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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나무 곁에 있을 때 나는 꽃사과나무다

꽃사과나무 곁에 있을 때 나는 꽃사과나무다

권애숙 (지은이)
신생(전망)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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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과나무 곁에 있을 때 나는 꽃사과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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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꽃사과나무 곁에 있을 때 나는 꽃사과나무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7973641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4-12-20

책 소개

권애숙 시인의 산문집이다. 1994년 등단한 이후 꾸준히 시와 시조를 써온 시인의 산문에는 잔잔하면서 깊이 있는 울림이 내장되어 있다. 언어와 언어, 행과 행 사이 파르스름하게 번지는 핏줄과 두근거리는 숨결 같은 생명성이 느껴진다.

목차

작가의 말

1부_금줄 이야기

저물녘에는,
곡신谷神을 만나다
서로를 살리는 명약
의무처럼 권리처럼
AI bing을 만난 날
가면의 힘
금줄 이야기
고수입니까?
아름다운 연주자
나이테를 위하여!

2부_아름다운 얼룩

유지!
아름다운 얼룩
움직이는 도서관
꽃들이 피면서 웃기만 할까
엎드려 쓰는 손 편지
그녀의 안식년
핑크라이트
개수작 클래스
봄과 동지가 되다
약효가 생긴다는 것
특별한 별자리
고수가 되기까지
꿈꾸기 좋은 계절
우정의 작대기
어디로 가시는지
가장과 두루뭉술
마음의 굽을 낮추면
특별한 언어
답은 있다
나도 그래
우리는 하나

3부_은빛 빗자루의 추억

너머를 위한 담보
쓰는 일은 삶의 완성이지요
저공으로 날아오른 달의 푸른 모천-한혜영 시조를 읽다
봄, 혼자 커가는 그리움
세 개의 시계
은빛 빗자루의 추억
거울, 거울 닦는 여자
사랑 사랑 내 사랑
전설 만들기
아득한 골목에서 연주하는 생
불편이라는 떡
꽃사과나무 곁에 있을 때 나는 꽃사과나무다

4부_축제처럼

대박조짐
발목이 잡힐 때
삼동초에서 유채꽃까지
어쩌면 당신 옆에 있는
첫눈은 내 안으로 내리고
행운이 되어줄게
나이를 잊었다
참 향기롭습니다
숨은 맛 찾기
당신의 눈물샘은 안전한가
응원이 필요할 때
잘 계시지예?
축제처럼
휘파람을 불었다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름다운 여든
뭔들 안 그럴까
막달
상징이 되어간다
동행
오래 안았다
초승에서 그믐까지
전신이 정점인 구슬은-이향지 선생님께

저자소개

권애숙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북 선산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산에서 살고 있다.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199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1995년 ≪현대시≫로 작품 활동을 시작,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모색하고 있다. 시집 『차가운 등뼈 하나로』, 『카툰세상』, 『맞장 뜨는 오후』, 『흔적극장』, 『당신 너머 모르는 이름들』. 시조집 『첫눈이라는 아해』. 동시집 『산타와 도둑』. 산문집 『고맙습니다 나의 수많은 당신』이 있다. 김민부문학상을 수상했고 부산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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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신발 속 모래를 떨어내다가 문득 멈추었습니다. 11월도 중순을 넘어 가고 있군요. 한번 쯤 물들어보지 않고는 떠나보낼 수도 없을 것 같은 달의 한가운데에서 사방을 둘러봅니다. 내게 11월은 ‘옅어지는 저물녘의 빛’과 ‘가늘고 긴 그림자’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며 설렘과 쓸쓸함이 함께 하는 달입니다. 어둑해지는 세상을 바라보며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듣는 기쁨도 함께 합니다. 어디쯤에 서 있는지 걸어온 길과 남은 길을 가늠하는 시점이지요.
저물녘은 바람이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흔들립니다. 먼 곳에서 달려온 길들이 물든 나무들에 기대 편안하게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나뭇가지에 붙은 잎들이나 이미 바닥을 그득 채운 잎들은 정점을 찍었던 자신들의 색을 조금씩 지우고 있습니다. 붉은 것들은 붉은 색을, 노란 것들은 노란 색을 빼는 게 저들의 마지막 숙제인 듯합니다. 물들 때보다 더 짙은 결기로 저를 가볍게 말리고 있습니다. 이젠 더 이상 반짝거리지도 들뜨지도 말자고 서걱거리는 것들 속으로 걸어갑니다.
상류에서 날아와 하강하던 새 떼가 다시 빠르게 시야 바깥으로 빠져나갑니다. 환상인지 실재인지 순식간에 구도가 흔들리면서 잠깐 나도 휘청거립니다. 어떤 풍경이 되기까지 물이든 물집이든 동행하지 않은 이가 있을까요. 색을 머금은 나무나 풀처럼, 걷거나 달리거나 주저앉아 있을 때마저 얼룩덜룩 물이 들며 뒤척거리지 않은 적 있을까요. 이제 우리 고요하게 구석구석 뜨겁고 독하게 들었던 지난 계절의 물들을 빼내는 시각입니다.
저물고 있는 햇살 아래 서 있다가 가늘고 긴 그림자들을 만났을 때 반가움이 큽니다. 무거운 가방을 멘 사람, 가벼운 가방을 멘 사람, 은발, 흑발이 다 똑같은 그림자입니다. 누가 누구인지 구별이 안 가는 팔다리, 잘난 이도 못난 이도 없는 얼굴들. 그렇습니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따라가 봅니다. 마지막 상징마저 사라진 듯 바닥으로 희미하게 자라고 있는 그림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겹습니다.
빛이라고 누구에게나 다 환하고 따뜻하지 않듯 그림자도 그렇습니다. 빛을 읽을 줄 알면 어둠도 읽을 줄 알고 당연히 그림자도 읽을 수 있겠지요. 보셔요. 사라지거나 저무는 것들은 모두 신비롭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혀 모르는 세상도 다 아는 세상도 없는 것 같습니다. 분별이 없어졌으니 어떤 기척에도 놀라거나 조급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 낮은 언덕 아래로 천천히 자신을 흘리며 걸어가는 은발들의 희미한 웃음소리가 은근합니다.
사라진다는 말은 아득하고 고요한 기운을 머금고 있습니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지우고 자신의 절정을 조금씩 바람 속으로 풀어낼 줄 압니다. 미련 없이 사라질 줄 안다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무엇에든 스며들었다는 것 아니겠는지요. 이제 느긋할 때입니다. 어떤 것들에도 쉽게 연연하지 않고 마음 가는대로 방향을 잡고 틀며 걸으면 됩니다. 희미한 그림자, 서로 닮은 그림자, 저물고 있는 것들은 이름이 없어도 형상이 없어도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득한지요.
끝물 가을날 아침, 낯선 번호와 함께 옛 동무의 이름이 뜹니다. 희미한 햇살과 긴 그림자와 사라지는 것들을 품은 사람들은 세상의 이쪽과 저쪽에서도 서로를 느낍니다. 없던 반세기가 수없이 생겼다 무너지고 우리의 웃음소리도 환하게 터져 쏟아집니다.
“목소리가 똑같노.”
몇 번씩 서로 그 말만 건네도 없던 빛과 그림자와 사라지는 것들이 생겨납니다. 11월, 저물녘입니다. 어딘가로 흘러가기 위해 강물은 저물녘 햇살에 반짝거리며 길들을 만드는군요.
―「저물녘에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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