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밭에 두고 온 말들

그렇게 2년여의 시간을 보낸 어느 날, 그는 한가한 어느 낯선 동네의 뒷동산으로 나를 이끌었고 두툼한 잠바 주머니에서 신문으로 싼 무엇인가를 꺼냈다. 이윽고 신문을 벗겨내니 그가 소중하게 간직했던 그녀의 사진이었다.
사진은 그의 손에 의해 빨갛게 타오르다 연소되었다. 그것은 그가 남긴 그녀와의 마지막 결론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과연 지난 모두를 지웠으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에게 사진으로 남았던 것이 아니라 가슴에 남았던 것이었으므로...