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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375031
· 쪽수 : 354쪽
· 출판일 : 2025-05-29
책 소개
- 2014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프랑스 자국에서만 100만 부 판매!
2014년에 《센트럴파크》의 초판이 나왔으니 어느새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도서출판 밝은세상은 지난 10년 동안 달라진 맞춤법에 따라 일부 어휘를 수정하는 한편 등장인물들의 대화문을 시대의 변화상에 맞게 교정하는 작업을 거쳐 개정판을 발행하게 되었다.
《센트럴파크》는 기욤 뮈소의 11번째 장편소설이다. 무려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100만 부가 팔린 《구해줘》를 비롯해 이후 출간한 10여 권의 소설 모두가 베스트셀러에 등재될 만큼 ‘뮈소 신드롬’은 현재진행형이다. 기욤 뮈소는 매년 《르 피가로》와 〈프랑스서점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도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작 《아가씨와 밤》은 《FR2》 방송에서 6부작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되었고, 그 외 다수의 소설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프랑스 언론은 ‘기욤 뮈소는 하나의 현상’, ‘페이지터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언제나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반전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라는 수식어를 붙여주며 찬사를 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서스펜스 마스터’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었고, 프랑스 작가 최초로 미국 최고 권위의 레이먼드 챈들러 상을 수상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프랑스를 비롯해 세계 47여 개국에서 출간되며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욤 뮈소가 지난 20년 동안 베스트셀러 작가로 각광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곳에 정체되어있기보다는 매년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창기에는 사랑과 감동의 마에스트로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판타지와 로맨스를 결합한 소설로 두각을 나타냈지만 요즘은 서스펜스 대가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변신을 위한 치열한 탐구와 노력이 ‘롱런’의 비결이 아닌가 한다.
기욤 뮈소는 《센트럴파크》를 통해 스릴러 장르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랑스 언론도 기욤 뮈소의 새로운 변신을 주목하며 그가 이룬 성취에 놀라움을 표했다. 로맨스와 판타지를 즐겨 쓰던 작가가 스릴러에 도전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센트럴파크》는 기욤 뮈소를 스릴러의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섬세하고 치밀한 솜씨가 구석구석 녹아들어 있다. 프랑스 자국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기욤 뮈소의 변신은 대성공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센트럴파크》는 기발한 발상,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 빈틈없이 조직된 플롯, 숨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반전으로 독자들의 바람을 완벽하게 충족시키고 있다.
《센트럴파크》는 스릴러의 고전적인 전개 방식인 형사와 범인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매몰되기보다는 창의적인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기발한 발상과 전문성이 돋보이는 색다른 이야기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등장인물들 역시 형사와 범인이라는 고전적 설정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의 고뇌와 변화하는 심리에 초점을 맞춰 입체적 인물로 그리고 있는 게 특징이다. 독자들은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소설에 깊숙이 몰입하게 된다.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질 때마다 탄성이 절로 우러날 만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보이고, 거기에 새로운 수수께끼를 등장시키며 독자들을 끝없는 의문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 또한 이 소설의 흥미로운 점이다.
정신분석학, 의학, 심리학, 과학수사 같은 전문 분야를 소설에 접목시키는 솜씨도 탁월하다. 소설에서 전문 분야를 차용해 쓸 때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이라면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설픈 전문지식을 동원할 경우 개연성이 확보되지 않아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센트럴파크》는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면 다루기 어려울 만한 부분이 많다. 자칫 잘못하면 끝까지 개연성을 확보하지 못해 식상해질 게 불 보듯 뻔한 이야기지만, 기욤 뮈소는 시종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간다.
아침 8시, 뉴욕의 《센트럴파크》 벤치에서 두 남녀가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눈을 뜬다. 알리스는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이고, 가브리엘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활동하는 재즈 피아니스트다. 전날 밤까지 각각 파리와 더블린에 있었던 두 사람은 어떤 경로를 통해 뉴욕의 센트럴파크까지 오게 되었을까? 알리스의 셔츠에 묻은 혈흔은 누구의 것인가? 가브리엘의 팔에 새겨진 아라비아 숫자가 의미하는 건 무엇인가? 두 사람은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데 어떻게 함께 수갑을 차고 센트럴파크의 숲속 벤치에서 눈을 뜨게 되었을까?
처음부터 너무나 막연하고 황당하게 시작되는 이야기라 어떻게 전개해갈지 자못 우려되지만, 작가의 해법은 찬탄을 금하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구축해낸다.
