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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80120673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03-03
책 소개
목차
서문 상실에서 만나는 실존 · 5
제1장 상실과 비탄 그리고 애도 · 13
생명의 시작 ; 상실 · 14
상실 · 17
상실의 비탄 방식 · 18
사별 · 20
비탄 · 20
비탄감정의 생리학적 해석 · 23
비탄의 단계 · 25
복합적 비탄 반응 · 28
외상적 상실과 죽음 · 33
권리 박탈적 비탄과 애도 · 38
애완동물과 반려 동물의 권리박탈 · 42
봉사견 주인과 사별 · 46
비탄은 어떻게 질병, 우울, 죄책과 연관되는가? · 47
비탄은 상실에 대해 정상적이고 건강한 반응인가? · 50
애도 ; 우리 스스로 위치하기 · 53
애도 과업 · 54
계속적인 유대 · 59
감정의 내러티브 과업 · 60
제2장 언제 애도가 완성되는가? · 63
의미 재구축 · 65
애도가 끄나는 지점 · 69
성숙과 변형을 위한 기회 · 71
비탄, 애도, 그리고 가족 · 74
예측적 비탄과 애도 · 78
애도에서의 과업 · 80
란도의 애도과업의 Six “R”과정 · 82
상실의 심리, 감정 변화의 특징 · 83
임종과정에서 나타나는 감정의 이해 · 92
제3장 상실과 비탄의 치유 · 96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 97
상실과 비탄에 도움을 주지 않는 말들 · 101
도움을 주기 위한 건설적 제안 · 104
애도과정에서 사별한 사람에 대한 도움 · 106
비탄상담 · 110
제4장 생애발달과정별 죽음경험과 상담 비탄애도 · 117
Ⅰ. 유년기 · 121
아이들, 발달과업과 죽음 · 124
아이들이 경험하는 다른 사람의 죽음 · 126
마리아 내기의 작업 · 128
죽음 개념에 포함되는 여러 개념들 · 131
아이들의 죽음 이해에 대한 몇가지 언급들 · 135
유년기의 죽음에 관련한 태도의 발달 · 138
죽음과 관련된 게임 · 139
아이들의 운율, 노래, 유머와 동화에서 죽음과 관련된 주제 · 140
삶을 위협하는 질병과 죽어감에 대처하는 아이들 · 142
질병과 죽어가는 아이들의 문제 · 144
사별과 비탄에 대면하는 아이들 · 146
사별한 아이들에 대한 문제 · 147
사별한 아이들의 애도에서의 과업 · 151
아이들이 죽음, 죽어감, 사별에 대처할 수 있게 하는 도움 · 154
어른들은 죽음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가? · 155
사전 준비를 위한 주도적인 프로그램 · 157
아이들과 함께 죽음과 관련된 자료 사용에서 어른을 위한 가이드라인 · 158
아프거나 죽어가는 아이들에 대한 도움 · 161
사별한 아이에 대한 도움 · 163
Ⅱ. 청소년기 · 170
초기, 중기, 후기의 발달적 과업들 · 172
청소년이 경험하는 다른 사람의 죽음 · 173
청소년기 죽음의 이해 · 175
청소년들의 디지탈 세상에 대한 참여 · 176
청소년과 죽음의 개인적 중요성 · 178
10대 호스피스 자원봉사자의 두가지 경험 · 180
삶을 위협하는 질병과 죽어감에 대처하는 청소년 · 181
사별과 비탄에 대처하는 청소년들 · 184
친구들의 지원 · 184
할아버지의 죽음 · 187
자살과 청소년 · 188
죽음과 사전준비 · 193
죽음 이후의 지원과 도움 · 194
Ⅲ. 청년 그리고 중년기 · 199
청년기와 중년기 성인, 그 과업들과 죽음 · 201
청년과 중년의 죽음에 대한 태도 · 204
청년의 대처 · 207
중년의 대처 · 208
태아죽음 · 209
신생아와 다른 유아 사망 · 211
유아, 청소년, 다른 청년들의 죽음 · 213
부모의 사별에서의 죄책감 · 216
부모의 사별에서 성별과 역할 차이 · 218
배우자, 인생의 동반자, 동료, 혹은 친구의 죽음 · 219
부모와 조부모의 죽음 · 222
Ⅳ. 노년기 · 225
노년, 발달적 과업 그리고 죽음 · 226
