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 가슴

1부
프롤로그
양철 가슴
선인장
싸락눈 흩날리는 밤
덫
붓꽃에서 무지개를 떠내는 날
수면 속 불면
해바라기와 청동잠자리
딜레마
우주새
르 몽드
시시포스의 후예
순환도로

2부
가을
엔디미온의 잠 속으로
가을 2
가을 3
가을 4
가을 햇살에 빛나는 것은
어머니
늦가을
겨울문
새들이 떠나도 둥지는 알을 품는 꿈을 꾼다
인(因)
연(緣)
평화주의자의 논리
미몸사의 노래
웃은 이유
꿈
모자이크
나비 춤

3부
우리가 사는 동안
병든 정원
그 배는 당신을 부르고 있다
어느 젊은 남자가 간 길
암호 해독하기
푸른 연기로 날아오를 청심축 되다
위기의 순간 그들이 바로 우리다
야만의 카오스
그 사람의 해탈법은
새가 새를 잡는 강
흔들리는 유월 한나절
모래언덕에 사는 사람들
동반의 법칙
대기실

4부
볼로뉴 숲 호숫가
해람
함몰
기름판에 겉도는 물방울처럼
환각의 꿈
벽
여름비 내린 오후
저녁 바다
고도
공존은 빛난다
고인돌
바다 건너 삼산면 낙가산에는
길
팡테옹
에필로그

해설 - 불면의 은혜 / 김주연
시인의 말

우주새

우주를 돌다 새벽마다
창 밖에서 지저귀는 새
아직
호두알 속 어둠에 잠긴
내 잠든 귀를 두드리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새
호두알처럼 단단한 정적
쪼아
내 닫힌 마음 열게 하는
은방울꽃 닮았을 그 새는

우주, 깊은 산 속 숨었는가
눈뜬 시간엔 들리지 않는
소리
맑은 새 투명한 빛으로
내 방 가득 향을 사르는
새를 볼 양으로 온 밤내
창을 메운 어둠 휘젓다
살쿰
눈붙인 사이 여명도 채
피지 않은 창가로 다가온

새는 호두알 속 어둔 방 안
단단한 껍질 쪼듯 정적을
깬다
우주의 청아한 울림 퍼져
깊은 산 풀향으로 살아나는

내 꿈에 날아든 우주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