2. 그날, 그녀는 사랑하는 모든 걸 잃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크고 작은 상처를 떠안고 산다. 《센트럴파크》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저마다 인생이라는 가시밭길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주인공 알리스는 파리경찰청 강력계 형사로, 부모는 이혼했고 인생관이 다른 엄마와 형제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며 사는 처지다. 연쇄살인마 검거에 나섰던 알리스는 뱃속에 든 아기와 사랑하는 남편을 잃게 된다. 사랑하는 모든 걸 잃은 그녀는 더 이상 아픈 상처와 절망적인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싶지 않다. 뱃속 아기가 악마 같은 연쇄살인범의 칼에 난자당한 순간, 사랑하는 남편이 죽는 순간 알리스의 생의 이유는 오로지 복수로 가득 채워진다.
주인공 알리스가 상처뿐인 인물이라 감상적인 전개를 연상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기욤 뮈소는 항상 예측불허의 해법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는 작가다. ‘알리스의 생’은 독자들이 예상한 방향과 천양지차로 다르게 전개된다. 전작 《내일》로 스릴러 작가로서의 재능을 증명해 보인 기욤 뮈소는 《센트럴파크》를 통해 혼자 사는 여성들을 표적으로 삼아 잔인하게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을 상대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강력계 형사 알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본격 스릴러에 도전했다. 표면적인 얼개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는 알리스의 이야기지만 딸을 보호하려는 아버지,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는 형사, 환자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의사 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기욤 뮈소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을 희망으로 바꾸는 인물들을 통해 아무리 상처로 얼룩진 운명이라도 사랑이 있다면 살아갈 가치와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은 단 한 번 마주친 눈빛에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존재다. 알리스의 죽은 남편 폴이 그랬듯이 센트럴파크에서 알리스를 처음 본 가브리엘은 운명의 종소리를 듣게 된다. 작가가 주인공 알리스를 구원하는 인물로 가브리엘을 설정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브리엘 역시 알리스처럼 끔찍한 좌절을 겪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시련을 경험한 사람만이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알리스와 가브리엘, 그들 두 사람은 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 운명의 사랑을 만난 행운아들이기도 하다.
《센트럴파크》에서 연쇄살인 이야기가 날줄이라면 가슴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씨줄이다. 기욤 뮈소 매직은 두 이야기를 절묘하게 한데 어우러지게 한다. 이 소설은 반전의 연속이다. 책장을 다 덮을 때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 나름의 추리력을 동원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간파하려는 시도는 번번이 암초를 만나게 된다. 《센트럴파크》에서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과 베테랑 형사 알리스가 동행하며 비밀로 가득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가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잔인하고 섬뜩한 묘사 없이도 엄청난 서스펜스를 느끼게 하는 심리적 전개 방식이야말로 기욤 뮈소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스릴러 기법을 장착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3. 그녀는 왜 센트럴파크 벤치에서 낯선 남자와 수갑을 차고 누워 있게 되었을까?
- 《센트럴파크》 줄거리 요약
뉴욕 센트럴파크, 아침 8시. 파리경찰청 강력계 팀장 알리스와 재즈 피아니스트 가브리엘은 각각 오른손, 왼손에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공원의 숲속 벤치에서 잠을 깬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몹시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날 저녁 알리스는 친구들과 파리의 샹젤리제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 차를 세워둔 주차장까지 걸어간 게 생각나지만 이후의 기억이 전혀 없다. 가브리엘은 전날 더블린의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두 사람은 어쩌다가 그토록 황당하고 의문투성이인 처지에 놓이게 되었을까? 알리스의 셔츠에 묻어 있는 혈흔은 언제 어디에서 묻은 누구의 피일까? 알리스가 휴대하고 있는 총은 평소 자신이 사용하던 시그 사우어가 아니라 글록22 자동권총이고, 탄창에는 총알이 한 개 비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알리스와 가브리엘은 지갑도 휴대폰도 없다. 그들은 즉시 한 팀이 되어 꼬리를 무는 의문을 풀어가기 시작한다. 알리스는 가장 먼저 강력계 후배 형사 세이무르에게 전화해 지난밤 파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게 한다.
