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찾아 떠난 고양이

"오늘 가는 곳은 어디지요?"

"가는 곳이라니? 우린 이미 오지 않았느냐?"

스님이 엄격한 어조로 딱 잘라서 말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갑자기 정신을 차리로 어리둥절해진 똘망이가 물었다.

"그래, 똘망아. 우리가 절망하지 않고 노력에 힘쓴다면, 그래서 현재에 관전히 밀착된다면, 꽃과 바람과 새와 지나가는 순간순간을 받아들이고, 비교나 소망, 회한, 오지 않은 미래, 지나가버린 과거 등으로 도피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덧없는 형상에 초탈해 있으면서 동시에 그것과 잘 어울리고 있다면, 우리는 진리와 함께 살고 있는 셈이란다. 신은 길의 어느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길 그 자체ㅇ이기 때문이다." - 본문 93~9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