산당 사건 | 재앙 | 일그러진 초상
04. 김철수의 회상Ⅰ
조선공산당의 위기 | 당 조직의 복원 | 제2회 당 대회 | 분노
05. 김철수의 회상Ⅱ
모스크바 가는 길 | 동행 | 코민테른집행위원회 산하 조선위원회
공방전 | 조선 문제 결정서 | 일생에서 제일 좋았던 때
06. 희생자
한 청년의 죽음 | 3ㆍ1운동의 세례 | 해외에서 | 고려공산청년회 책임비서 | 엠엘(ML)파 | 추모
07. 땅에 묻은 노트
비장 문건 | 하산 | 신상필벌 | 최후 | 후기
08. 산에서 쓴 편지
발신인 안병렬 | 행간에 담긴 남도부 부대의 역사 | 전달되지 못한 편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박헌영이 주력한 또 하나의 초점은 연루자의 성명을 가능한 한 축소하는 데에 있었다. 조직을 보위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며 나아가 동료와의 인간적 의리를 지키자면 반드시 고수해야 할 진술 전략이었다. 경찰의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허투루 간과할 수 없는 중대사였다. 그들은 고려공청 회원과 간부 이름을 대라고 집요하게 추궁했다. 입을 열도록 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했을 것이다.
현존하는 관헌 측 조서 기록을 검토해보면, 박헌영은 이 문제를 둘러싸고 경찰과 기나긴 가시밭길의 대치선을 형성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체포된 직후인 1925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7월 12일까지 박헌영을 상대로 한 피의자 심문 조서(경찰.검사), 청취서, 예심 청구서, 피고인 심문 조서 등이 남아 있다. 이 문서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점검하면서, 고려공청 중앙집행위원과 회원 명단을 대라는 경찰의 추궁에 대해 박헌영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는 회원 숫자를 맨 처음 27명이라고 주장했다. 허위로 댄 중앙위원 6명에다가 이미 국외로 떠난 모스크바 동방노력자공산대학 파견 유학생 21명을 합산한 숫자였다. 그가 말한 회원 명단은 이미 체포된 사람과 국외에 체류 중인 사람만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 답변은 다른 물증 및 피의자의 진술 내용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박헌영은 피동적으로 진술을 번복했다. 부인할 수 없는 정황이 나타날 때마다 마지못해 그를 시인하는 방법을 택했다. 말을 바꿀 때마다 그는 심한 고초를 겪었을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박헌영은 8개월 동안에 무려 일곱 번이나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 이미 드러난 사람 외에는 결코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게 역력하다. (51쪽, '2장 트로이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