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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84371286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13-12-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7
제1부 우연한 만남 / 10
제2부 평행선 / 113
제3부 겉보기 / 166
제4부 갈 곳 없는 여자 / 274
제5부 잘못된 선택 / 322
제6부 경계를 넘어서 / 388
감사의 말 / 444
옮긴이의 말 / 445
리뷰
책속에서
제대로 맛있는 저녁을 드시고 싶으면 지금이라도 '젤리그 푸드'로 가세요. 그 집에 가면 정말 맛이 기가 막힌 염소치즈가 있는데 무조건 구입하세요. 무화과나 와사비를 첨가한 치즈를 선택하면 돼요. 물론 치즈에 무화과나 와사비를 넣는 게 의아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예요. 그 염소치즈에 루아르지방에서 생산되는 백포도주, 그러니까 상세르나 푸이 퓌메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되죠. 푸아그라와 피스타치오를 넣은 파테도 제가 강력 추천하는 음식입니다. 코트 드 뉘에서 생산된 부르고뉴 와인 특유의 떫은맛이 도는 마리아주도 기가 막히죠. 거기에 한 가지만 덧붙여 2006년 산 주브레-샹베르탱 와인을 망설이지 말고 사세요!
이상이 제가 강력 추천하는 음식 품목들이에요. 한 번 맛을 보고 나면 냉동피자 따위는 절대로 거들떠보지 않게 될 거예요.
“지금 당신이 입고 있는 배기팬츠는 통이 너무 넓고, 후드 달린 티셔츠는 너무 낡았어. 게다가 학생들이나 신고 다니는 캔버스운동화에 군용 파카 차림으로 데이트를 나가겠다고? 지금 장난해? 까치집을 지은 머리랑 네안데르탈인처럼 자란 수염은 어쩔래?”
“너무 과장되게 격하시키는 거 아냐?”
“뭐, 과장? 당신이 만날 여자는 맨해튼에서도 가장 고급으로 치는 식당에서 일하는 와인감정사야. 그 여자가 주로 대하는 고객들은 뉴욕의 사업가들, 예술가들, 패션업계 종사자들일 거라고. 온갖 명품으로 몸을 치장하고 다니는 사람들이지. 속이야 어찌 됐든 적어도 외면적으로는 우아하고 세련된 사람들이란 말이지. 당신이 지금 같은 옷차림으로 나타나면 와인감정사의 눈에 어떻게 비치겠어? 방금 시골에서 갓 올라온 촌부 혹은 공부를 지지리 못해 늦은 나이에도 학생 노릇을 면치 못한 지진아로 보일 거란 말이지.”
“난 그냥 자연스러운 게 좋아. 잘 차려 입는다고 사람이 달라지지는 않잖아.”
매튜의 행위는 인간의 신뢰에 대한 배신이자 모욕이었다. 그녀는 또다시 남자의 감언이설에 걸려들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노스플라자 50번지에 도착한 엠마는 계단을 통해 건물 지하로 내려갔다. 공동세탁장에는 사람의 그림자라고는 보이지 않아 비감한 느낌을 가중시켰다.
엠마는 페인트가 군데군데 떨어져나간 벽이 이어지는 복도를 가로질러 건물에서 가장 어두컴컴하고 비위생적인 공간으로 걸어들어 갔다. 아파트에서 나온 쓰레기를 모아두는 장소였다. 분노에 찬 그녀는 하이힐을 벗어들고 굽을 꺾어 쓰레기가 잔뜩 담긴 컨테이너를 향해 집어던졌다.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구입한 외투도 갈가리 찢어 쓰레기 컨테이너를 향해 던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