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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84372719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5-09-0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9
1장 / 14
2장 / 38
3장 / 65
4장 / 75
5장 / 96
6장 / 110
7장 / 123
8장 / 146
9장 / 163
10장 / 185
11장 / 196
12장 / 221
13장 / 246
14장 / 258
15장 / 269
16장 / 287
17장 / 304
18장 / 323
에필로그 / 327
감사의 말 / 331
리뷰
책속에서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을 갖고 싶니?”
노암은 고개를 숙였고, 머리칼은 다시 눈 위로 흘러내렸다.
“글쎄요. 소방관? 아니면 여객기 조종사?”
“둘 다 멋진 직업이지. 왜 그것들을 선택했지?”
노암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답변을 생각해 보았다.
“왜 항상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하죠?”
“노암, 어떤 일에든 항상 이유가 있는 법이야. 그걸 알아내려고 시도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도 있지.”
“그다음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따져 보는 거구요?”
노암이 꾀바른 시선을 던지며 대꾸했다. 로랑스 박사는 너그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그만두자. 오늘은 네가 이겼어.”
노암은 발끝으로 자신의 스케이트보드의 끄트머리 부분을 눌러 전체를 세우고 손으로 잡은 뒤 로랑스 박사를 향해 손짓을 했다.
“넌 우리의 이별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해?”
“노암, 난 냉철해지고 싶어. 뉴욕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지낼 거야.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 냉철함은 고통에 맞서는 하나의 무기야.”
“어쩌면 이번 겨울에…….”
“그래, 어쩌면, 혹은 부활절 방학 동안일 수도 있겠지. 혹은 일 년 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쥘리아가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내 말을 끊고 말했다.
“편지나 전화를 할 수도 있잖아.”
나는 항변하듯 말했다.
“노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뭔지 알아? 그건 우리가 입 밖에 내지 않은 말이야. 그 말은 우리의 시선 속에, 침묵 속에 들어 있었어. 전화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우리의 이야기는 예외적인 거였어. 난 그걸 진부한 짓들로 퇴색시키고 싶지 않아.”
“당신은 아직 젊고 가족력도 없어요. 심장이 고장날 확률은 아주 낮죠. 그렇지만 심장마비에 대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의사는 아무도 없죠. 심장은 갖가지 이유로 멈출 수 있고 그중 몇은 탐지되지 않으니까요.”
“병원에서 나가다가 픽 하고 쓰러질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노암은 농담조로 말했다.
“그럴 수도 있죠.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건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보장이 되는 건 아니죠.”
의사가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의사는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고는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한 뒤 진찰비를 지불하게 했다. 방을 나오려고 문턱에 이르자 의사가 한마디 덧붙였다.
“사람들은 마흔 살이 가까워지면 자신이 늙는다고 느끼기 시작하죠. 그런 감정은 그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이게 당신의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신은 매우 긴장되고 불안한 상태로 보여요. 그런 해로운 감정들이 당신의 일상을 침범하게 놔두지 마세요. 죽음에 대한 생각이 강박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가 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심리학자나 정신과전문의 같은.”
노암은 의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경우에 있어서 강박증은 이미 오래전에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