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973538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0-12-0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부 어머니, 나의 어머니
고맙습니다 엄마
북민댁의 꽃 양동이
연탄, 연탄불구멍
지붕 사라지던 날
찌짐 아지매
그기 곤로 할부다
우리 할매
죽음 동의 각서
예서 빚지고 제서 갚는 마음
우산을 펴며
나무코트
2부 길 위의 눈동자
달팽이와 별
연탄 일생
비책
초록 단상
직진 선생
거기 있었네, 바다
가자, 현장으로
멍
무례한 이방인이 되기보다
질경이 할머니들
동래 아줌마, 다대포 아줌마
3부 내 안의 보리밭
인연 토끼
신념과 고집 사이
그 녀석은 전쟁 중
새벽 요롱 소리
엄마와 에리히 프롬
내가 최고
즐거운 불편을 위하여
불공평한 공평을 배우다
봄이 오는 공작창
다망구, 진돌이
술 취한 달팽이
4부 삶은 꿈을 입는다
아, 요나스
먹거리 추억
밀감 세 알 받아 들고
하산길에서
이웃의 정석
26세 어린이
사랑이라는 숙제
그만 살고 싶을 때
김찬삼의 세계여행
신발을 던져라
나의 여행, 나의 이웃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문] 중에서
인생에도 연습이 있었으면 좋겠다. 쓸데없던 우격다짐, 놓쳐버린 찰나를 새로 써서, 옹이 만든 일들을 고칠 수 있게. 글쓰기는 삶을 돌아보는 중간고사였다. 붉은 줄 투성이 답안지, 부끄럽지만 여기 내민다.
부유했지만 철없었던 10대 시절,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다. 식구들은 솥단지와 이불 등만 안고 집을 나와야 했다. 나락으로 떨어져도 살던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았던 엄마. 운명을 맞서기로 한 엄마에게 새로운 이름이 생겼다, 찌짐 아지매. 돌산시장 찌짐 아지매가 우리 엄마다.
세찬 바람 불면 눈을 감기 쉽다. 눈을 뜨고 앞을 보고 걷자. 바람 속을 벗어나야 한다. 바람 불어도 눈 크게 뜨고 걸었던 엄마. 그녀와 함께 걸었던 구부러진 길은 걸을 만했다.
한세상 살면서 풍요와 결핍, 두 종류의 삶을 산 것은 남다른 기회였다. 행복했던 순간은 결핍을 느낄 때에 더 자주였고 더 반짝였음을 늦게야 안다. 잘 익은 삶의 근원을 몰랐다. 놓칠 뻔한 인생의 깊은 뿌리를 이제라도 찾다니, 선물이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아쉬움은 남은 이의 몫이다. 기억나는 대로 엄마의 말을 받아 적는다. 엄마는 살아오며 생긴 멍을 인생의 꽃이라 했다. 삶의 돌부리에 걸릴 때마다 툭툭 내뱉던 엄마의 말은 투박하고 솔직했다. 듣다 보면 어지간한 일은 ‘그래, 그깟 일로….’ 하게 된다.
오늘도 흔들리며 걷는 이들에게 그 토닥거림을 전하고 싶다. 이 받아쓰기가 세상의 모든 엄마들과 그들의 아픈 손가락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까. 같이 마음 푸는 자리가 여기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