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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2121944
· 쪽수 : 119쪽
책 소개
목차
설레인다 나는, 썩음에 대해
어스름
주름의 안쪽
초승달
수화
구름 죽죽 찢어먹는 여자
파랗고 엄청 커다란
자반고등어 한 손
겨울 직소폭포
어청도 등대
내려가는 힘
천년 묵은 은행나무
한벽루 오모가리탕
연두
꽃 피면 꼭 눈이 온다
외풍外風
특석
엄니
폭이 이억만 리나 되는 침대
토끼 상경기
재미있는 슬픔들
문란紊亂하다
가을
거리
모란
설레임·1
설레임·2
수박
수세미에 대한 생각
실의 힘
아침 가득 채송화
압화
매미집
어떤 순교 후
미소사微笑寺
바람 지나가네
새의 장례식
삼월눈꽃
봄볕에 투망을 치다
천둥을 빌리다
새우잠
굴비 정식
까마귀떼 만나러 간다
감자에 싹이 나서
그늘을 열다
끈
꽃등심
비 오는 날
달의 저녁 시간
여의다
라 모 이야기
회문산, 11월의 나무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내가 물어다준 구름덩어리
가닥가닥 쭉쭉 찢어먹는 한 여자를 알지
잡히는 대로 찢어 혀에 감는 여자
놓쳐버린 뜬구름 다시 잡고 싶은 여자
가물한 꿈의 쪽문고리 더듬더듬 찾고 있는 여자
미아가 된 구름무덤을 콕콕 파고 있었지
(……)
달콤함이 갈갈이 찢어져 머리채 뽑힐 때까지
계속 뜯고 있는 여자
빈약한 꿈의 뼈다귀를 들고 쪽쪽 입맛 다시는 여자
(……)
핑크 파랑 노랑 솜사탕을
몇날 며칠 뜯고 있는 여자를 알지
이빨 다 빠지고 쓴물 단물 다 깨진 여자가
구름에 걸려 떠내려갔지
―「구름 죽죽 찢어먹는 여자」 중에서
일구십이년에 태어났다는 사내
전쟁통에 에미 얼굴도 모르고
애비가 일본 놈이라는 사내
부리부리한 은회색 눈 부릅떠
절벽 위에 요지부동 붙어버린 백발의 사내
뭍에서 온 아낙을 다 뿌리치고
천둥 번개와 질기게 내통하는 사내
“나는 어청도 등대다”
“나는 어청도 등대다”
(……)
파도넝쿨의 기둥서방이 되어 한 구녁만 파는 사내
다른 사내들은 감히 흉내도 못낼
그 사내
―「어청도 등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