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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8394951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08-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 집에 안 갈 거야.”
그러자 제이슨이 더욱 야단스럽게 굴었다. “너 지금 피 나잖아. 상처 부위를 물로 씻어 내고 소독약 발라야 해. 하다못해 반창고라도 붙여야 한다고.”
“소독약이니 반창고니 그런 거 우리 집에 없어. 다 썼을 거야.” 마커스와 단둘이 집에 있는 건 죽기보다 싫다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 둘러댔다.
“그래? 그럼, 어디 갈 데라도 있어?” 그 순간, 마침 딱 한 곳이 생각났다.
요새의 지상 출입구에 도착하려면 아직 9미터는 더 가야 하는데도 제이슨의 시끌벅적한 함성이 들려왔다. 이 녀석의 목소리는 마치 공연장에 설치된 커다란 스피커를 타고 나오는 것 같다. 나 원 참, 이런 녀석들이 나더러는 요새의 비밀을 지키라고 신신당부하고 있으니!
나는 툴툴대며 사다리를 타고 바닥에 내려서서는 녀석들을 향해 소리쳤다. “너무 부주의한 것 아냐? 너희들 목소리가 인공위성에까지 들릴 지경이라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에반과 제이슨은 목이 터져라 환호성을 지르며 소파 위에서 방방 뛰고 있었고, 씨제이와 미첼은 뒷짐을 진 상태로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려 꿈틀꿈틀 기고 있었다.
씨제이와 제이슨과 미첼이 옆 골목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한 손에 트럼프 카드를 펼쳐 잡듯 지폐를 쥐고 얼굴에 부채질했더니 녀석들이 야단법석을 떨었다. 우리 다섯의 마음은 모두 같은 곳, 바로 요새 주방의 서랍에 가 있었다.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씨제이가 기쁨에 겨워 외쳤다. “베넷 회장이 싸구려 물품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지! 서랍 안에 든 걸 모두 처분하면 람보르기니 슈퍼카를 사고도 남겠는걸!”
“그 돈이면 케이넌을 벗어나지 않는 가까운 곳에 우리 아빠의 거처를 마련해 줄 수도 있겠다!” 제이슨도 말을 보탰다. 은밀하게 조용히 나누어야 할 얘기이건만 녀석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