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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마르틴 하이데거
· ISBN : 9788982226861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21-03-05
책 소개
목차
제2판 머리말
제1판 머리말
프롤로그: 첼란의 시 「죽음의 푸가」와 「토트나우베르크」
1장 도입부: 하이데거의 제자들이 지닌 딜레마
유대인 제자로서의 딜레마/하이데거의 몰락/하이데거의 돌파구
2장 독일에 동화된 유대인: 정체성 혼란과 시련
유대인의 정체성/동화된 유대인, 불길한 징후와 뒤늦은 깨달음
3장 한나 아렌트: 히틀러의 평범한 사형집행인에 대한 기능주의적 해석의 위험성
전체주의에 대한 해명/위험한 관계/부정적 공생관계/사랑과 실존/라헬 파른하겐: 파브뉴에서 파리아로/하이데거와의 재회와 화해/히틀러의 평범한 사형집행인/기능주의에 대한 재접근/행위 지향적 이론의 반근대주의적 뿌리/정치적 실존주의
4장 카를 뢰비트: 근대 니힐리즘에 대한 스토아주의적 답변
유럽의 니힐리즘/세계와 인간세계의 구분/철학적 도제 기간/우파 혁명/카를 슈미트를 비판하다/하이데거, 로고스로부터 후퇴하다/뢰비트, 역사로부터 후퇴하다
5장 한스 요나스: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추구한 생철학자
운명으로서의 존재/때 이른 성찰/니힐리즘과 그노시스/과학, 그리고 실존론적 고향 상실/생명의 원칙/기술의 위협과 공포의 발견술/정치적 수호자의 위험성/전제정치의 장점/홀로코스트 이후의 신학/하이데거 되돌아보기
6장 허버트 마르쿠제: 실존론적 마르크스주의로부터 좌파 하이데거주의로
마르크스주의의 위기/구체철학/존재론, 삶, 그리고 노동/마르크스로부터 실러에게로/하이데거, 철학을 배반하다/좌파 하이데거주의
7장 노동이 자유롭게 하리라: 독일적인 ‘방식’의 철학자, 하이데거
보편 개념에 대한 거부감/역사성/게르만적인 ‘세계-내-존재’/논리학과 민족/노동 계급/노동과 본래성/비은폐성으로서의 노동
8장 남은 이야기: 『존재와 시간』, 실패한 걸작인가?
반근대주의와 ‘새로운 삶’/가톨릭과의 단절/현상학과의 만남/프로네시스와 실존/1927년, 불가사의한 해
결론
옮긴이 해설
미주 및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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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는 하이데거가 나치에 참여한 것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그 자신이 자칭 일종의 계승자로 서 있는 독일의 지적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가 의도한 것은 이 논의를 ‘하이데 거와 함께 종결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의도한 것은 그의 사유가 갖는 역사-정치적 심층 차원을 해석자들에게 경고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심층 차원은 문화적·언어적 이유들로 인해 명백한 것이었기에, 수많은 독일의 비평가들과 제자들에게 거의 자명하고 논란의 소지가 적은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대서양에서는 하이데거 철학에 대해 비역사적이고 텍스트 내적인 독해가 우세했던 덕분에, 그러한 주장이 논쟁을 초래하고, 어떤 면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많은 동시대 독일인처럼, 하이데거는 과거 독일이 저지른 죄악을 헤쳐나가려는 진지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 점에 있어서 하이데거는 확실히 유대인 ‘제자들’의 임무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의 제자들 중 몇몇은 그의 명성을 손상시킨, 나치 시대의 치정에 관여한 것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솔직담백하게 그러한 일들과 단절할 것을 간청했다. 어마어마한 자료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구절에서, 하이데거는 지조를 굽히고 나치가 촉발시킨 전쟁의 공포에 대해 다룬다. 그런데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회피와 합리화뿐이다. 1940년대 후반 강연에서 하이데거는 무미건조하게 ‘가스실에서의 시체의 제작 과정’을 ‘기계화된 농업’과 동일시한다.
하이데거에게 히틀러는 끈질긴 허무주의의 운명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였다. 동시에 하이데거의 정치적 과오가, 아무리 어처구니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의 거대한 철학적 성취를 어떻게든 실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대신, 확실한 것은 문제의 진실이 이러한 두 극단 사이 어딘 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유대인 제자들은 각자가 이러한 난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이며, 특색 있고 존경할 만한 독일 정신의 계승자인 그가 어떻게 철학과 문화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치 운동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었는가 하는 난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