가대수명을 늘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 228
노년 성인의 죽음에 대한 태도 · 229
자아에 대한 감각의 유지 · 230
생명에 대한 결정에의 참여 · 231
노화와 죽음과의 대면에 대하여 · 233
삶의 가치에 대한 제 확신 · 234
적절하고 적합한 보건 서비스 수용 · 235
사별과 비탄에 대처하는 노인 · 235
질병, 장애, 사별 · 236
성인 자식의 죽음 · 237
손자 혹은 증손자의 죽음 · 238
애완동물이나 반려 동물의 상실 · 239
노인의 자살 · 239
제5장 자살 · 243
완전한 자살 · 245
자살 ; 개별성과 당혹 · 247
자살이란 무엇인가? · 248
자살행위에 대한 이해와 설명의 노력 · 250
자살에 대한 심리학적 설명 · 252
자살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 · 253
자살에 대한 사회학적 설명 · 254
자살 ; 많은 결정 요인과 의미 수준을 가진 행위 · 258
자살의 여파 · 259
자살 개입 · 266
자살하려는 사람을 도와주는 실제적인 방법 · 270
자살이 도덕적으로 적절한 행위일 수 있을까? · 273
제6장 조력자살과 안락사 ; 의도적인 인간 생명의 종말 · 276
문제 설정 · 281
생명을 끝내는 결정 ; 누가 행위 하는가? · 282
조력 자살; 누가 행위 하는가? · 282
안락사; 누가 행위 하는가? · 283
생명을 끝내는 결정 ; 무엇이 의도되고 있는가? · 286
조력 자살 ; 무엇이 의도되고 있는가? · 286
안락사 ; 무엇이 의도되고 있는가? · 288
능동적 안락사와 수동적 안락사 · 292
일상적인 수단과 비일상적 수단 · 294
교황 존 폴2세의 영구적인 식물 상태에 있는 사람의 인공적 공급에 관한 견해 · 297
인간 생명을 끝내는 결정; 도덕적 논증 · 299
인간 생명을 의도적으로 끝내는 것을 지지하는 논증들 · 300
인간 생명을 의도적으로 끝내는 것을 반대하는 논증 · 304
안락사, 조력 자살 그리고 사회정책 · 306
오레곤 “존엄사법”에 대한 법적 어려움은 무엇이 있나? · 314
미래를 위한 전망 · 316
책속에서
<서문>
상실에서 만나는 실존
삶은 상실의 연속과정이다. 또 삶은 상실을 통해서 시작되고 이어진다. 삶의 경쾌한 출발은 깔끔한 마무리와 매듭에서 비롯된다. 여름내 무거운 잎 다 내려놓고, 하늘 향해 팔을 뻗은 가벼운 나뭇가지들의 비상은, 상실이 단순히 상실이 아님을 보여준다. 다음 세대를 향한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어간다. 마찬가지로 죽어가는 것은 모두 살아있다. 죽어가는 것과 살아가는 것은 모두 생명 있음(有)의 표현이다. 웰리빙(well-living)이 웰리이빙(well-leaving)이다. 모태로부터 분리되어 세상에 나와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상실의 연속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가? 어떻게 살아가는 게 자기다운 삶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인간은 물질의 한계를 초월해서 정신과 영적인 평안함을 희구하는 존재이다. 외로움을 느낄 수 없다면 사람이 아니다. 외로움을 느낄 때 인간의 영혼은 더욱 또렷하게 빛나며, 자신의 본성을 인식하게 된다. 외로움과 슬픔은 영혼의 정화과정이다. 우리가 사람이기에 외로움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상실에서 느끼는 아픈 감정은 ‘사람다움’을 제공하는 몸의 또 다른 선물이다. 내담자가 겪는 ‘외로움’이나 ‘슬픔’, ‘불안’, 혹은 ‘두려움’의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간의 실존적인 깊이와 삶의 진정성을 두고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고민이 탈각된 채 신체적인 통증관리와 병리적인 현상에 집착하다보면 인간은 어느덧 ‘존재’가 아니라 ‘사례’(case)로서 다스려지게 될 것이다.
