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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지금 이 순간

기욤 뮈소 (지은이), 양영란 (옮긴이)
밝은세상
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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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지금 이 순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84372757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5-12-01

책 소개

한국에서 12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 스릴러와 판타지를 결합한 로맨스 작품이다.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시도를 통해 기욤 뮈소의 지금까지의 작품과는 크게 달라진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목차

우리가 지닌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 / 9

제 1 부 24방위 바람의 등대 / 11
제 2 부 불확실한 장소에서 / 42
제 3 부 사라지는 남자 / 165
제 4 부 코스텔로 집안 / 240
제 5 부 미완성 소설 / 311

감사의 말 / 340
옮긴이의 말 / 341

저자소개

기욤 뮈소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4년 프랑스 앙티브에서 태어나 니스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몽펠리에대학원 경제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한 후 국제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첫 소설 《스키다마링크》에 이어 2004년에 출간한 두 번째 소설 《그 후에》는 프랑스 문단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질 부르도스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어 모나코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각색상을 수상했다. 《그 후에》부터 《미로 속 아이》까지 20권의 소설 모두가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매년 《르 피가로》와 〈프랑스서점연합회〉에서 조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순위에서도 8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세 번째 소설 《구해줘》는 아마존 프랑스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무려 200주 이상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었다. 지난 12년 동안 프랑스에서 책이 가장 많이 판매된 작가이고, 현재 전 세계 47개국 독자들이 그의 소설에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2021년 프랑스 작가 최초로 전 세계 서스펜스 대가에게 수여되는 레이먼드 챈들러 상을 수상했다. 그의 소설 《미로 속 아이》, 《안젤리크》,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인생은 소설이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아가씨와 밤》, 《파리의 아파트》, 《브루클린의 소녀》, 《지금 이 순간》, 《센트럴파크》, 《내일》, 《7년 후》, 《천사의 부름》, 《종이 여자》, 《그 후에》, 《당신 없는 나는?》,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구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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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란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 기자와 《시사저널》 파리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미로 속 아이》, 《안젤리크》,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인생은 소설이다》, 《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아가씨와 밤》, 《파리의 아파트》, 《브루클린의 소녀》, 《지금 이 순간》, 《센트럴파크》,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기한 여행》, 《내일》, 《탐욕의 시대》, 《빼앗긴 대지의 꿈》,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공간의 생산》, 《그리스인 이야기》, 《물의 미래》, 《위기 그리고 그 이후》, 《빈곤한 만찬》, 《현장에서 만난 20thC : 매그넘 1947~2006》, 《미래의 물결》, 《식물의 역사와 신화》, 《잠수종과 나비》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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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내가 온갖 의문에 사로잡혀 있을 때 갑자기 강력하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현실에서는 한 번도 대한 적 없을 만큼 서늘한 바람이었다. 나는 깜짝 놀라며 손전등을 떨어뜨렸다. 몸을 굽혀 손전등을 집어 들려는 순간 내 등 뒤 문이 저절로 닫혔다.
어둠 속에 갇힌 나는 몸을 일으켜 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힘을 쓸 수가 없었다. 내 몸이 마치 얼음조각처럼 차갑게 굳어지며 말을 듣지 않았다. 귓가에서 피가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무력감을 느끼며 힘껏 고함을 질렀다. 얼마 안 있어 귀청을 찢어발길 것처럼 굉장한 힘으로 나를 빨아들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고, 곧이어 바닥을 딛고 있던 두 다리의 힘이 모두 빠져 달아나는 느낌을 받았다.


“난 아직 당신 이름조차 몰라요.”
“아서 코스텔로입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일하는 의사죠.”
“나에게 간호사 역할을 제안한 건 허접한 농담이었죠?”
“아뇨,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한 제안이었습니다. 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어서 대답해주세요.”
“영화인가요? 아니면 연극?”
“연극입니다. 그 대신 딱 한 번만 공연하죠.”
“대본은 누가 썼죠?”
“대본을 쓴 사람은 없습니다. 대본 없이 즉흥적으로 연기를 해야 하거든요. 주어지는 상황에 맞춰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장난하는 거예요? 그런 연기라면 사양하겠어요.”
“줄리아드의 과목에 즉흥 연기도 포함되어 있지 않나요?”
리자는 고개를 저었다.
“난 멋진 텍스트가 있는 걸 좋아하죠. 작가의 혼이 담긴 대사를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배우가 즉흥적으로 연기하게 되면 결국 내용이 시시해질 수밖에 없어요.”
“물론 그 지적은 일리가 있습니다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죠.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 가운데서도 즉흥 연기가 빛을 발한 예는 많지 않나요? 가령 <택시 드라이버>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거울을 바라보며 독백하는 장면이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서 가슴 찢어지는 아이스크림 장면 같은 경우 즉흥 연기가 영화를 더욱 빛나게 했잖아요. 더스틴 호프만이 아들에게 ‘빌리, 만일 네가 그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가면……’이라고 경고하는 장면 말입니다.”
“‘……너에게 아주 힘든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라고 했죠.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대사를 줄줄이 외우다시피 하지만 그 장면은 즉흥연기가 아니지 않나요?”


“난 이상한 일이 거듭되는 동안 조금씩 등대의 저주를 깨닫게 되었어. 정말 기만적이라 할 수 있는 게 뭔지 아니? 누군가가 시간의 미로 속을 헤매는 동안 그 지하공간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폐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거야. 나도 그 이유를 모르니까 왜 그런지 따지지는 마. 호로비츠가 시간의 미로 속에서 헤매고 있는 바람에 나는 한동안 아무런 일도 겪지 않고 그 방을 들락거릴 수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가 미로 속에서 시간여행을 겪은 24년 동안 아무도 폐해를 입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가요?”
“지금은 네가 시간의 미로 속에 갇힌 주인공이 되었으니 다른 사람에게는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테이블에 대고 톡톡 치며 한 마디 덧붙였다.
“그 빌어먹을 등대가 베푸는 최소한의 관용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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