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문화/역사기행 > 한국 문화/역사기행
· ISBN : 9788984313071
· 쪽수 : 374쪽
· 출판일 : 2009-01-09
책 소개
목차
책을 내면서
숨막히는 무릉도원, 침묵의 아름다움
침묵의 아름다움, 부석사 / 의상과 선묘 그 숭고한 사랑 / 눈물의 효녀 지은 / 죽었다 살아온 선율 / 사천왕사지와 월명사 / 진평왕릉과 저녁노을 / 서라벌의 중심 황룡사 / 이차돈과 불국사 / 법흥왕과 백률사 / 진덕여왕과 사랑의 등나무 / 비장미 서린 원원사지 / 정복왕 진흥왕과 사랑의 흔적
달빛 아래 부서진 사랑, 극락행 염불
하늘 아래 극락세계, 천룡사지 / 깊고 그윽한 무장사지 / 감동의 유언 문무왕 / 이견대와 감은사지 / 계집종 욱면의 극락 가는 이야기 / 경주 남산 용장사지의 절경 / 얼어 죽는 아기와 여인 구한 정수 스님 / 신라의 만리장성과 비운의 효성왕 / 스타들의 집합소 포항 오어사 / 성스러운 희생, 신라의 돼지 /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라 위해 / 만고충신 박제상과 돌이 된 여인 / 사라진 신비의 가야 / 호랑이 처녀의 숭고한 사랑
찔레꽃 향기 타고 오는 천년의 노래
군위 인각사 / 봄 향기 가슴을 울리고 / 흥덕왕의 슬픈 사랑 / 모량의 연제왕비와 효자 손순 / 수로부인과 '헌화가' / 헌강왕과 '처용가' / 원효와 월정교 / 경덕왕과 표훈대사 / 원성왕과 미인 김정란 / 반월성과 신라의 궁성들 / 산 넘고 물 건너 동해로 갔던 길 / 차(茶)와 충담사 그리고 삼화령 / 진지왕, 생사를 넘나든 사랑 / 통도사와 부처님 진신사리 / 통도사와 자장 그리고 암자들
불성의 폭포수, 무설의 진리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운문사 / 침묵의 소리뿐인 운문사 / 미추왕과 대릉원 / 신충과 단속사 / 만어사와 부처 그림자 / 눈물 나는 중생사 ① / 눈물 나는 중생사 ② / 봉덕사의 종소리 / 예술가 양지 스님 / 양지 스님과 석장사 / 양지 스님과 불령사 / 동래온천과 영취사의 꿩 / 김대성과 불국사 / 김대성과 석불사 / 거문고 갑을 쏘아라 / 광덕과 엄장, 그리고 그들의 아내 / 진전사지와 낙산사 / 솟구치는 힘, 굴산사와 정암사 / 산새도 구슬피 우는 오대산 절멸보궁 / 익산 미륵사지와 '서동요' / 슬픔을 머금고 꽃이 피는 공주 / 아련히 그리운 내 마음의 백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늘의 달은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구름을 헤집고 정처 없이 흘러만 간다. 저 하늘의 구름이, 달이, 바람이 어디론가 흘러가듯이 우리들의 삶도 흘러만 갈 것이다. 흘러가는 삶이 모이면 역사가 되고, 그 역사는 사람을 울리기도 하고 회한에 들게도 한다. 800여 년 전 일연 스님(1206~1289)이 홀로 전국을 헤매었듯이 나도 일연 스님과 무슨 인연인지 나그네가 되어 전국을 방랑하면서 돌고 돌았다. - p.4
캄캄한 산골의 밤이었지만 보름달이 하늘에서 어둠을 삼켜버려 온 부석사가 하얀 밤을 쏟아내고 있었다. 일주문이 속세의 찌꺼기를 버리라고 해 일단 버리고 들어갔다. 제일 먼저 나를 반기는 것은 스님의 목탁소리와 낙엽 진 긴 은행나무 숲이었다. 하늘의 별은 지혜의 등불이 되어 총총 빛나고 오른쪽 어깨 위에는 달빛이 부서지고 있었다. 달빛 그림자에 하얀 길이 화선지가 되고 은행나무 가지는 수묵화가 되었다. 마치 화가 박수근이 앙상한 나뭇가지를 형상화시킨 작품 <나목> 위를 걸어가는 듯했다.
- p.14
천천히 걸어 제일 뒤에 있는 진흥왕릉으로 갔다. 신라 최고 정복왕의 능치고는 너무나 초라하여 노동동의 봉황대를 진흥왕릉으로 본 석당 최남주의 견해를 따르고 싶다. …… 진흥왕릉은 내가 본 수많은 신라왕릉 중 가장 탄력이 없고 울퉁불퉁했다. 이 쭈글쭈글한 능을 보니 갑자기 자식새끼를 키운다고 온갖 고생을 다하고 상처뿐인 영광으로 쭈그러져 버린 우리네 어머니의 젖가슴 같아 마음이 아리다.
멀리서 산사의 종소리가 들린다. 아, 진흥왕도 음악에 일가견이 있었지.
진흥왕 12년(551) 3월에 낭성(지금의 청원)에 묵을 때 가야에 살고 있던 우륵이 즉석음악회를 열었다. 우륵의 연주에 반한 진흥왕은 그를 국원(충주)에 머물게 하고 신라의 계고, 법지, 만덕에게 배우도록 했다. 우륵은 계고에게 가야금을, 법지에게는 노래를, 만덕에게는 춤을 가르쳤다. 그러나 이들은 스승 우륵의 12곡이 너무 혼란스럽고 정갈하지 못하다고 5곡으로 줄여버렸다. 우륵은 분노했지만 제자가 만든 5곡을 듣고는 “즐거우면서도 음란하지 않고,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으니, 가히 아름답고 바르다”라고 했다. 이 정도는 되어야 말로만 ‘청출어람’을 뇌지 않는 진정한 스승인 것이다.
- pp.75~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