소설은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나는 기억한다’라는 제목을 통해 진행되는 알리스의 과거 이야기와 현재 뉴욕에 있는 알리스와 가브리엘이 비밀을 풀어가는 이야기다. 어느 순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는 하나로 합쳐진다. 과거 이야기는 주로 연쇄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다. 연쇄살인범은 혼자 사는 젊은 여성을 살해 대상으로 삼고 있고, 언제나 동일하게 이전 피해자의 나일론 스타킹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다. 희생자들은 연쇄살인범과 평소 알고 지낸 사이인 듯 늦은 밤에 자진해서 문을 열어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파리경찰청은 중앙수사본부를 꾸려 수사에 매진하지만 범인을 검거하는 데 실패한다. 알리스는 수사팀에서 배제되었지만 첫 번째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이라 책임감을 회피할 수 없다. 알리스는 동료 형사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 은밀하게 수사를 펼친다. 그러던 중 마침내 범인의 집을 급습하지만 오히려 칼로 복부를 난자당한다. 그 바람에 임신 7개월째 접어들었던 아기가 숨지고, 그녀 또한 목숨이 경각에 달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한편 그녀가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라 병원으로 달려오던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데…….
목차
1부
묶인 사람들 _8
2부
고통의 기억 _ 100
3부
피와 분노 _ 198
4부
봉합이 풀어진 여자 _272
감사의 말 _ 350
옮긴이의 말 _351
리뷰
책속에서
알리스 쉐페르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 막 떠오른 새벽 햇살에 눈이 부셨고, 아침 이슬을 맞은 옷은 축축했다. 오소소한 소름이 돋을 만큼 추운 날이었고, 이마에는 축축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목구멍이 바짝 타들어갈 만큼 갈증이 났고, 입 안에서는 타다 남은 재 맛이 느껴졌다. 관절 마디가 안 아픈 곳 없이 쑤셔댔고, 사지는 뻣뻣하게 마비되었고, 머릿속은 몽롱했다.
몸을 반쯤 일으킨 알리스는 그제야 자신이 숲속의 통나무 벤치에 누워 있다는 걸 깨달았다. 건장하고 다부진 남자의 몸이 옆구리 쪽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알리스는 심장이 빠르게 뛰며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는 비명을 가까스로 억눌러 참았다. 남자의 몸을 떼어내려고 몸을 뒤치다가 중심을 잃는 바람에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 그녀는 겨우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 순간 알리스는 자신의 오른손과 남자의 왼손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자의 몸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알리스는 쿵쾅거리며 뛰는 심장박동을 느끼며 손목시계를 보았다. 10월 8일, 화요일, 오전 8시였다.
도대체 여긴 어디일까? 내가 왜 여기에 있지?
뉴욕이 아침이면 프랑스는 이른 오후인 만큼 동료 형사들이 아직 출근하지 않은 그녀에 대해 걱정을 크게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세이무르가 휴대폰으로 연신 통화를 시도했겠지?
우선 세이무르에게 연락해 지난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게 하는 게 순서일 듯했다. 알리스는 머릿속으로 세이무르에게 지시할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1)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로변의 지하 주차장 CCTV 녹화 영상을 확보할 것.
2) 지난밤 자정이 넘은 시각에 파리에서 뉴욕을 향해 출발한 항공편을 확인할 것.
3) 내가 타고 다니는 아우디가 어디에 세워져 있는지 찾아낼 것.
4) 더블린 경찰서에 연락해 가브리엘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가 한 말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것.
나는 더 이상 의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시간이 없다.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듯 머릿속에서 수많은 이미지들이 연속적으로 명멸한다. 아침에 범죄 현장에서 본 여교사의 사체가 떠오른다. 나일론 스타킹으로 목이 졸려 죽은 클라라 마튀랭은 두 눈이 뒤집어져 흰자위가 허옇게 드러나 있고, 얼굴에는 극심한 공포의 그림자가 어려 있다. 나에게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권리가 없다. 흉악범이 다른 피해자를 또다시 양산해내기 전에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게 나에게 주어진 일이니까.
“약용식물요법은 어떠세요? 약용식물을 잘 섭취하면 우리 몸에 아주 유용합니다. 혹시 방광염에 덩굴월귤이 좋다는 걸 알고 계십니까?”
나는 갑자기 의사의 책상 뒤로 돌아가 아직 작성하지 않은 처방전 용지 한 장을 묶음에서 떼어낸다.
“박사님께서 아직 제가 얼마나 시급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는 것 같군요. 계속 제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제가 직접 처방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폴 말로리 박사는 나의 갑작스런 도발에 깜짝 놀라며 미처 나를 제지시킬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나는 처방전을 들고 몸을 돌려 진료실을 빠져나오며 쾅 소리가 나게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