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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82819841
· 쪽수 : 127쪽
· 출판일 : 2005-05-20
책 소개
목차
1부
그 건물 뒤로 가본 적이 있다
겨울밤, 눈발
어떤 통증
아버지의 작업
수장(水葬)
방갈로의 연인들
여기, 공룡을 보아요
소년과 나무
바람 파는 가게
바람을 건너가고 있었다
2부
지붕 위로 흘러가는 방
봄빛은 거미처럼
유적지
뚱뚱한 코끼리가
그녀가 사랑한 배관공
만선
홈쇼핑에서 염소를 주문하다
내 방에 사는 말
그녀들
아이는 정글짐을 탄다
3부
고궁에서 본 뱀
네게 향유를
푸른 눈
매를 파는 노파
낙타의 무덤
그 여자의 단두대
이 땅에서는 모두 얼굴이 없다
재미있는 놀이
사진
집으로 가는 길
장마
집 앞의 나무를 잘라낸 사내
거미줄
일식(日蝕)
오후의 풍경
골목에서 축제를
4부
소녀와 달
내 몸을 빌려줄게
108번째 사내
나쁜 피
환풍기
화장(火葬)
달
네크로폴리스 축구단
이제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밀입국자
오피스걸
낮잠
담벼락, 장미넝쿨이 없는
터널을 지나며
해설 - 무덤이 열려 있는 나의 몸 / 김용희
시인의 말 - 내 몸에 남은 검은 얼룩
저자소개
책속에서
108번째 사내
사내의 꼬리가 사라진다 골목 끝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이 여관 4층 창문에는 가느다란 빗금이 그어져 있다 어딘가로 모래를 헤치며 빗금에 가 닿는다 창문 속 잘게 찢어진 살을 만지며 전율하는 사내 네 몸을 몇 번이나 넘어야 찾을 수 있니 초원으로 가는 마지막 부장품 난 집으로 가야 해 울먹이는 사내의 팔이 씀벅씀벅한 모래 무덤들을 헤집는다 창문처럼 납작해진 여자가 등을 돌리고 쿨럭거린다 4층은 너무 높아요 이곳을 거쳐간 사내들의 꼬리는 모두 녹아버렸어요 그들은 모두 집을 잃고 이 방으로 숨어들어요 모두 이곳에 번뇌를 두고 사라져요 빗금이 가득한 여자의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서 방 안을 들여다본다 108번째 사내는 창문 속으로 손을 넣는다 골목을 떠돌던 바람이 여자의 길게 휜 척추를 쓸어내며 전생을 부른다 먼 곳에서 사막의 회오리가 서서히 여관으로 몰려온다 사내의 모래 눈물이 낡은 벽을 타고 3층으로, 2층으로, 천천히 떨어진다 창문에서 비릿한 피냄새가 퍼진다 사내의 마지막 꼬리가 108번째 빗금을 긋는다 네 등을 넘을 거야 헐떡이는 숨소리를 내뱉으며 사내가 여자의 뜨거운 척추를 남겨둔다 108번째 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