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점이 되어

- 시인의 말

제1장
1.봄의 문을 열면
2.오우크 나무
3.산사의 밤
4.6월의 바다
5.오빠를 생각하며
6.갈증의 샘
7.저녁 풍경
8.파밭에 서면
9.나방
10.매미 소리
11.겨울 나무
12.하나의 점이 되어
13.사막 기행
14.한적한 날

제2장
1.나의 가을 정원
2.숲 속에서
3.포도밭에서
4.탄생은 가고
5.녹색 편지
6.수수께끼의 함정
7.만추
8.다시 추석
9.백지의 독백
10.사랑의 몸짓
11.자화상
12.남풍을 따라
13.아침 커피
14.모래바람

제3장
1.우수를 앞두고
2.하와이 정경
3.서곡
4.부서진 날개
5.한 해 끝에 서면
6.추억의 안뜨락
7.4월의 바람
8.나는 그를 시인이라 불렀다
9.마라도
10.사라을 위한 아포리즘
11.황혼
12.작은 기도
13.유령과 함께
14.가을의 기약

저녁 풍경

새들의 저택이던
우람한 느티나무
그 지붕 위에, 지금
시간이 무너지고 있다
새들은 빈 가지에 날개를 접고
허물어져 가는 풍경처럼 앉아
빈 둥지를 위해
침묵의 혀를 지킨다
저녁은 찹고 쓸쓸하다
슬어도 슬어도 쌓여가는
땅거미 속에
허리 굽힌 노파의 손이
떨리는 것은
고별의 조각들을 뒤집는
바람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푸른 기슭을 지키던
은빛 날개의 어둔 몰락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