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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1338206
· 쪽수 : 126쪽
· 출판일 : 2006-04-20
책 소개
목차
자서
I
수평선
계면은 흐리다
흙의 꿈
한 그루 겨울나무를 위한 에튀드
흉노의 지평선
귀가
운봉길
II
야생의 꽃
강원도의 Ecce Homo
화식도(花式圖)의 역사
땀을 흘리는 돌
계절의 무한 순환
물결의 화석
동풍의 바위
내린천
산이 일곱 가지 빛깔로 물들 때
동해 과메기 덕장을 지나며
강의 계절
소년의 위치
폭포는 물길을 거슬러 오른다
III
닭섬을 보던 날
돌미나리의 봄
참나무의 봄
금목서 향기
공항엽서
하굣길
보림사 돌담에 기대어
마량에서 우리는 어스름이었다
강진 앞바다 해거름
나로도 복수초
보릿짚 모자
IV
함양 상림에서
영원사 숲길에서 첫눈을 만나다
가을 싸리꽃
레인 트리
중세의 유약(釉藥)
첫추위 출근길
한겨울 미나리꽝에서
시인의 지도
말이 있는 풍경
만 리의 가을 만 번의 여름
낙동강 길곡 굽이에서
겨울밤 피리 소리
엷은 풀빛의 가벼움
속도
설천의 반딧불
제비가 돌아오던 때
코끼리의 숲
V
마타리꽃
닭똥집 향수를 씹는다
대구 향촌동에서
소양호
가늘고 가는 실체
언어의 빨치산
아르키메데스에게
매화는 은유가 아니다
VI
비누
비닐에 대하여
포환 던지기
백 미터 경주
두 개의 동그라미
가로수의 나들이
바람의 행보
VII
결단의 하늘
고니의 실체
가창오리 군무
오리는 순간을 기다린다
해설 : 주체적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기 / 황현산
저자소개
책속에서
야생의 꽃
의미에서 풀려난 소리는 비로소 아름답다. 숲 속에서 새의 지저귐 소리 들어보라. 물에 비친 가지 끝 섬세한 떨림을 보라. 의미는 스스로를 노출하지 않는다. 말이 되기 이전의 의미를 그대로 머금고 있는 꽃나무. 지는 꽃잎은 소리를 가지지 않는다. 침묵의 배후에 펼쳐지는 끝없이 넓은 들녘을 보라. 사람의 시선이 머문 적 없는 야생의 꽃들이 피어 있다. 흰색 가운데서 흰 꽃잎은 희지 않은 것 가운데서 흰 것보다 본질적으로 희다. 꽃들은 정직하게 미래를 믿고 있다. 흰 꽃잎은 순결한 미래를 믿기 때문에 희다. 이름 없는 들꽃들이 저마다 다른 빛깔의 꽃가루를 만들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씨앗을 보라. 목숨은 역사 이전의 다른 별까지 날아간다. 지구가 사라진 뒤의 낯선 천체 위에서 꽃들은 바람도 없이 온몸을 흔들고 있을 것이다. 불멸의 언어처럼 여린 몸짓으로 인류를 추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