상실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감정이 슬픔이다. 슬픔의 감정이 남아있는 한 모두 쏟아 내야 한다. 회피하거나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 회피와 억압 연기는 1차적인 본능의 감정을 왜곡시킨다. 상실에서 나타나는 슬픔의 밑바닥에는 불안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불안감정에 대한 여러 구구한 견해와 이론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은 결코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불안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인간적 존재라면, 불안으로부터의 도피(회피)나 억압(치료)이 아니라 차라리 불안을 느끼는 인간이야말로 자신의 가장 본래적인 가능성으로 이해하며, 여기에서 인간다움의 진정성을 찾고자 한 것이 동서고금의 노력이다.
불안은 현재의 일상적 삶을 성찰 반성하게 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형이상학적 세계나 무(無)의 물음을 전개해나간다. 그래서 인간은 불안을 통해 현재와 미래, 유와 무, 형이상과 형이하를 관통함으로써 불안 정서를 부단히 극복하고자 한다. 만약 그 물음이 고원한 이상을 찾아나서거나 어느 한쪽에 치우친다면, 그 극복은 요원하다. 불안 극복의 출발점은 지금 여기 일상적 현재에서 시작한다. 왜냐하면 불안 그 자체가 자기정체성을 현재에서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덤덤하게 느껴졌던 일상의 모든 것들이 이제 상실을 통해 모든 사물이 ‘전혀 낯선 것’(소외)로 와 닿는다. ‘소외’는 ‘낯설음’이다. 이 소외와 낯설음은 사물을 새로운 각도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는 그동안 망각했던 사물의 본질을 다시 온전하게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된다. 막다른 길목의 한계상황에 도달할 때, 삶은 우리를 낯선 곳으로 안내한다. 상실과업에서는 이 ‘소외’와 ‘낯설음’을 역기능이 아닌 순기능, 즉 자신의 삶을 온전히 회복하는 삶의 기술로서 해석한다.
상실과업은 ‘인간의 실존’(인간다움)을 회복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상실경험을 통해 자신의 참다운 본성을 발견하고 주변 환경(가족, 친척, 이웃 등)이 온전히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게 한다. 인간은 상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의미는 반성적 성찰 그 자체이다. 여기서 반성적 성찰이란 자신이 자신을 대상으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지는 고민이자 존재함의 방식이며, 자아정체성의 확인이자 점검이며 물음이다. 이런 반성적 성찰 없이 의미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 의미는 자기 자신을 자각하고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자신이 본질적으로 누구인지 깨달을 때 자기지배와 절제가 가능하다.
오늘 21세기 문명을 위기의 문명이라고 한다.
인륜성과 정신성은 물질주의로 물들어 있고, 인간다움은 물신주의에 가려 점차 도구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책에서 삶의 지혜를 위해 죽음과 상실을 마주하면서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떤 존재가 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자신다움인지” 등을 묻고자 한다. 이 물음에 정직한 답을 할 때,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소중한 삶의 미학이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거기에 ‘인간다움’이 있다.
‘살아있다’는 것은 바로 ‘죽음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며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륜성의 진화와 성숙은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를 실천하는 삶, 그 자체가 우리사회를 구원한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우리 사회에 싸나톨로지(Thanatology)가 있어서 행복한 품격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5년 2월 20일
김근하 · 임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