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시

정희수
누군가 풀밭을 지나갔다
마지막 수액 입술로 빨았다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요
마음소리 듣곤 해요
바람에 꽃잎 날린다

김양숙
아버지의 발등을 어루만졌다
광화문 연가
고장 난 골목
8센티미터의 사랑
바람의 뒤편

차영헌
양파까기
질경이 꽃
마음 비우기
당신은 바람꽃이다
고로쇠나무

김영자
파이프라인은 어디 있을까ㆍ1
붉은 부채와 서재 사이
번행초
고리 또는 고리의 숲
북 울음과 가문비나무

조경옥
채석강에서
봄
동행
저수지를 보다
11월

이현애
전해오는 이야기 외 4편
멍은 몸에 남아 나비가 꽃이 되는 것을 지켜 보았다
그 산은 툭툭 터지고 있었다
그를 싸고 있는 껍질뿐이었다고
길 속에서 늪을 건넌다

배상수
채석장을 지나며
후반전
대장간에서 작별을 하다
버려진 뒤에
노적가리

주병오
늦은 밤나무
파종
길
설악에 올라
꿈에 대하여

장갑생
그대 떠나 보냄은
달과 월요일
말ㆍ2
석류와 해거리
저녁강의 노래

신경숙
낮꿈
들꽃,문풍지에 가두고
벗고 싶다
아리실에 가면
풍장

정승화
늑대와 냉장고
비의 그늘
잃어버린 길
목련꽃에 걸어둔 오후
유추프라카치아와 하마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